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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자각한 것은, 아, 참고로 여기서 자각이란 것은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을 말한다.


어쨌든 자각한 것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참 지난 어느 봄 날이었다.


그 전까지의 생활을 되짚어 보자면,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교내 축제 무대에 선 후 급속히 늘어난 인기와 그에 따라 생겨난 자만심과 허영심 등이 가져온 여파를 여과없이 받아 들여 한 마디로 개망나니 였다고 할 수 있겠다.


얼마나 멍청한 생활이냐면 아침에 학교, 학교가서 잠, 개드립, 밥, 개드립, 야자 도망, 노래방 혹은 피시방, 집, 컴퓨터, 잠. 대충 이런 생활이었다.


평범한 생활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은게 당시에 인기가 제법 있다보니 이래저래 여성 팬들한테서 부름을 많이 받았었다.


남녀 분반인데 중학교 3학년 때 전학와서 아는 여자도 없고 학원도 안 다니고 독서실도 안 다니고 부 활동도 전혀 없고, 술 담배도 안하는데에 집과 학교와 피시방과 노래방을 전전하는 생활이다보니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애들은 많이 없었지만 내 친구들을 통해 이래저래 소개 의사를 밝혀 왔었다.


병신같은 나는 그런 그녀들의 제의를 죄다 거절하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내 뇌내 망상을 가진 채 살아나갔다.


그럴만도 한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진 공부를 안해도 2등급 이상이 나왔었다.


나름 지역 명문고등학교다보니 교내에서 공부 중하위권을 해도 인서울은 기본으로 들어갔었고 그 이하 학생들은 그냥 공부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상위권을 유지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도 중위권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으니 스스로 자만했던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내가 SKY이하를 간다고 상상도 못했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서야 한양대 공대가 제법 세다는 것을 알았을 정도로 나는 자만심이 컸고, 그 이상으로 입시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 내가 심히 좌절한 것이 고등학교 3학년 때다.


2학년 때 사귀기 시작한 여자가 공부를 한답시고 조금씩 만남을 줄여가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공부란 "할 필요는 없지만 하면 성적 나오는 것" 이었다.


남들이 목숨걸고 책상에 앉아 있을 때 나도 책상에 앉아 있긴 했다.


들고 있던 책이 수능특강이 아니라 북두의권 애장판이어서 문제지.


당시엔 못 느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켄시로가 중얼대던 <너는 이미 죽어있다>는 그 당시 나를 대상으로 해도 어울리는 대사였다.


그 이후로 나는 2년을 죽은 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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