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찾자."
민섭이가 결심한 것은, 그날도 계속된 전교조 선생의 갈굼이 있고 나서다.
언제나처럼 자동적으로 나오는 드립으로 인해 민섭이는 오해를 샀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한 말이 아니라고!'
민섭이의 마음 속에는 또다른 그가 있다.
오랜 인터넷 생활로 생성된 또다른 그는 민섭이의 인격을 먹고 스스로 살을 찌우고 커져 지금은 그보다도 더 강한 힘을 갖는다.
'찬현이를 만나고 싶다.'
늦은 밤, 배낭을 싸며 민섭이는 생각했다.
배낭 끈을 묶는 마찰음과 함께 민섭이의 고개가 들렸다.
챙길 것은 챙겼다. 칼집이 있는 과도, 망치와 송곳, 매점에서 사온 빵들, 그리고 태우스들에게 뺏기지 않게 숨겨 겨우 모아둔 돈을 모두 지갑에 넣었다.
최근들어 작동이 자주 멈추는 휴대폰이지만, 폰 게임도 할겸 주머니에 찔렀다.
민섭이는 조용히 현관 문을 열었다. 전자동식 현관이 기계음 내며 열렸다.
'엄마, 아빠. 최대한 빨리 올게요.'
민섭이의 기나긴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집을 나온 민섭이가 향한 곳은 시외 버스 터미널이었다.
민섭이의 집에서 버스 타고 몇십분 정도만 가면 도착하는 곳이긴 했지만 현재 인천의 교통은 마비에 가까웠다.
바로 기름의 부재다.
기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휘발유의 수입이 거의 중단되었지만 그래도 남은 휘발유는 충분하다. 이래저래 저장량을 따져보면 인천 시민들이 1년가량은 사용하고도 남을 양이다. 문제는 정책이다.
'와갤 바이러스' 의 확산 후 인천 시장이었던 송영길을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킨 "마왕" 안상수는 인천 시민 모두의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휘발유 사용을 전면 금지 시켰다.
전기와 화석 연료라는 두 기둥에서 화석 연료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외부 사정을 확실히 모르는 인천 시민들의 항의는 극에 달했고 "마왕"은 시청 내부로 숨어 들었다.
하지만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민섭이는 두어시간을 걸어 도착한 버스 터미널에, 버스가 한 대도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짧지만 여기까지. 스토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