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수능 - 2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 한 여자 아이는 조기 졸업을 하고 카이스트로 갔다.
반에서는 축하 이벤트를 한다고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별 관심없던 나는 그냥 갔나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카이스트에 대한 나의 인식은 <서울대, 포항공대와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이공계의 삼대장 중 하나>가 아닌 단순히 <들어가면 군대 안가도 되는 곳>, <타짜 4부 벨저붑의 노래에서 주인공이 졸업한 곳> 이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2학년 중간에 한 번 좌절을 겪긴 했다.
무한 급수가 이해가 안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병신이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볼 때도 병신이겠지만 중학교 3학년 이후로 공부를 한 번도 안했기에 나는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남들은 다 푸는걸 내가 못 푼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열등감에 빠진 나는 여름방학 내내 미친듯이 문제집을 읽고, 풀고, 풀었다.
그리고 무한급수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는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의외로 별거 아니었다.
그렇기에 다시 한 번 자만했다. 나는 하면 된다. 지금은 놀자. 아직 수능까진 1년이 넘게 남았다.
물론 그 병신같은 생각은 수능 하루 전에도 카오스를 하는 만행을 저지르는데 기여했고 나는 재수를 했다.
재수까지의 과정을 적어보자면 제법 화려하다.
담배 피다가 걸리고, 평소 보고 싶던 만화책을 야자 때 모조리 섭렵하고, 술을 먹고, 등등.
제일 화려했던 것은 여름방학이다.
당시 우리 학교는 반강제적으로 교내 자습을 추진했는데, 마침 우리 반에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과 2학년 때 같은 반이던 아이들, 옆 반의 시끄러운 놈들이 죄다 모여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미친듯이 놀았다. 학교에서 술먹고 사물함에 병 숨기고, 서로 바지 벗고 팬티입은 채 뛰어 다니고, 나중엔 서로의 연애사를 캐고 킥킥대느라 바빴다.
그리고 나는 4월부터 갈등해오던 한 놈과 싸웠고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단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기고도 오른팔을 다쳐 철심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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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기대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