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3.09.08 10:35

The Bitch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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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tch 6  Fiction / 이야기 

2013/09/08 10:34  수정  삭제

복사http://blog.naver.com/daetaryugeon/5017907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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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랜만의 휴일이었다. 오래 일한 인연으로 인해 사장님께서는 언젠가부터 한달에 3일의 휴가를 주곤 했다. 이 휴일 3일동안 보통 나는 미친듯이 게임을 햇었다. 하지만 이번 휴가엔 전혀 그럴 맘이 생기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오래된 선풍기가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지만 잠은 전혀 오지 않는다.

 

머릿 속에서는 계속해서 그 때의 기억이 재생되고 있다. 마치 MP3 플레이어의 A to B 재생 기능처럼 말이다.

 

'글쎄다. 도형이는 더이상 하기 싫다던데......?'

 

'그거 다 박광태 때문이에요. 박광태가 괴롭혀서 그래요.'

 

'웃기지마! 내가 언제......!'

 

'며칠 전에도 그랬잖아. 도형이 가방을 발로 뻥뻥 차놓곤!'

 

'......'

 

'......좋아, 우선 거기에 대한 일은 다음에 판단하도록 하고, 수정아, 너 부반장 할 생각 있니?'

 

'부반장이요? 자, 잠시 생각을 해봐야......'

 

당황하는 수정이의 모습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이상하게도 그 순수하고 새하얗던 모습에 며칠 전에 잠깐 스쳐간 농염한 여자의 모습이 겹쳐진다. 이상하다. 수정이는 치마 입는 것도 부끄러워 했었는데......?

 

'저, 선생님. 생각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 할게요.'

 

'예, 저도 수정이랑 같이 하면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광태는 어떻게 하죠?'

 

그 때까지 침묵하고 있던 나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신경쓸 것 없어. 내가 그만 둘테니까!'

 

새학기가 시작한지 3주가 끝나갈 때의 일이다.

 

회상에서 돌아온 나는 우선 컴퓨터를 켰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가져온 각종 레토르트 식품들 - 족발, 보쌈, 닭갈비 등- 도 준비했고, 큰 맘 먹고 산 1.5L짜리 탄산 음료도 두 병 있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히어로 물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거기에 여러명의 여자가 낀다면 더 좋다. 즉 할렘물과 비현실적인 판타지물을 좋아한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단순히 재미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내 현실에 대한 비관과 대리만족의 요소도 잇는 것 같다. 마침 오늘은 비도 오고 우중충하다. 반지하인 내 방은 더욱 더 어둡다. 나는 토렌트로 다운로드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아야겟다고 생각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야 당연히 내가 그것을 본다고 해서 방해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고, 또 연락올 곳이라고는 부모님 뿐이니까 말이다.

 

우선 나는 배트맨 비긴즈를 재생했다.

 

브루스 웨인과 레이첼이 사이좋게 뛰어노는 장면이 첫 장면이었다. 아홉살 때 나와 수정이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잠시 콧날이 시큰해졌다. 십여년 후 브루스와 레이첼이 재회했다. 한 쪽은 철없는 망나니로, 다른 한 쪽은 고담시의 차기 검사로. 또 몇 년 후, 브루스는 배트맨으로 돌아왔고 레이첼은 고담시의 검사가 되었다.

 

"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저렇게까지 성공하진 못해도, 평범하게 살 수도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너는 노래방 도우미가 되고 나는 한낱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이 되버렸구나.

 

눈물이 핑 돌았다.

 

"수정아......"

 

나는 나도 모르게 수정이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어느덧 엔딩씬이었다.

 

레이첼과 브루스는 키스를 주고 받고 레이첼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고든 경감은 다음 목표로 조커를 지목했고 배트맨은 조사에 착수하겠다며 사라졌다. 엔딩 크레딧이 흘러 나왔지만 나는 김치맨인지라 그런 것엔 신경쓰지 않는다.

 

한 편이 긑나자마자 다음 편이 시작되었다. 다크나이트였다. 첫 시작은 조커와 그 부하들이 은행을 터는 것으로 시작됐다. 배트맨은 레이첼과 하비 덴트 중 하비 덴트를 택했다. 하지만 둘은 결국 모두 죽게 되었다.

 

마지막 편인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볼 때 쯤엔 졸아 버렸다. 하지만 이미 몇 번을 본 내용인지라 상관은 ㅇ벗었다.

 

다시 침대에 누운 나는 남은 이틀간 뭘 해야할지 생각했다. 게임은 접어버렸다. 얼마 전 수정이와 마주친 후부터 할 의욕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예쁘고 순수하던 아이가 왜 그런 곳에서......

 

아니, 근데 그게 정말 그 수정이가 맞긴 할까? 동명이인은 아닐까? 대한민국에 안 씨 성을 가진 수정이가 걔 혼자는 아닐 것 아냐.

 

드디어 결심이 섰다.

 

오늘 밤부터 나는 노래방을 들쑤시고 다닐 것이다.

 

======

 

역대 쓴 것 중 제일 개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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