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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자들은 시끄럽다.

 

혼자서는 알없는 뿔테안경에 슈가 시럽을 듬뿍 넣어 본질을 잃은 아메리카노, 두꺼운 양장본 전공 서적으로 지적인 여자 분위기를 내며 카페에 앉아, 오른다리 왼다리를 교차해가며 남자를 유혹하지만 둘 이상 모이면 친구 씹기, 가족 씹기, 심지어는 애인도 무참히 씹어 먹는다.

 

오늘도 다섯이 모이자 작은 소매시장이 형성 되었다.

 

'미친년들 시끄러워 죽긌네.'

 

찬현은 속으로 웅얼거리며 밥 한숟갈을 입에 쑤셔 넣었다.

 

혼자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원래 고등학교 시절엔 오타쿠 친구들과 신작 애니에 대한 토론을 하며 밥을 먹었으나 이미 신작 애니와 야겜의 방향을 모두 아는 찬현으로써는 그들과 어울릴 필요가 없다. 일주 전에는 무심결에 꼈다가 논쟁이 벌어졌고, 내기 끝에 찬현의 말이 사실임이 몇번 드러나자 그들은 찬현의 말을 네타로 취급하고 들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중에 안경 낀 멸치 하나는 찬현에게 혹시 시간을 여행하는 뱀파이어가 아니냐고 되물어 그를 곤란케 한 적이 있다.

 

'빙신같은 것들. 동방신기는 4년뒤에 해체된다.'

 

'강인? 금마 결국 군대가지. 연예인 칠무해로 올라가기도 하제.'

 

'지드래곤 금마 마약하는데. 미친 빙시년들 그런 놈을 빨아제끼네.'

 

여학생들에 대화에 맞춰 생각하며 찬현은 킥킥댔다.

 

덕분에 여학생 중 둘은 자리를 피하자며 고개를 젖히는 제스쳐를 취했다.

 

눈치 없는 찬현은 그 제스쳐를 이해하지 못했고 우연의 일치로 마침 밥을 다먹어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여학생들은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찬현은 몰랐지만 그가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를 7천원에 팔았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만! 내 핸드폰 놔두고 왔다."

 

무리 중 한 소녀가 손뼉을 치며 다시 급식소로 들어왔다. 찬현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진짜 못났네. 몸은 괜찮은 편인데.'

 

찬현이 여성을 볼 때 가장 중요시 하는 부위가 바로 몸통의 상단에 위치한 흉부, 즉 가슴이다.

 

그런데 눈 앞의 여성은 찬현이 바라는 그 가슴을 80%정도 충족하고 있었다.

 

'아직 고1이니까 크면 완벽해지긋네. 가슴딸도 칠 수 있긋다.'

 

가슴을 보자 찬현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여학생들의 경멸도도 함께 올라간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찬현은 왠지 모를 익숙한 분위기에 머리가 잠시 멍해졌다.

 

"니 누구......?"

 

급식소 바닥은 미끄럽다.

 

아직 앞가림을 못하는 병신새끼들이 바닥에 국이나 물을 칠칠맞게 흘리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 앞의 소녀는 그 희생자였다.

 

"으아아아아!"

 

우렁찬 기합을 뱉으며 앞으로 고꾸라 지는 그녀, 그리고 찬현은 그 기합에 잊으려고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코 좀 키우고 눈 좀 키우고...... 아니다, 그 전에 쌍꺼풀을 달아삐자.'

 

눈 앞의 소녀가 점점 커진다.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1초에서 2초 정도의 찰나였지만 이 순간 찬현에게는 10년 20년보다 긴 슬로우 모션으로 느껴진다.

 

"사... 사무라이!"

 

쿵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육체가 급식소를 뒹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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