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공기. 웅웅 소리가 울리는 탁 트인 공간.
챠아악~ 챠아악…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원하게 울리고…
더불어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소리도 함께 외쳐지고 있다.
“다음!! 때 미실분!!!”
“아가, 좀 더 빡빡 밀어봐라. 고로코롬 밀어서 껍질이 벗겨지겠냐아~?”
아아~ 돈에 눈이 먼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떼 돈 벌게 해준다고, 꼬시던 형 말을 믿는게 아니었다.
2주 동남아 여행을 떠나며, -위대하고, 개끗하며 떼돈 벌 수 있는 알바를 임.시. 맡길터이니, 잘 부탁한다- 라고 감언이설로 꼬셔서, 홀랑당 넘어간 일이…
때.밀.이.!! 라니!! 때밀이가 뭐냐~! 육신청결 세척사!! 라고 해달라!!! 위생관리사라는 말로 하라!
전국 때밀이 분들이 항변해도 때밀이는 때밀이라………
어느 누가 환경을 위해, 위생을 위해, 힘쓰는 직업이라 해준단 말인가!
이 후두둑 떨어지는 것들을 보고도 더 빡빡 밀라니!
피부 껍질이라도 벗기라는 거야 뭐얏!
“어구… 그래, 그 정돈 되야지!”
망할. 망할. 그래!!! 돈 있는 놈이나, 없는 놈이나, 벗겨놓고 보면 서로 서로 밑지고 더 할 것도 없다.
돈 있는 놈 때는 크리스탈 처럼 투명한 것도 아니고,
결국 밀고보니 꺼멓기는 매한가지 더라 이 말씀이다!
회원제 목용탕이라이라 건물 자체도 의리의리 하고 헬스, 찜질방. 사우나, 수영장 까지 건물 하나에 쭈루룩 말려 있으니, 찾는 사람들도 소위 돈 있고, 권세 있고 짱짱하게
나간다는 인간들 일지라도………
벗은 모습은 그게 그거…
“아저씨! 좀 씻고 다녀요!”
결국은 한마디의 핀잔에, 그나마 민망하긴 한지,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도 몸을 앞으로 돌리는 몸.
그래도 늘어져라 침대 칸을 차지하며
아구구~ 좋다~~
라고 외치는건 빼놓지 않는다.
쳇. 그나저나 이 아저씨 바뻐서 때도 못 밀고 그래서 더러운 거라 하더만,
때밀 시간은 없어도 밥 먹을 시간은 넘치는지 이쪽도 살이 디글 디글
저쪽도 살이 출렁 출렁 이다.
이렇게 살이 겹겹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때밀 때 손 두번 가게 하는 사람들이다.
면적도 면적이지만, 겹쳐진 살 들아래 부분들을 찾아서 밀어대는 고통.
그걸 어찌 다 말로 하리.
북북 힘차게 이태리 타올을 움직이며, 불평불만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도,
아직 형이 돌아오려면 일주일 이나 남았다.
다시 말하자면, 좋든 싫든 내 때밀이 인생이 아직 7일이나 더 길게 자리 하고 있다는 서글픈 사실…
돈이 아무리 좋기로서니, 하루 왠종일 태양빛도 못보고
물에 팅팅 불며, 이짓을 하다니…
그야 종종 팁을 주고 가는 성격 한번 쌈박한 인간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때 못 민 다고 구박하거나,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가에 대해 떠들다 갈 뿐이다
대체 때 밀면서 자기가 무슨 자리에 있는지 한달에 얼마 버는지를 연설해서 뭐 어쩌겠다는 거냐?
…그리고 꼭 그런 인간들이 떼도 드럽게 젤 많이 나와요!
… 떼 더 민다고 특별 수당 얹어줄것도 아니면서!
진짜, 어떤 인간은 사실, 잘사는 인간을 가장한 길거리 부랑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때가 밀린다.
…간절한 마음으로 하수구가 막히면 뚫어뽕을 뚫어야 하나를..고민해야 할 정도로 말이지
마지막으로 발바닥을 다 밀고,
툭. 탈진해 버리듯 기진맥진 상태에서 팔을 놓자…
“젋은애가, 기운은 뒀다 뭐하냐? 내가 너희 나이만 했을땐 이 맨손, 맨손으로 소도 때라잡았어~ 엉!?”
하고 헛소리다.
그놈의 소는 삐약삐약 병아리 만 했나보지?
이런 물렁살에 잡혀주게?
여하간 앉아서 궁시렁 거리지 말고
…다 밀었으면 언능 나가라고!!!
대꾸 없이, 축 쳐진 날 보며, 느릿느릿 침대에서 일어서서 나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으 힘을 내서 북북 침대와 세면도구 등을 정리한다.
고급 회원제 답게, 청결유지를 겁나게 강조하며 한번 썼던 이태리 타올은 일회만 사용하고
비누 또한, 일회 크기로 주문 제작.
때밀이 실 까지 아예 하나의 방 처럼 만들어 둬서 옆 사람이 보이거나 소리가 세어나가는 일이 없는데다가, 침대도 딱딱한거에 장판하나 쭉 깔아둔게 아니라, 아예 맞춤형으로 어지간한 쿠션보다 낫다.
한마디로 쾌적이랄까…?
목욕탕 조명 또한 동네 목욕탕 처럼 누리한 주황색이 아닌, 밝은 흰빛을 잘 섞어 사용해 인테리어도 근사 하고…
바닥도 대리석에…모무엇보다 천장 윗족에 환기를 시켜주는 기계가 달려있어, 목욕탕 특유의 습함도 얼마 없다.
마지막 뒷정리를 다 하고, 때밀이 방(?) 을 나오자, 바로 옆칸에서 일을 했던 경력 4년의
베테랑 아저씨도 일을 맞췄는지 나를 보며 씨익 웃는다.
“할만 하냐?”
“볼때 마다 뭘 물어요?”
“너희 사촌형인가? 친형인가…?”
“그냥 아는 형이예요.”
“그래그래, 걔는 그래도 그럭저럭 하더만…소질이 보여…”
그거 칭찬입니까?;; 아니면;; 스카우트를 희망하는 베테랑의 찍어두기 작전?;;
“소…질…………전공은 사진인데요…?”
그래도 아는 형, 스카우트 해 갈까, 조심스레 운을 띄웠더니 껄걸 웃기만 한다.
…형, 동남아에서 돌아오면, 학교 때려치우고, 여기에 일 터 잡아라.
소질있대잖아. 거 참 좋겠수.
“여하튼… 너도 열심히 해라.”
“뭐어~ 와서 자기 자랑만 안하다 갔음 좋겠어요.”
“하하. 그런 사람들 비위만 맞춰주면 팁도 짭짤하지.”
털털하게 웃으며 저벅저벅 걸어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인생을 달관한 신선의 모습이 어른 거리는 것 처럼 보이는게…
부랴부랴 뒤따라 나가 직원 휴게실에 가 앉자, 마악 일들을 끝낸 아저씨들이 맥주를 따고 있다.
“어라, 근무시간 주류 금지 아녜요..?”
분명 여기서 일을 할 때 귀가 닳도록 들었던 수칙들.
손님에게 친절히 하고. 유니폼은 꼭 착용하고 어쩌고 하는…
여하간 그게 퍼뜩 생각나서,
몸에 묻은 물기를 에어컨 앞에서 말리며 묻자,
아, 그 아저씨들 신참 놀리기라도 하는 건지
“너도 한잔 할래?”
라니…
수칙 찾는 알바생 앞에서…
안 그래도… 가뜩이나 몸은 기진맥진이고, 힘은 밀리고 칼칼하니 한잔하고 싶은게…
유혹이 장난 아니다.
“김이 좀 빠지긴 했는데… 왜 마셔볼래..?”
결국 눈앞에서 유리잔까지 흔드시는데…거절하면 아랫사람의 도리가 아니지.
라고 생각!
넙쭉 잔을 받자, 꼴꼴꼴 소리내며 잔에 채워지는 맥주.
옳다구나 해서 쭈욱 삼키는데……..
뭔가 밍숭 밍숭 밋밋 … 그리고 구수한 것이…
“…………이게…맥주예요?”
“푸하하하~ 속았지-?’
…이건 확실히 보리…차…
그러니까 보리차 들고 지금 순진한 청년 가슴에 비수들을 꽂으셨다 이거죠?
“그런 표정 하지 마라. 규칙 어기려고 한 네 녀석 잘못이지-“
“놀렸잖아요!! 그리고 뭐 우리끼린대 좀 마시면 어때서!”
아까까지는 수칙 찼던 나지만, 에라 맥주 마셔버리자! 하고 생각하자,
정말 한잔쯤 몰래 마신다고 뭐 큰일 나랴 싶기도 해서 입을 열었더니,
거 아저씨들 정색을 한다.
“떽. 전에 있던 황씨가 왜 잘렸는데, 여기선 얄 없지. 생각해 봐라.
몸은 피곤하지 목은 타지 열기 후끈 거리는 욕탕안에서 일하지~”
그리고 이어 김아저씨의 말을 받아 순관 아저씨가 말을 잇는다
“거기에 알코올이면 직빵이야. 마시고 들어가서 손님 붙잡고 주정하다가 짤렸지.”
뭔가…거 참… 서글프구만…
“오늘은 몇시까지냐..?”
“성호 아저씨가 저녁 좀 맡아달래서 10시까지 하고 가요.”
“그래? 그럼 나랑 같네.”
“지겹지 않아뇨? 나야 알바라지만.-”
스윽 운을 띄우자 순관 아저씨가 터덜 터덜 냉장고 쪽으로 가서 사과를 하나 꺼내 입에 넣고 와삭 깨문다.
‘
“전직이 내가 경찰이었다면 믿겠냐…?”
“으헥!!”
등치나, 민첩함이 남다르다곤 생각했지만…진짜 경찰??
“범인 쫓다가 다리에 한방 잘못 쌌지. 그리고 구설수에 올라 모가지~”
흔들 흔들 손을 묵 주변에 갖대 대고 치는 시늉을 하는게…
“그래서, 이일까지 왔는데, 아 글쎄!! 범인 잡는다고 설치던 경찰땐 코빼기도 안 뵈던 놈들이 다들 떵떵 거리며, 낮시간에 여와서, 씻고가는 거 아니겠냐. 우린 잠복근무 시간때에…
비리 사건에 연류된 놈. 사기꾼. 오렌지족. 다 내손에서 씻겨 보냈다.”
“하…..?”
“테레비에서 삐까리 해 보이는 덕이 다 내가 때 잘 밀어준 덕 아니냐?”
“진…짜요??”
순관이 아저씨가 진짜…? 정말…?
“………풉… 뻥이지! 푸하하하! 아! 짜식! 거 정말 잘 속네?!!”
그제사 주위를 보니 아자씨들 모두 입을 막고 웃음 참는 중이다.
“너무해요!!!”
“우하하하! 열받으니까 힘나지?”
“씨이!!”
“다음 손님 빡빡 밀어드리라고!”
수건으로 내 등을 팡팡 후려치며 크게 웃는 아저씨
“쳇.”
불퉁해서, 모른척 자리에 누워버리자 낄낄 거리며 꾸욱 내 배를 살짝 밟고 간다.
하지만, 말이 살짝이지, 거의 기습적으로 당하니까 ‘욱!’ 소리 나는게,정말아팠다
아, 정말 대책 안서는 아저씨들 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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