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1.07.06 15:37

보대리의 야근 - 2

(*.115.209.43) 조회 수 4623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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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픽션이니까 지랄 ㄴㄴ 현실과 관계없네요!

 

벌레들 모인데니까 BNBN님 빡치지 마십쇼

 

=============================

 

한 편 보대리가 근무하는 A사에서는 자그마한 폭풍이 일고 있었다.

 

보대리의 상사인 김과장이 그 중심이었다.

 

올해로 서른 여섯인 그는, 일찍 결혼한 탓에 곧 중학교 들어가는 아들이 있었다.

 

아들 과외, 학원비에 등골이 휠대로 휜 그지만 매일 칼같은 정시 출근으로 부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실세중의 실세였다.

 

그런 그에게 있어 보대리의 생활은 한심함 그 자체였다.

 

미혼이기에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아니다. 그저 게으른 것이다.

 

그리 큰 회사는 아니고 보대리 하나 없다고 회사 업무에 지장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두 꽉 찬 자리에 하나만 비어있는 상황은 눈에 거슬린다.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시계를 들여다본지 40분. 정시 출근에 정확히 35분이 초과된 시간이었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보대리가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흐트러진 모습 그대로다.

 

급하게 뛰어온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온 몸엔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짐과 겉옷을 자신의 의자에 올려두며 출근했다는 것을 표시한 보대리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또 저기서 자신의 세안을 해결한 생각인 것이다.

 

김과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쫓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의 손비누 거품을 얼굴에 잔뜩 묻힌 채 어색하게 웃는 보대리가 있었다.

 

김과장은 그의 얼굴에 주먹을 먹이고 싶었지만 참았다. 부장이나 이사가 그를 내버려 두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김과장은 지퍼를 내리고 소변을 보는 체 했다.

 

정적 속, 보대리가 세수를 하는 소리만이 화장실 내에 가득했다.

 

김과장은 지퍼를 다시 올리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며 조용히 보대리에게 말을 걸었다.

 

"보대리-"

 

"...... 네! 과, 과장님."

 

보대리는 황급히 물을 잠그고 답했다.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찰싹 달라붙은 보기 흉한 모습이었다.

 

"오늘은 왜 늦었나?"

 

"저, 접촉 사고가......"

 

"......알겠네."

 

늘하던 변명 그대로다. 접촉 사고는 무슨. 자신이 박았든 박혔든 접촉 사고 숫자만 따지면 보대리는 보험금만으로 30평형 아파트 전세는 벌었다. 그리고 설령 접촉 사고가 있었다고 해도 그 차에서 더이상 손상될 부위가 남아있을지도 의문이다.

 

김과장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문을 거세게 닫았다.

 

이제 제대로된 업무가 시작될 것이다.

 

"김과장. 이 서류들 오늘 퇴근 전까지 처리할 수 있겠나?"

 

박부장이 다가와 그에게 서류를 맡겼다. 김과장은 소리내어 "예. 알겠습니다." 라고 답한 뒤 서류를 훑었다. 이 정도면 대리들이 독단으로 처리해도 될만한 업무들이다.

 

"이건 박대리, 이건 김대리, 정대리, 그리고 이건...... 보대리."

 

보대리의 이름을 부르는데에 한숨이 섞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단 한번도 맡은 임무를 다한 적이 없으니까.

 

김과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사의 공공연한 내연녀이자 월급도둑인 미스 신에게 서류 복사를 부탁했다.

 

그가 복사를 부탁한 부분은 보대리 담당의 그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믿을 수 없으니까.

 

서류를 네 파트로 나눈 그는 대리들을 불러 고르게 분배했다. 네 대리 모두가 자신감있게 대답했고 각자의 자리로 가 자판을 두들기며 열심히 분석과 업무를 시작했다.

 

김과장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에겐 보대리의 서류 역시 처리해야하는 추가 업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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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불병신 2011.07.06 15:47 (*.200.104.23)

    정말 명작입니다

    3편이 기다려집니다

  • ?
    걸리버 2011.07.06 21:27 (*.143.53.15)
    속편 보공익의 하루도 연재해주세요
  • ?
    보부상 2011.07.06 23:41 (*.208.137.249)

    그..그 보공익이 난 아니쥥?

  • ?
    걸리버 2011.07.07 01:06 (*.143.53.15)
    너말고 누가있나요
  • ?
    극열지옥 2011.07.08 19:18 (*.214.99.213)

    아 주인공 너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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