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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11.06.24 23:09

[소설] 등가교환1~3

조회 수 3328 추천 수 0 댓글 0

으음...

여긴..어디지?



아까...아니 내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와 박은 건 기억이 나는데...



까만 벽으로 된 내가 지금 누워있는 곳은 우리집도 병원도 아닌데...

끄응...

머리에 약간 상처가 있긴 하지만 뭐 그리 지장이 있는 건 아닌것 같고...지금이...몇시지? 시계가 가방에 있는데, 이거 또 가방은 어딨어;;;



댕...댕...



!? 머..머야; 어두워서 못봤는데 와...꽤 큰시계네..어릴때 할아버지 집에서 본 추 달린 시계랑 비슷하잖아? 그나 저나 시계가 7번 울리는 걸 봐서는 지금은 7시.



내가 나온시간이 아침 8시니까...이거이거;; 회사에서 난리 났겠구만;; 최과장 잔소리를 또 어떻게 듣나..후...



8:00.

날 이곳에 넣어둔 사람...누구지? 영화에서 보니까 나에게 원한을? ㅎㅎ

우선 한시간 정도 정황을 보아하니...난 갇혔다. ㅎㅎㅎ 올드보인가? 이런 사건이 나에게도 일어나긴 하는구나 ㅎㅎ.....근데 이방엔 문이 없다; 내 양팔을 벌려 두번이니까...약 4평정도 되는 까만 방.



지금 내 상황...그래 상황을 정리 해보자.



나는 회사를 가다 횡단보도에서 차와 부딫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니 어딘지 모를 어두운 방안.

핸드폰과 내 가방이 없다.



이 방의 가구는 아주 심플하다.

한쪽 벽의 반을 차지하는 아주 큰 시계.

다른 한쪽벽에 설치된 자그마한 모니터와 벽에 매달린 키보드.



빛이 없어서 손으로 더듬으며 찾은 건 이것뿐.

..

.

.

!? 어라 담배...담배갑 안에 라이터! 주머니 속에 담배가 있었다!

라이터로 불을 켜니 불의 움직임에 빛이 휘청거리긴 하지만 대강 보인다.



흐미~ 옷이 피가 범벅이네...



벽엔 시계와 모니터 그리고 키보드.



음 .. 그리고 다른 건 안보....머...머야 저건!



천장에..천장에 사람이 있다.

정확히 말해서 찔려 죽은 사람.



천장에는 가시같은 철심들이 박혀 있고 그 철심에 박혀 ...박히기 보단 관통된 사람이 위태롭게 붙어있다.



그러고 보니 내 몸에 뭍은 피가 내 것이라고 보기엔 좀 많았는데...



저사람은 왜, 어떻게 저기 죽어있는 걸까;; 위로는 한..5미터는 되보이는데, 뛰어서 꽃혔을린 없잖아..



어라? 방 한쪽 귀퉁이에서 자그마한 종이를 발견했다.



[ 난 어느날 이 방에 갇혔다. 지루한 삶속에 한 줄기 빛일까?

방은 온통 검정 색이고 벽속에 들어가 모니터와 키보드만 보이는 컴퓨터와 매 시간마다 시간을 알려주는 커다란 궤종시계.]



? 이게 머야? 파란 모나미볼펜으로 수첩한쪽을 찢어 적어것 같은 메모.



메모지가 이것뿐이였는지 굉장히 작은 글씨다;



[ 아, 12시다. 시계는 12번 울린다.

12번...12번의 소리가 끝나면 까맣던 방안을 밝히는 모니터가 켜졌다. 모니터에는 알수 없는 수수께끼가 적혀 있고 답을 적는 곳 같은 빈칸에 커서만 깜빡인다. ]



댕~댕~!

10:00



으아...깜짝아...이거 무슨 어렸을때 선생님 몰래 만화책 보는 기분이네;;..

라이터 불로 글을 읽기엔 너무 눈이 피로하고 잘 안보인다.



[ 나에 사랑하는 딸들, 지연이 지민이...사랑한다..

내가 이곳에서 나가...]



여기서 부터 쭈욱~ 가족들에게 쓰는 말인듯 싶다.

지금 난 남에 일기를 훔쳐볼 상황이 아닌거 같다. 특히 사생활은.

...

...

찾았다.



[ 알수 없는 말들이 적힌 모니터를 뒤로 한채 난 빛이 생겼다는 사실에 안심해 했다. 피곤하다.]



나도 좀 피곤한데...후아암. 누가 볼일은 없을 것 같으니 피뭍은 옷은 벗어야 겠다.



[ 10시. 10시간은 꼬박 잔듯했다. 자기전에 켜저 있던 모니터는 계속 켜져있고 나는 빛이 있음에 안심을 했지만...이내 나를 압박 해오는 무언가를 보았다. 천장, 천장에 철로 된 듯한 가시가 빼곡했다.]



이 부분에서 글씨가 심하게 떨리네...읽는 데 엄청 오래 걸렸다.



[ 내 키가 185cm 정도 되니 대략 2~3미터 위에 뽀족한 가시들은 내 머리를 조준하고 있다. 위쪽에 출구가 있는 걸까?

다시 12시다.]



이 다음 부분...읽기 힘들다. 수전증이 있나...; 종이도 이부분은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 12시가 되자 천장, 천장이 아니 가시가 내려왔다. 시계가 울리자 마자 이상한 기계음이 들리더니 가시가 손바닥길이 정도 내려온것 같다.설마 12시 마다 계속 내려오는 건가?]



....뭣...!?



[ 발만 동동 구를 순 없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 먹을것도 나갈 곳도 없는 이곳에서 천장의 가시...죽음의 창..그래 죽음의 창에 꽃힐 수는 없다. 나는 빛이 오는 곳으로 갔다.]



죽음...의 창이라...수백개는 되겠구만...후...



[ 모니터에는 ' h t a e d ' 이렇게 다섯글자가 적혀있다. 뭐지..Htaed...영언가...아니면 프랑스어?...머지..]



문제가 나온다고...그럼 나도 12시가 되면 모니터가 켜질까...



11:20



[그래! h t a e d ! 거꾸로 읽으면 death ! ... 됬다!!! 키보드로 death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자, 이제까지 다른 답을 적었을 때 처럼 초기화 되지 않고 화면이 바뀌었다. 바뀐 화면에는 '축하합니다. 당신에게 3일을 선물합니다.'...3일? 3일? 3일? ]



댕~댕~댕!

12:00



모니터 화면이 켜지고는 말한대로 한줄의 문장이 적혀있다.

이걸 못풀면 3일안에 어떻게 되는 걸까?..나도 저 죽음의 창..죽임의 창이 더 났군...그래 죽임의 창에 찔려 저사람처럼 죽는 건가?



' 항상 당신은 둘러쌓여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



이게 무슨...소리야...자유? 가족? 친구?

그래 자유..자유를 써보...어라..키보드가 영어밖에 안쳐지는군.

자유가...freedom이였던가?...freedom...엔터를 누른 순간 freedom이란 글씨는 사라지고 다시 커서만 깜빡인다.
답이 아닌 가 보군.

맞춘다면 3일의 연장이 되겠군. 뭘까...난 죽기는 싫은데... 뭐지...


3일...3일 안에 , 죽임의 창이 내 머리를 쪼개기 전에 알아내야 한다.









' 항상 당신은 둘러쌓여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

 

 

freedom...people...love...

아무것도 되질 않아...뭘까...뭘까...



문제가 나온지 6시간이 흘렀다. 메모에 적힌 대로 라면 6시간 뒤에 천장이 약간 내려오겠군....계산 하자면..문제가 뜬뒤로 3일을 선물한다고 했으니 3일, 72시간. 72시간에 12시간마다 천장이 내려오고 72시간뒤에 완전히 내려온다.

근데 그럼 내..내 키까지 천장이 올 시간은 2일정도? 그렇다면 그 후에도 정답을 모른다면 엎드려있어야 하는 건가...



으랴...계속 라이터를 키고 있었더니 가스가 바닥이네...

하긴 이제 모니터불빛이 있으니 괜찮겠지..후..

라이터가 끝나기 전에 담배나 한대 필.....!

담배불을 붙히는 순간 아늘거리는 라이터의 불빛...불빛...

Light ! 예전엔 빛에 쌓여있었지, 하지만 지금은 없지. 그래 !!



키보드로 light를 치고 엔터를 치는 순간.

화면은 바뀌고 빨간색 글씨가 떳다.

' 축하합니다. 당신에게 3일을 선물합니다. '



뭐지? ...화면이 멈추었다. 문제가 나오질 않는다.

예상대로 라면 문제가 나와야 할텐데...왜지..그래! 아까 그 메모지..



[ 3일이 무슨의미일까... 축하한다는 글은 모니터 가운데 자리잡고 변하지 않았다.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걸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군...그럼 나도 이사람처럼...?



[ 문제는 영문의 답을 원하는 것 같았다. 영타 밖에 쳐지질 않...]



그건 나도 알고..뒤적뒤적

찾았다.



[ 12시라는 시간을 귀로써 알게 되자 . 모, 모니터의 글이 바뀌었다. 다시 알수 없는 말이 적혀 있는 모니터는 다시 말없이 커서만 깜빡인다.]



아...그러니까 12시가 시작과 종료의 시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구나.. 아까 11번 시계소리가 났으니 이제 나도 곧...



댕...댕...댕...



팟.



'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 '



이...이건 뭐야.. 문제가 영어잖아..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좀 할껄 그랬나? 기..기브 미 리베티...아아..이건 완전히 영어를 모르면 창에 찔려 죽으란 소리잖아!



4:00

이렇게 현실을 피하고 있어봐야 나에게 다가오는 죽임의 창을 막을 순 없다. 이렇게 될바에 내가 할수 있는 만큼...내가 살수 있을 만큼 후회 없이 살자.



평소에 원하던 삶은 이거였을까...평소 느끼던 단조로움이 그저 나쁜 것이였을까...딸들이 보고싶다..



Liberty..자유...였던것 같다....그럼..문장이..

달라 나에게 자유를 아니면 달라...죽음..아! 이거 그...문장이구나!

" 나에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 그래 이 문장의 뜻은 이게 확실해. 근데 이게 어떻게 문제라는 거지?

내 마음을 적으라는 걸까? no. 내 대답은 이거다.

...역시 이건 아니군.



영어문제에 영어답이라...아까 문제는 수수께끼인 것이 확드러 나 보였는데 이번..껀....휴..



마지막 담배에 불을 당기고 나는 더이상 불을 발하지 못하는 라이터를 신경질 적으로 집어 던졌다.

이 명언을 한 사람을 적으라는 걸까?
이 말을 한타로 적어 볼까?
문장의 부조리?

갑자기 김전일을 소환해 버리고 싶다는 충동마져 든다.

나는 살고 싶다. ... 앞으로 72시간.



'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 '

#

 

 

답이 도대체 뭘까..

Patrick Henry...이 말을 한 사람인데 이것도 답이 아니라니...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모르지만 12시간동안 난 미친듯이 고민했다.난 살고 싶다.



댕...댕...댕...

12번의 시계소리.

그르르릉...모니터빛을 반 사시키는 ... 마치 고드름같이 아름다운 죽임의 창들이 내 머리를 향해 내려온다..젠장!젠장! 난 이렇게 죽기 싫어!!!



1:00.



그래..침착하게 다시 생각해보자.



'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 '

나에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이 문장에 무슨 의미가 담길걸까...잠이 쏟아 지지만 다시 한번, 난 3일을 얻기 전엔 잘수 없다. 이문장은...문장? 문장!?



그래! 난 너무 뜻에 의존한것 같다.

만약 내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면? 날 가둔 사람은 영어를 조금이나마 하는 사람만 선별해서 가둔 걸까? 아니. 그렇진 않을것 같고...만약 그렇다면 ...



만약 그렇다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풀수 있는 문제를 냈을 것이다. 그래 뜻, 문장을 보지 말았어야 했어!



'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 '

.....?

왜 대문자가 ...G, L, O, M..원래는 문장의 첫글자나 이름 같은 단어에만 대문자가 오는게 아닌가..가만..glom..glom..

어디서 본 단언데..glom..구속하다..붙잡다?



난 떨리는 손으로 답을 확신하며 키보드를 훑었다...

엔터.



하...하...하하하하하..하!!!!!



2:00



난 3일을 더 얻었다.

미친듯이 나에게 할당된 3일이란 시간을 감사하며 나는 그렇게 잠들었다.



10:00.

배가 고프다.

볼일은 어떻게 방한켠에 해결하고 있지만, 배가 고프다.

뉴스에서 사람은 물없이 일주일을 살수 있다던데...그럼 난 역시 죽는 건가. 이렇게 쥐어 짜듯 문제를 풀어봐야 나는 죽는 다는 건가.



하지만 난 살고 싶다. 수분..물이 필요하다. 음식없인 살아도 물없이 인간은 살지 못한다..하지만 이방엔 물이라곤..물이라곤...난 방한켠에서 내가 쏟은 물을 발견했다....난 이로서 더 살 수 있다...



11:00

내가 항상 동경해 왔던 역동적인 삶과 내가 항상 지내왔던 단조로운 삶중 어떤게 더 나은 삶일까?

지금의 나로서는 어느것이 났다는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내가 항상 동경해 왔던 삶...지금 내가 죽임의 창과 마주 하고 있는 이 상황이 그 상황이라면 난 내 단조로운 삶과 역동적인 삶을 바꾼 것 같다.

그래 등가교환.그래..난 맞 바꾼 거다.



댕...댕...댕...

12시다...

영원할 것 만 같던 모니터의 문구는 어느새 다른 글자로 바뀌어 있었다.

계속 누워만 있던 난 현기증을 느끼며 모니터로 다가 간다.



' 밤하늘의 사냥개의 이빨은 가장 밝게 빛난다. '



............으아아아아아아악



이건 또 무슨 말이야...문제가 영어가 아니란 사실에 만족했던 난 문제를 읽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내가 이런 문제를 풀어 보겠다고, 이런 문제를 풀어 조금 더 살아 보겠다고 소변을 마셔가며 연명했다고 생각하니...제기랄!



하늘에 무슨 개가 날아다닌다는 거지...

그것도 밤에...하긴 여기도 어두워서 매일 밤이긴 하지.



문뜩 나보다 앞서 이 곳에 있었던 사람의 시체가 눈에 띈다.

이 사람은 몇문제를 풀었을까...몇일까지 버텼던 걸까...

작은 메모지에 글을 적으며 얼마나 ...얼마나...

난 살고 싶다. 이사람처럼 이렇게 죽긴 싫다. 문제다. 문제를 풀어야 한다.



' 밤하늘의 사냥개의 이빨은 가장 밝게 빛난다. '



dark sky dog teeth most bright....문장에 나온 단어고 동사고 내가 아는 건 다 정답이 아니였다.

이 걸 영작하기엔...너무 내 영어 실력이 모자른다.

이전 문제에서 보았지만 나에게 문제를 내는 사람은 내가 영어를 잘하는지 , 혹은 못하는지 모를것이다.



자...이제 다시 72시간이다.



' 밤하늘의 사냥개의 이빨은 가장 밝게 빛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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