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이렇게 됬는가 물어도 그는 답할 수 없다.
왜 이렇게 됬을까.
어쩌다 이렇게 됬을까.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을 때로 돌아간다면 되돌릴 수 있을까.
차라리 일본인이 되고 싶다.
"오빠 나 저거 먹고 싶은데?"
"응. 골라. 그럼 난 이거 먹어야지!"
"안돼, 그건 내가 싫어하는 맛이란 말야."
고작 껌 사는 걸로 옥신각신하는 커플을 보며 찬현이는 분노에 떨었다. 하지만 참아야한다. 눈 앞에 둘은 손님이니까.
귀염상에 가슴이 툭 튀어나온 글래머러스한 여자에 비해 남자는 키가 조금 클 뿐이다. 찬현이는 편의점 계산대 옆에 놓인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흘깃 보았다.
남들이 볼 땐 어떤지 몰라도 자신에겐 충분히 잘난 얼굴이다. 솔직히 기회만 있다면 저 남자를 제치고 눈 앞의 저 여자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화나는 것은 저 여자의 가슴이 이상형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한다는 것이다.
가슴을 주무르고 싶다. 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좌우로 흔들고 싶다. 분홍빛깔의 꼭지겠지. 그 꼭지에 콧잔등을 부비고 여자의 교성을 들으며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감상하고 싶다.
"계산 안해요?"
망상이 깨어진 것은 저 남자 때문이다. 찬현이는 이를 갈며 바코드를 찍었다. 삑삑 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천원입니다."
천원을 받은 찬현이는 편의점 천장을 바라보며 한 숨을 쉬었다.
영원히 쉬고 싶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