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1.07.28 05:18

취미는 수능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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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심을 뺄 때 즈음 간장게장을 잘못 먹었다.


하루동안 탈수 증세로 7키로가 넘게 빠졌다.


그 후로 그토록 좋아하던 게를 멀리하게 되었다.


슬픈 일이다. 좋아하는 대상이 하나씩 멀어져 간다는 것.


1년 뒤 그보다 더 처절한 고통을 겪을 것이란 상상도 못한 채 나는 영양가루를 탄 물을 마시며 아픈 것을 핑계로 휴식했다.


어쩌면 이 때문에 그녀와 나의 이별이 가속화 됬을지도 모른다.


나의 그녀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리 뛰어나진 않았다. 잘난 것은 얼굴 뿐. 정말 얼굴 뿐이다.


성격도 착하다는 범용적인 수식어와 노력한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어쩌면 노력한다는 것이 내가 볼 수 있는 그녀의 최대 장점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 노력이나 성실이라는 숭고한 단어가 나의 이미지나 성격에 완전히 반대되기 때문이다.


내가 내 성격에서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슨 일을 하던 간에 당당하다는 것과 근성이 있다는 것이다.


근성이란게 비슷해보일지도 몰라도, 결론적으론 둘다 노력과 성실이랑은 다른 의미다.


수시를 실패하고 수능 전 날에도 카오스를 즐겼다.


다음 날 당연하게 수능을 망쳤다.


언어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러갔다.


20분을 남긴 채 혼자 팔짱을 끼고 칠판을 보는 기분이란.


채점 결과도 아주 좋았다. 1등급이었다.


수리도 빠르게 흘러갔다.


이번에도 시간은 남았다만 이 남은 시간은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았기에 일어난 것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학벌의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했기에 그 무지 속에서도 태연할 수 있었다.


외국어와 과학탐구도 마찬가지다.


수능 끝나고 와우에 본격적으로 빠졌다.


대학을 고민하다가 그냥 아무 대학이나 지원했는데 그냥 붙어 버렸다.


당시 입시 상담을 한 담임 선생님은 내 부모님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마 만족 못하고 재수를 할 것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재수를 했다.


물론 이건 좀 더 후의 이야기고, 우선은 12월로 넘어가자.


그녀는 대학 입시 상담 등으로 바빴고 짬을 내어 나를 만났을 때 내게 '넌 정말 좋은 <친구>'라고 했다.


대충 느꼈다. 나도 많이 식어간 상태니까. 그렇게 우린 끝을 냈다.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내면으론 어떻게 생각했는지 서로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당시 내 마음 속에는 와우와 친구들과 노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녀조차도 말이다.


내 1년 반의 연애는 그렇게 조용히 끝나고 나는 와우에 빠졌다.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크리스마스.


항상 말하지만 2009년 그 크리스마스는 지옥이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었다.


와우에서 낙스라마스 파티가 있길래 찾아 들어갔더니 내 친구 둘이 있었다.


놀라운 것은 우리 셋 모두 짜고 온 것이 아니라 와보니 있더라 하는거다.


즉 다들 이미 망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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