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용자들 이야기 - 5 (용자 vs 찬현 完)
- 소설은 소설입니다.
0
어느새 하얗게 무르익은 달이
새빨간 태양을 대신해 세상을 비춘다.
1
또 다시 신경전.
서로의 몸에는 눈에 띄는 데미지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의 체력과 정신력은 극도로 소진된 상태였다.
결국 자연스레 재신경전을 벌이게 된 용자 둘.
대련을 구경하던 다른 용자들은 피곤한듯
이미 그들 중 몇몇은 취침을 취하고 있었다.
"어이 형씨들 너무 오래 싸우는 거 아니야?
무슨 한나절을 싸워, 인간들인가?"
녹색 모자의 청년도 하품을 하며 푸념한다.
하지만 푸른 갈매기는 대련이 시작했을때 부터 그래왔듯
묵묵하게 두 용자를 지켜보고 있었다.
둥근 보름달 같은 원을 그리는 두 용자의 거리재기.
하지만 전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원을 그리지 못한다.
확실히 체력이 많이 떨어진듯 해 보이는 용자 찬현과 용자 굴믕느.
'서로 마무리 일격을 위한 체력 비축전을 벌이고 있군.'
새누렁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2
'초 근접전이다.'
굴믕느의 판단은 이러했다.
'아예 스탭을 못쓰도록 껴안고 두들겨 패자.
소모전은 자신있다.'
자신의 공격을 괴랄하게 피하대는 찬현에 대한
굴믕느는 이렇게 해답을 내었다.
- 툭
자신을 더욱 가볍게 하기 위해 방패 하나를 땅에 내동댕이 쳤다.
그리고는 방패가 없는 오른손 주먹에 힘을 주는 굴믕느였다.
3
'아깝지만 써야겠는걸...'
마무리에 대한 찬현의 생각이었다.
그러며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은색 원형의 무언가를 꺼내 손에 꽉쥔다.
'난 이걸 굴믕느의 방패에 맞추지 못한다.'
자기 암시에 들어가는 용자 찬현이었다.
4
용자 찬현이 무언가를 손에 쥐는걸 보고 굴믕느는 코웃음 쳤다.
자신은 방패술의 달인.
눈감고도 화살을 막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던진다는 건
아까처럼 돌을 던지듯이 의미없는 행위라는걸 알기 때문이었다.
'찬현이가 던지는 걸 막고 바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안전하게 좀 더 거리를 벌리고
왼손에 장비한 방패를 수비적으로 쥔다.
'찬현이가 가지고 있는건 아까 수색할때의
그건가...'
은색의 작은 원형덩어리는 새누렁이도 봤던 것이었다.
물론 푸른 갈매기 조차 그 물건이 뭔진 모르는 상황.
새하얀 달에 흑구름이 잠깐 끼며 달빛이 흐려진다.
잠깐의 어두움이 빚어낸
두 용자 서로 서로의 위치가 감이 안잡히는 상황.
어찌보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드는 풍경이었지만
두 용자에겐 지금 서로에게 기회이며 위기인 살풍경이었다.
- 챙!
암흑속에 무언가가 부딪치는 소리.
약 10초가 지났을까
- 퍼엉
폭발음과 동시에 화약냄새가 진동한다.
대련을 보다 지쳐 취침을 취한 다른 용자들도
폭음에 화들짝 놀란듯 잠에서 깨어났고
푸른 갈매기인 새누렁이 또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도대체 그 짧은 시간에 뭔 일이 일어난거지?
그리고 누가 이긴거냐...'
그렇게 의문에 의문을 다는 새누렁이 앞에
용자 찬현이 용자 굴믕느를 업고 나타났다.
5
구름이 달을 가리던 10초 동안의 일은 대략 이러했다.
달빛이 사라져 암흑이 둘을 감싸자 마자
자기암시를 하며 은색 원형의 그것을 힘차게 던진 찬현.
굴믕느는 찬현이 뭔가를 던진 기색을 느끼고
이상적인 수비를 하기위해 힘을 줘 최대한 방패를 자신의 바깥쪽으로 밀었다.
이렇게 방패를 밀 경우 상대가 화살이던 창이던 폭탄이던간에
방패에 튕긴 투사체를 멀리 보냄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챙!
방패에 무언가가 튕겨져나간 듯한 소리가 나자
굴믕느는 그것을 신호로 하듯 찬현이 있을법한 위치로 돌진했다.
"?!"
없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서 있었던 위치였는데
'뭐지? 어디에 있....'
- 퍼엉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방패를 장착한 왼손에서 엄청난 폭발이 느껴진다.
결국 그 폭발에 휘말려 멀리 튕겨져 나가는 굴믕느.
'뭐냐 도대체
뭐지...'
의문 속에서 의식을 잃은 굴믕느를
찬현은
힘들게 업고 용자들에게 다가갔다.
6
찬현을 승리로 이끌어 준
은색의 구체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그리고 도대체 공주는 언제 구할것인가...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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