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2012.02.16 08:13

애완용기르기 -2

'0'
(*.37.205.16) 조회 수 10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나봐. 어이 강군! 강준휘! 짜식이 일 안하냐?”

달고 달은 꿈속을 여행하는데 어디서 그릇 깨지는 소리가 걸쭉하니 들려온다

“하! 거 자식 안 일어나네?”

“그런데 이놈 사내 놈치고 몸이 매끈매끈 하고 하얀게 우리집 둘째년 팔뚝보다 더 가늘어?”


“어이, 자네집 둘째는 못나가도 90kg은 나갈거 같더만…;;;”


“아! 거 남의 딸네미 몸무게를 왜 마구 늘려? 84야. 84!”

 

“…거, 자랑인가? 84;;90이나;;”

“반내림을 해도 80에 가깝지!”

 

“알았네 알았어.;; 그보다 이녀석 빨리 깨워.”


“강군!! 준휘야! 안 인나? 이 새끼…”


자꾸 귀에서 꽥꽥 거리는게 시끄럽다 싶더니 순간적인 물리적 힘이!!


“꾸엑!!!”


“하하! 자식 보기보다 잘 여물었구만!!”

 

지금 달게 자다가 내가 뭔짓을 당한겨!!??

불시에 찾아온…고통이라니…흑..


“성추행이예요!! 직장내 상사 성추행!!”


“오야~오야~ 나 집에가면 너만한 아들이 둘이나 있고마. 퍼뜩 가서 손님들 때밀 준비나 해라!”


“욱…같은 남자끼리 이럴수 있어요? 으윽… 게다가 손님 아직, 안 왔음 왜 깨워요!”


“흐음… 그게 말이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오는 손님들이 있는데… 거 미리미리 준비 한 후 마음을 다 잡는게……”


“에…?”


“아니다. 가서 준비해. 이 아저씨는 퇴근이다!”


뭐야…? 저 볼일 본 후 뒷처리를 안 한 것 같은 눈초리는..?
후다닥 말을 끌다 사라지는 아저씨들을 보고 두어번 머리를 긁적글적. 그러고 보니 오늘 예약 손님이 있긴 한데….


주섬 주섬 시계를 보며 반팔티와 헐렁한 반바지를 벗자 여기서 나눠준 까만 핫팬츠 한장. 빈약하고 앙상한 골격이 다 들어나서, 좀 민망하긴 하다.
여기저기 등짝에 근육통 덕분에 파스를 붙였다 덴 볽으스름한 자국도 있고…

팔을 이리저리 흔들고 나름대로의 준비 운동을 한 뒤 욕실로 들어가자,
뭔가 평소와는 다른게….조용하고…조금……냉기가 도는 것 같은게…


슬금 슬금 눈치를 보다가, 때밀이 방 안에 들어가 세면도구를 정리하는데…


스윽 방의 짜여진 목조문이 열린다…싶더니………..
왠 커다란 놈 하나가, 위압감을 풍기며 들어선다.
덩치도 덩치지만, 인상도…물에 쫘악 넘긴 이마가 훤히 들어난 이목구비도…
기똥차게…단정해서…오히려 숨이 막힐 거 같은 인상….

소위 말하는 칼로 쑤셔도 피 한방울 안 떨어질 분위기 라는게…

후와…검사나…그쪽 관계자 일까?

이런 저런 생각에 인사하는 것도 잊고 멍하니 서 있는데…


내 시선에 마주 봐 오는 눈빛…
쪼릿 등줄기에 식음땀이 흘러내리는 느낌이라 뽈뽈뽈 고개를 숙이자,
처억 알아서 침대위로 엎드린다.


고개를 숙이고 심호흡을 하며 아아~ 이 커다란 놈을 또 어찌 멀어 내보내나…싶은 마음이 굴뚝…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야지!!

라며 알바생의 투혼을 발휘 천천히 고개를 들고 자연히 시선이 등짝으로 향해졌는데……


………………………………

……………………………………………????

………………………………………………….!!!!!!!!!!!!!!!!!!!!!

 

머리가 하얘지고 숨이 턱 하니 막혀왔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막혀있는 천장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외쳐버린건…


아아!! 청결과(?) 목욕(?) 의 신이시여!!!


이놈의 등판은 등판이 아니라 도화지란 말입니까…??!!!???


대체..대체…문구점에서 파는 흰색 도화지랑 크레파스는 어쩌고!!!


어깨선에서부터 허리 그 아래까지 이어지는 흑룡이라니!!!


이런건 선생님께 제출해도 안 받아준다고옷!!!!!!!!!!!!!!!!!!

 

게다가……………게다가… 지금 눈앞에 자리한 이놈의 흑룡

즐겨보던 드래곤볼의 그 귀염둥이 뱀새끼 보다 큰 용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먹물로 그린듯 시커먼 것이…갈기를 휘날리며 승천 포즈를 잡는게…
……………

아득하게…
현기증이 다 일어나려고 한다….

가끔 테레비에서 잡혀가는 조폭들 보면, 파랗고 빨갛고… 화려한
화투짝 마냥, 얼룩 얼룩 해서 보다가 눈쌀을 지푸리곤 했는데….

차라리 그게 양반이다!!!

섬세하게, 갈기 하나 하나 들어나 용의 이빨 하나. 까지……
새겨진 이 까만 흑룡은………………어떤 의미로는 작품이다. 아예.


“시작 안하나…? ”


순간 낮게 들려오는 음성!
앗! 하고 정신 차리자, 나…나도 모르는 사이 의식을 저 멀리 우주에 던졌었나 보다…
좀 더 늦어지면 한대 맞을까, 벌벌 떨며 등짝에 물을 차악 끼얹자,


움찔….

흑룡이 흡사 수면에서 뚫고 나온듯! 물기를 머물고 박력이 더해진다.

어깨 골격과, 곧은 허리. 크고 자잘한 근육들이 움직일때마다 같이 살아서 움직이듯 요동을 치는 용!!


금방이라도 등짝에서 뚜둑 하고 일어나 내 목덜미를 물거 같은 서늘함….


거기에 쫄아, 죽어도 못 밀겠다 말하고 차라리 튈까?!!

를 고민해 버렸다...


막말로, 일반인 중에 심심하다고 등짝에 용 새길 인간이 몇이나 되겠냐?
이건 어느 모로 보나…일.반.에서 벗어났다고…!!!

완전히 나는 뒷세계! 인물. 이라고 광고 하는 거잖아!!!!!

 

정말이지 딱 한번 옛날에 나이트 많은 골목을 지나다가, 조폭들이 사시미 들고
일열로 쫙 서는 걸 봤는데….
테레비나 영화는 다 구라 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눈앞에서 보니, 자투리 사슴문신까지 어찌나 다 무섭던지.
순진 무구한 눈동자로 뛰어노는 사슴이 아니라,
죽을 사(死) 자 쓰는 사슴이라 생각했다.


아아아!! 생각하다 보니 더 무..섭다..!!!!


혹여, 이태리 타월로 문대다가…사라지거나… 없어져 버리면…
헉!! 나 매장 당하는 거 아냐?!!


고민이 꼬리를 물다보니, 정말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고…
팍팍하게 이태리 타월 안에 수건을 채워 빵빵하게 만들고 나서도 흡사 손을 못대고 결국 입밖으로 튀어나간 질문은….


“저기요…이거 박박 문지른 다고 안 사라지겠죠?”


나름대로 진지한 음성으로 묻자, 누운채 스윽 돌아보는 얼굴.

돌리고 말해라. 얼굴 돌리고.
부담스럽게…질서 정연한 얼굴이라....쳐다보기 겁난다

그리고 내 질문에 뭔가 쌈박하게 “아니” 내지는 “신경꺼” 따위의 말을 할 줄 알았건만,


“이틀 하고 반나절을 새긴 놈이다. 이태리 타월 정도에 사라지면, 망할놈의 눍은이를…가만..안둬.”

괘나 이가 갈리는 듯이 하는 말이, 절절한 사연이 있는듯…
더 묻는건 내 정신건강에 심히 해로울 것이라 생각하여
여하간 지워지지 않는다니까,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또 등판에 손을 대기 직전 다시 찾아온, 고민 한가지….

….가뜩이나, 비곗살 아저씨들 한테도 팔힘 없다고 구박 받는데,
이 덩치 큰..용을 엎고 다니는 인간을…살살 밀었다가는………….


…용 아가리에..날 쳐넣을지도 모른다.


가슴속으로 부처와 알라…하나님을 찾으며…
파이팅을 외쳤다.


팔뚝이 부러질때까지 눈 꾹 감고 밀겠다!!!!


그리고..마지막으로 이쪽을 매섭게 쳐다보는 흑룡…님(;)께도…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두눈 딱 감고 이태리 타월을 들어올렸다

 

북북북북!!!


흑룡위로 왔다 갔다 하는, 초록색의 까칠한 천.조각.


손이 왔다 갔다 함에 따라 보였다 아니 보였다 하는 흑 여의주.


눈물이 다 나올 것 같다…


정말 취향 한번 더러운 놈이다

내가 특출나게 문신을 싫어하는 탓도 있지만,

그나마 사슴이나 노루..빨간 장미였다면… 적어도 이것보다는 나았을 텐데!!!


인상 구기고 승천할 듯 날아오른 용이라니…
그것도! 시꺼먼놈!!!!

……………아아아아!!!!!  잊자! 잊어버리고 밀자!!!!

‘때를 밀때도, 그냥 무뚝뚝히 때만 밀지 말고 손님의 분위기를 맞춰드리는게 중요합니다.’

라고 말했던… 욕탕 매니져…님의 말이 머릿속을 빙글 빙글 맴돌았지만…

이 상황에서 무슨 분위기를 맞추리?

‘이 흑룡 교미도 붙여주나요?;;’

이 따위 개그 날렸다가는 사시미 뜨듯 떠질게 분명하고…

‘용 팔 때 아파요?’


물었다가는 내 등짝에 새겨준다 할지도 모른다.

그저 입 꾹 다문채


박박박박!!!


북북북북!!!!

빡빡빡빡!!!!!!!!!!!!!!

뿍뿍뿍뿍!!!!!!!!!!!!!!!


이태리 타월이 나닥해 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밀고 장렬히..전사하리라…


다짐에 다짐을 또 하고 울음을 삼키며…감히 흑룡님과 눈도 마주치지 못한채…긴 사투 같은… 때밀이를 시작했다.

 

 

 

얼마나 한참을 두눈을 꼭 감은채………..
…………때를 밀었을까…………….


정말 두 팔이 얼얼할 정도로 힘차게 돌진 형태로 밀었는데..


순간 꾹 감겼던 내 눈을…번쩍이게 해 주는….
………………낮은 목소리…

 

“저기…”

 

“………….네네넷?”


움찔. 움찔….여기서 더 세개 밀라고 하면 어쩌지..

흑룡을 타고 올라가 발로 밀어야 하나?ㅠ_ㅠ…

 

“언제까지 등만 …밀거지…?”

아아…아아아아앗???

아아아아아아앗?!!!!!!!!!!!!!!!!!!

그러고 보니 나 지금 수십 분 동안 등짝만!!


화들짝 놀라, 눈을 번쩍 뜨고…등판을 바라보자…………..


………불긋 불긋 한 것이…


……헉!!!! 허어어어어어억!!!!!!!!!!!!

 

“…?”


나…난 죽었다!! 이제 목구멍에….콘크리트가 채워지고 인천 앞바다에…던져질거야!!!!!!!

 

“이봐…?”

 

“죄…죄…죄송해요!!!!!”


“…………?”


“…죄송……흐..흑룡님이……피..피눈물을….”


정말..나는 죽었다.


내가 미쳤지!!!!

얼마나 한곳만 문질렀는지………………


까만 흑룡의 눈 주위에서… 붉게 생긴…스크래치가…유난히 눈에 띄어…부풀어 올라 있는게…


옛날 개그로 들었던


[더 세게!]

[더..더요?]

[더 세게 밀어!!!]

[흑..손님 등에서 피나요….]


가……………무서운 이야기….라는 걸……나는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인거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실연 티드립 관계자들.jpg 4 file 오타쿠첨보냐 2013.04.15 14109 0
공지 기타 문학게시판 시한부 2대 관리자 Cab 인사드립니다. 5 Cab 2012.07.30 12069 0
공지 소설 다시보는 티드립 명작 소설 "보대리의 야근" 12 오타쿠첨보냐 2012.06.11 15239 0
공지 실연 실연 탭이 추가되었습니다 1 오타쿠첨보냐 2012.06.08 14486 0
공지 기타 문학게시판 완결작 목록 4 오타쿠첨보냐 2011.06.22 18737 1
공지 문학게시판 관리자 Aveno입니다. 1 file 오타쿠첨보냐 2011.06.22 20282 2
168 소설 티노벨시리즈 001.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0 4 오타쿠첨보냐 2012.02.20 848 1
167 소설 와갤 판타지 월드 - 4 1 오타쿠첨보냐 2012.02.17 779 1
» 기타 애완용기르기 -2 '0' 2012.02.16 1054 0
165 기타 투표 좀 하자 21 오타쿠첨보냐 2012.02.16 1103 0
164 소설 와갤 판타지 월드 - 3 1 오타쿠첨보냐 2012.02.15 801 1
163 기타 애완용기르기 -1 2 제이나: 2012.02.15 3156 0
162 수필 여친이 노빠인이야기 병신걸리버 2012.02.15 690 0
161 소설 내 홀트담당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 - 6 Cab 2012.02.14 807 0
160 소설 어머니 서거한 짠지의 모험 1 2 file OASIS 2012.02.14 808 0
159 소설 와갤 판타지 월드 - 2 1 오타쿠첨보냐 2012.02.13 809 1
158 소설 내 홀트담당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 - 5 5 Cab 2012.02.12 702 0
157 소설 와갤 판타지 월드 - 1 1 오타쿠첨보냐 2012.02.12 774 1
156 소설 '~' 3 제이나: 2012.02.11 835 1
155 막노동의 슬픔 3 오이짠지 2012.02.10 973 1
154 소설 '~' 2 제이나: 2012.02.10 737 1
153 소설 '~' 1 제이나✔ 2012.02.09 751 1
152 연재우시 Yeul 2012.01.27 770 0
151 퍼온 문학 (19금)소라넷의 흔한 필력 3 불병신 2012.01.26 3163 0
150 기타 티드립송 가사 2 오타쿠첨보냐 2012.01.13 1170 1
149 수필 생각나는데로 막 싸질러보는 300년 후의 미래 3 4 불병신 2011.12.24 1653 1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