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비가 내렸다.
언제나처럼 나랑 티격태격했던 나의 그녀는
지금에 와서야 내가 진짜 좋아할 수 있는 여자는
그 날 우산이 없다며 문자를 보냈다.
난 우산이 있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우산을 가방에 늘 가지고 다녔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튼
언제나처럼 츤데레 짓 할려고 내가 귀찮게 왜 널 데리러 가냐고 물었다.
그녀는 싫음 오지말라고 했다.
사실 그녀가 문자를 보내지 않았어도 갔을거다.
나는 안간다고 거짓말을 쳤고
우산도 펴지 않은 채 미친듯이 달려갔다.
다행히 그녀가 야자를 끝내기 전에 도착했다.
스무살, 죄수생, 백수.
수많은 타이틀을 쥔 나는
비에 흠뻑 젖은 꼴로 그녀 앞에 섰다.
그녀는 오히려 화를 냈다.
데리러 온 것은 고맙지만
친구들 앞에 이렇게 초라하게 서도 되냐고 물었다.
난 너무 슬펐다.
집에서 울었다.
나도 그녀도 서로 배려하지 못했다.
오래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