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3.08.24 19:51

The Bitch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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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tch 2  Fiction / 이야기 

2013/08/16 02:41

복사http://blog.naver.com/daetaryugeon/5017758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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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면 키가 좀 더 자랐을 뿐이고 몸집이 더 자랐을 뿐인데 무척 비참해진다. 여덟살 때의 영광은 스물여섯 현재로선 찾아볼 수가 없다. 군대를 제대하고 3년이 지났다. 군대에서도 모두들 나를 무시하고 경멸했었다. 하지만 스물한살 당시에는 그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무시 당하고 산 지 꽤나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터치가 잘 먹히지 않는 낡은 MP3를 켠 나는 내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 계산대에 앉아 노래를 들었다. 벌써 코 끝 시린 계절이다. 한달하고도 반 뒤면 스물일곱이 되지만 이룬 것은 전혀 없다.

 

손님이 들어오면 반사적으로 인사를 건네고 그의 카드를 긁어 결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퇴근까지는 아직 7시간이 남았다.

 

지금이 새벽 2시이니 곧 근처 아파트의 히키코모리가 막걸리를 사러 나올거다. 머리도 수북이 기르고 매일 트레이닝복만 입는 주제에 술 살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막걸리를 결재해주고 쓰레기를 비우고 나면 보통 새벽 5시에 근처 노래방에 사는 도우미 년들이 나오니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 정도 여유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시간동안 나는 주로 잠을 청한다. 낮에 충분히 자고 일어났지만 그래도 수며면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꿈 속에서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꿈에서조차 나는 쫓기곤 한다. 나를 경멸하던 이들, 내게 가해진 폭력, 중고등학교 생활에의 회한, 부모님의 불신과 스무살 대학교 신입생 시절 우연히 스쳐갔던 그리운 얼굴.

 

그 모든 것들이 못을 빼곡히 박은 벽처럼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향해 달려들고 한참동안 달리다 깨면 온 몸은 물에 빠진 마냥 축축해진다.

 

군대에서는 몸이 힘들어 그런 꿈조차도 못 꾸었다. 갑자기 군대에서 겪은 고통이 떠올라 나는 몸서리쳤다.

 

나는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고 흐느꼈다. 귀에서는 ㅜ인 가저씨가 선정해둔 최신곡들이 오디오를 타고 흘러 나오고 있었다.

 

걸그룹의 댄스 곡이었는데 군대에 있을 때는 그 걸그룹의 누군가를 생각하며 소등 후에 화장실로 달려가곤 했다. 하지만 제대한 지금은 저런 여자애들의 음악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하츠네 미쿠라면 모를까......

 

그러고보니 요즘 걸그룹 출신의 아이돌들의 결혼이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나도...... 나는 내 20대 초반을 바친 걸그룹 소녀시대와 아이유 쨩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어느 날 제시카가 내가 일하는 이 편의점에 들러 여명 505를 사가다가 나와 손 끝이 스치고 순간적으로 전류가 통해 나를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리고 소녀시대의 숙소에 초대받고 거기서 다같이 술을 먹다가 서현과 한 방에서 잠이 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갑자기 아랫도리가 축축해지며 아파왔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온 것이 화근이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허벅지와 바지 사이로 고추의 방향을 돌렸다. 한결 나아진 통증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서현과 한 방에서 깬 후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홉명이 갑자기 다덤벼들어 나와의 교미를 원할 수도 있고 아니면 서현이 나를 서방님이라 부르며 따라 다닐 수도 있다. 제시카는 그런 서현과 나의 사이를 질투하며 몰래 내 방에 숨어 들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우연의 일치였다. 오디오에서는 소녀시대의 "힘 내"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래, 힘을 내자. 어쩌면 나도 연예인과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몰라. 더이상 미코토 쨩과 함께 하는 밤은 없는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다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잠시나마 그런 불순한 생각을 품게 된 것에 자기혐오의 가정을 가지며 반성을 했다.

 

지금 내게는 미코토 쨩 뿐이니까.

 

"어서 오세요."

 

유리문에 달아둔 작은 종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얼굴을 들었다. 그러면서 손목에 채워둔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4시 50분이었다. 이런저런 망상하는 동안 두시간이 넘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 노래방 도우미 년 하나가 새하얀 분칠에 시뻘건 립스틱을 바르고 핸드백을 든 채 서있었다.

 

언제나처럼 스타벅스 브랜드으 유리병 커피와 햄치즈 샌드위치 하나를 사들고 체크카드로 계산을 하고 떠나겠지. 아니나 다를까 도우미 년은 내가 말한 유리병 커피와 햄치즈 샌드위치를 집어 들고 카운터로 왔다. 몸에선 술 냄새가 풀풀 풍겼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녀의 눈빛은 수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처럼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말보로 블랙 맨솔 하나만 주세요."

 

처음이었다. 이 여자를 본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매일매일 새벽 5시면 일상처럼 찾아와선 - 물론 가끔 거를 때도 있었지만. -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가던 여자였지만 목소리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목소리는 생각보다 이뻤다. 과연 노래방 도우미,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데 정말 이 여자가 노래방 도우미였던가? 생가개보니 한번도 그런 말을 듣거나 그런 일에 종사하는 것을 확인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추론일 뿐이었던 것이다.

 

"예. 근데 저...... 신분증을 좀......"

 

이 여자는 누가 보아도 20살은 넘어 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가끔 삭은 고등학생들이 술담배를 사러 오기도 하고 가끔 포상금을 노리는 무리들이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근 편의점을 공격한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녀의 이름과 나이를 알고 싶은 내 욕심도 있었다.

 

그녀는 잠시 나를 노려 보더니  지갑 깊숙이 박아둔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였다.

 

880620 - 20XXXXX

 

나랑 동갑이었네. 나이는 통과했다. 그리고 이름이......

 

"뭐해요, 빨리 줘요."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나를 노려 보았다. 나는 멍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보다 담배를 꺼내 주었다.

 

"안녕히 가세요."

 

나는 마른 입술로 인사했다. 온 몸에 힘이 푸렸다.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 주민등록증에는 안수정의 이름이 써있었다.

 

=========

 

쓰고보니까 반복되는 표현이 존나 많아.

 

이게 다 군대에서 써서 그럼

 

 

담에 수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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