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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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소설입니다.

 

0

 

종교학 혹은 철학에선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우주에 빗대어

 

'소우주' 라 즐겨 표현한다.

 

드디어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추고

 

비로소 두 개의 소우주가 맞붙는 카니발이 시작됬다.

 

 

 

 

1

 

전면전.

 

굴믕느를 여기까지 끌어낸것도 찬현이었지만

 

먼저 위기에 몰린것도 그였다.

 

연속되는 용자 굴믕느의 방패 공격.

 

종과 횡을 가리지 않고 찬현의 몸을 파고 든다.

 

물론 그에 맞서는 용자 찬현의 스텝도 예사롭지 않다.

 

검사 스쿨에서 교과서대로 배운것이 아닌

 

맨날 땡땡이나 치며 여학우들에게 치근덕거리며 익힌 찬현만의 스탭.

 

그의 '개날라리 스탭'은 무작위적인 발 놀림에다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댄스에 가까운 막춤이었다.

 

'이 씨... 왜 안 맞는거야!'

 

수 십번의 방패공격을 괴상한 춤으로 상쇄하자

 

용자 굴믕느는 더욱더 흥분하게 되었다.

 

'빈 틈이 생길때 그 빈 틈을 현재 스텝으로 막고,

 

빈 틈을 막았을때마다 생기는 빈 틈을 다음 스텝으로 막는다...

 

참 신기한 놈이군.'

 

찬현의 '개날라리 스탭'에 대한 새누렁이의 평은 반만 정확했다.

 

굴믕느는 검사 스쿨에서 배운 정공법대로 공격해나갔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데미지를 주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검술학에 입각한 공식에 가까운 공격.

 

방패 공격이 맞지 않더라도 후속타를 자연스럽게 넣을수 있는

 

그의 몸놀림은 물이 흐르는 것 처럼 보였다.

 

그에 반한 찬현의 방어는 변칙 플레이에 가까웠다.

 

즉흥적인 무빙과 갑작스런 점프나 땅에 구르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 예술을 펼치고 있었다.

 

웃긴건 빈틈 투성이인 그가 방패에 스쳐졌으면 스쳤지

 

굴믕느의 유효타를 모조리 피해나갔다는 것이다. 

 

 

 

 

 

 

 2

 

언럭커(Unlucker).

 

'운이 없는 자'라는 뜻.

 

주사위를 던지면 1이 아닌 숫자는 나오지 않으며

 

윷놀이를 할 경우엔 도나 빽도만 나오게 되는 불행자.

 

찬현은 그 삼백년에 나올까 말까한 언럭커였다.

 

대장장이의 아들로서 태어난 찬현은

 

그의 불운에 의하여 칼을 거의 못 만든다.

 

담금질 하다 깨지고, 망치질 하다 부서지기를

 

수 백번, 수 천번.

 

그러다 어쩌다 검을 만들어 내면 장난감 칼 수준.

 

그의 아버지도 찬현이 가업을 못 이을것이라고 판단하여

 

검사스쿨에 보냈지만, 역시나 그의 불운은 거기서도 멈출줄을 몰랐다.

 

대련을 하기 위해 검만 쥐면 금이 가버린 불량품이거나

 

언제나 대련상대가 자신에게 까다로운 수준인 실력자들만을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찬현 또한 굴믕느와 마찬가지로 역발상을 꾀하였다.

 

'내가 만약 정말 운이 없다면 벌써 죽어야 정상 아닌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수많은 의문들.

 

'주사위를 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상하다.

 

1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주사위가 박살이 나는 불운은 왜 안 발휘되는거지?

 

왜 극단적인 불행에 가까운 불운 작용은 일어나지 않는가.

 

그래서 찬현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했다.

 

고대의 언럭커들로 부터 현대의 언럭커들까지.

 

물론 자신의 미친듯한 불운은 자료를 구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겨우 구한 쪼가리 자료들은 그나마 자신의 능력에 대한 해답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럭커(Lucker)였구나."

 

찬현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혼잣말을 하였다.

 

 

 

 

3

 

운과 불운은 인간의 인식과 상대성의 문제다.

 

누가 길을 가다 천원을 주웠다고 쳐 보자.

 

그럼 이것은 상식적으로 운이 좋다고들 한다.

 

근데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어떠한가?

 

'왜 천원이 아닌 만원 혹은 그 이상의 금액을 줍지 못하였는가?'

 

운은 수치화가 불가능한 인간의 관념이며

 

동시에 운은 상대적 가치일 뿐이다.

 

사실 '당신이 건강하다'라는 것도 운이 좋다고 하면 좋은것이 아닌가?

 

운이 좋고 나쁨은 인간 인식의 문제지

 

의미를 갖지 않고 가치를 갖지 않는 자연계의 입장에선

 

운과 불운은 '등가'라는 사실.

 

주사위 눈이 1만 나오는 이유는

 

1이라는 숫자가 가장 낮은 가치라고 언럭커 자신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사위 자체가 박살이 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언럭커임을 증명이 되어지는 결과는

 

언제나 언럭커 자신에게 확인되어야 된다는

 

원칙속에서 능력이 발휘되기 때문.

 

모든 가치를 반대로 생각하면 언럭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운이 발휘된다.

 

자신의 이론을 확인하기 위해

 

찬현은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주사위를 던져본다.

 

'1이 나와야 한다. 1은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가치이며 의미를 갖는다.'

 

찬현의 자기암시와 동시에

 

주사위가 팽그르르 돌다 멈춘다.

 

그 결과를 확인한 찬현은 씨익 웃는다.

 

주사위는 6을 표시하며 멈추었으니깐.

 

 

 

 

 

4

 

찬현의 스탭이 막무가내였지만 굴믕느의 방패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

 

'난 무조건 저 녀석의 방패를 피할 수 없다.'

 

끝없는 자기암시를 통한 언럭커의 능력 발휘 때문이었다.

 

이를 모르는 굴믕느는 끈임없이 공격을 퍼 붓는다.

 

'난 저 녀석을 이길수 없으며, 검사의 맹세에서도 이기지 못한다.'

 

찬현은 굴믕느와 싸우기 전부터 이미 이 생각을 머릿속에 담아 두었다.

 

하체와 상체를 번갈아가며 굴믕느의 방패가 찬현의 몸을 훑지만

 

용자 찬현의 몸 어디에도 데미지를 전혀 주지 못하며 허공을 긋는다.

 

'이번엔 변칙으로 간다.'

 

변화.

 

굴믕느는 확실히 찬현과의 첫 대련이 신경 쓰였는듯

 

이번 대련에선 무모해보이기까지 한 공격을 시작했다.

 

체력이 적게 드는 찌르기 공격보단

 

체력이 많이 들지만 더 위협적이고 피해가 큰

 

휘두르기 공격의 비중을 높여가는 굴믕느.

 

'난 무조건 저 방패에 맞는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따로 놀리는 찬현.

 

사실 언럭커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완벽한 확신이 없는 이상 100% 발동 할 수없다.

 

철과 같은 의지로 자기 자신에게 인식과 재인식을 되풀이해야

 

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반대로 생각하게 되면 모든것은 물거품이 된다.

 

게다가 반대로 생각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조금이라도 원하는 것을 의식하면 불운의 능력은 발동되지 않는다.

 

갑자기 공격을 거두고 거리를 두는 굴믕느.

 

"헉,헉"

 

굴믕느는 10분 간의 맹공을 펼치느냐 힘이 든듯 헉헉거렸다.

 

아무리 공식에 입각한 공격이라고 해도

 

10분 간 끈임없이 방패술을 펼치는건 체력을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 일이었다.

 

"헥, 헥"

 

찬현 역시 10분간 암시를 거느냐 또 춤을 추느냐

 

힘이 많이 빠진 모양이었다.

 

'마무리를 할 시간인가..'

 

찬현의 눈이 번뜩인다.

 

 

 

 

5

 

언럭커 박찬현.

 

그리고 방패술사 굴믕느.

 

행운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를 비출 것인가...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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