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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5 12:25

애완용기르기 -1

(*.37.205.16) 조회 수 3156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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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공기. 웅웅 소리가 울리는 탁 트인 공간.
챠아악~ 챠아악…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원하게 울리고…
더불어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소리도 함께 외쳐지고 있다.


“다음!! 때 미실분!!!”






“아가, 좀 더 빡빡 밀어봐라. 고로코롬 밀어서 껍질이 벗겨지겠냐아~?”

아아~ 돈에 눈이 먼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떼 돈 벌게 해준다고, 꼬시던 형 말을 믿는게 아니었다.
2주 동남아 여행을 떠나며, -위대하고, 개끗하며 떼돈 벌 수 있는 알바를 임.시. 맡길터이니, 잘 부탁한다- 라고 감언이설로 꼬셔서, 홀랑당 넘어간 일이…


때.밀.이.!! 라니!! 때밀이가 뭐냐~! 육신청결 세척사!! 라고 해달라!!! 위생관리사라는 말로 하라!
전국 때밀이 분들이 항변해도 때밀이는 때밀이라………

어느 누가 환경을 위해, 위생을 위해, 힘쓰는 직업이라 해준단 말인가!
이 후두둑 떨어지는 것들을 보고도 더 빡빡 밀라니!
피부 껍질이라도 벗기라는 거야 뭐얏!


“어구… 그래, 그 정돈 되야지!”

망할. 망할.  그래!!! 돈 있는 놈이나, 없는 놈이나, 벗겨놓고 보면 서로 서로 밑지고 더 할 것도 없다.

돈 있는 놈 때는 크리스탈 처럼 투명한 것도 아니고,
결국 밀고보니 꺼멓기는 매한가지 더라 이 말씀이다!


회원제 목용탕이라이라 건물 자체도 의리의리 하고 헬스, 찜질방. 사우나, 수영장 까지 건물 하나에 쭈루룩 말려 있으니, 찾는 사람들도 소위 돈 있고, 권세 있고 짱짱하게
나간다는 인간들 일지라도………
벗은 모습은 그게 그거…



“아저씨! 좀 씻고 다녀요!”


결국은 한마디의 핀잔에, 그나마 민망하긴 한지,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도 몸을 앞으로 돌리는 몸.

그래도 늘어져라 침대 칸을 차지하며

아구구~ 좋다~~

라고 외치는건 빼놓지 않는다.


쳇. 그나저나 이 아저씨 바뻐서 때도 못 밀고 그래서 더러운 거라 하더만, 
때밀 시간은 없어도 밥 먹을 시간은 넘치는지 이쪽도 살이 디글 디글 
저쪽도 살이 출렁 출렁 이다.


이렇게 살이 겹겹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때밀 때 손 두번 가게 하는 사람들이다.


면적도 면적이지만, 겹쳐진 살 들아래 부분들을 찾아서 밀어대는 고통.
그걸 어찌 다 말로 하리.


북북 힘차게 이태리 타올을 움직이며, 불평불만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도,
아직 형이 돌아오려면 일주일 이나 남았다.
다시 말하자면, 좋든 싫든 내 때밀이 인생이 아직 7일이나 더 길게 자리 하고 있다는 서글픈 사실…


돈이 아무리 좋기로서니, 하루 왠종일 태양빛도 못보고
물에 팅팅 불며, 이짓을 하다니… 
그야 종종 팁을 주고 가는 성격 한번 쌈박한 인간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때 못 민 다고 구박하거나,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가에 대해 떠들다 갈 뿐이다
대체 때 밀면서 자기가 무슨 자리에 있는지 한달에 얼마 버는지를 연설해서 뭐 어쩌겠다는 거냐?

…그리고 꼭 그런 인간들이 떼도 드럽게 젤 많이 나와요!

… 떼 더 민다고 특별 수당 얹어줄것도 아니면서!

진짜, 어떤 인간은 사실, 잘사는 인간을 가장한 길거리 부랑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때가 밀린다.

…간절한 마음으로 하수구가 막히면 뚫어뽕을 뚫어야 하나를..고민해야 할 정도로 말이지


마지막으로 발바닥을 다 밀고,
툭. 탈진해 버리듯 기진맥진 상태에서 팔을 놓자…


“젋은애가, 기운은 뒀다 뭐하냐? 내가 너희 나이만 했을땐 이 맨손, 맨손으로 소도 때라잡았어~ 엉!?”

하고 헛소리다.
그놈의 소는 삐약삐약 병아리 만 했나보지?

이런 물렁살에 잡혀주게?


여하간 앉아서 궁시렁 거리지 말고
…다 밀었으면 언능 나가라고!!!


대꾸 없이, 축 쳐진 날 보며, 느릿느릿 침대에서 일어서서 나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으 힘을 내서 북북 침대와 세면도구 등을 정리한다.


고급 회원제 답게, 청결유지를 겁나게 강조하며 한번 썼던 이태리 타올은 일회만 사용하고 
비누 또한, 일회 크기로 주문 제작.
때밀이 실 까지 아예 하나의 방 처럼 만들어 둬서 옆 사람이 보이거나 소리가 세어나가는 일이 없는데다가, 침대도 딱딱한거에 장판하나 쭉 깔아둔게 아니라, 아예 맞춤형으로 어지간한 쿠션보다 낫다. 
한마디로 쾌적이랄까…?
목욕탕 조명 또한 동네 목욕탕 처럼 누리한 주황색이 아닌, 밝은 흰빛을 잘 섞어 사용해 인테리어도 근사 하고…
바닥도 대리석에…모무엇보다 천장 윗족에 환기를 시켜주는 기계가 달려있어, 목욕탕 특유의 습함도 얼마 없다.



마지막 뒷정리를 다 하고, 때밀이 방(?) 을 나오자, 바로 옆칸에서 일을 했던 경력 4년의 
베테랑 아저씨도 일을 맞췄는지 나를 보며 씨익 웃는다.


“할만 하냐?”

“볼때 마다 뭘 물어요?”

“너희 사촌형인가? 친형인가…?”

“그냥 아는 형이예요.”

“그래그래, 걔는 그래도 그럭저럭 하더만…소질이 보여…”


그거 칭찬입니까?;; 아니면;; 스카우트를 희망하는 베테랑의 찍어두기 작전?;;


“소…질…………전공은 사진인데요…?”


그래도 아는 형, 스카우트 해 갈까, 조심스레 운을 띄웠더니 껄걸 웃기만 한다.

…형, 동남아에서 돌아오면, 학교 때려치우고, 여기에 일 터 잡아라.
소질있대잖아. 거 참 좋겠수.



“여하튼… 너도 열심히 해라.”


“뭐어~ 와서 자기 자랑만 안하다 갔음 좋겠어요.”

“하하. 그런 사람들 비위만 맞춰주면 팁도 짭짤하지.”

털털하게 웃으며 저벅저벅 걸어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인생을 달관한 신선의 모습이 어른 거리는 것 처럼 보이는게…
부랴부랴 뒤따라 나가 직원 휴게실에 가 앉자, 마악 일들을 끝낸 아저씨들이 맥주를 따고 있다.


“어라, 근무시간 주류 금지 아녜요..?”


분명 여기서 일을 할 때 귀가 닳도록 들었던 수칙들. 
손님에게 친절히 하고. 유니폼은 꼭 착용하고 어쩌고 하는…

여하간 그게 퍼뜩 생각나서,
몸에 묻은 물기를 에어컨 앞에서 말리며 묻자, 
아, 그 아저씨들 신참 놀리기라도 하는 건지


“너도 한잔 할래?”

라니…

수칙 찾는 알바생 앞에서…

안 그래도… 가뜩이나 몸은 기진맥진이고, 힘은 밀리고 칼칼하니 한잔하고 싶은게…
유혹이 장난 아니다.


“김이 좀 빠지긴 했는데… 왜 마셔볼래..?”

결국 눈앞에서 유리잔까지 흔드시는데…거절하면 아랫사람의 도리가 아니지.
라고 생각!
넙쭉 잔을 받자, 꼴꼴꼴 소리내며 잔에 채워지는 맥주.
옳다구나 해서 쭈욱 삼키는데……..



뭔가 밍숭 밍숭 밋밋 … 그리고 구수한 것이…



“…………이게…맥주예요?”


“푸하하하~ 속았지-?’


…이건 확실히 보리…차…
그러니까 보리차 들고 지금 순진한 청년 가슴에 비수들을 꽂으셨다 이거죠?


“그런 표정 하지 마라. 규칙 어기려고 한 네 녀석 잘못이지-“


“놀렸잖아요!! 그리고 뭐 우리끼린대 좀 마시면 어때서!”

아까까지는 수칙 찼던 나지만, 에라 맥주 마셔버리자! 하고 생각하자,
정말 한잔쯤 몰래 마신다고 뭐 큰일 나랴 싶기도 해서 입을 열었더니,
거 아저씨들 정색을 한다.



“떽. 전에 있던 황씨가 왜 잘렸는데, 여기선 얄 없지. 생각해 봐라.
몸은 피곤하지 목은 타지 열기 후끈 거리는 욕탕안에서 일하지~”


그리고 이어 김아저씨의 말을 받아 순관 아저씨가 말을 잇는다


“거기에 알코올이면 직빵이야. 마시고 들어가서 손님 붙잡고 주정하다가 짤렸지.”


뭔가…거 참… 서글프구만…


“오늘은 몇시까지냐..?”


“성호 아저씨가 저녁 좀 맡아달래서 10시까지 하고 가요.”


“그래? 그럼 나랑 같네.”


“지겹지 않아뇨? 나야 알바라지만.-”


스윽 운을 띄우자 순관 아저씨가 터덜 터덜 냉장고 쪽으로 가서 사과를 하나 꺼내 입에 넣고 와삭 깨문다.

“전직이 내가 경찰이었다면 믿겠냐…?”


“으헥!!”


등치나, 민첩함이 남다르다곤 생각했지만…진짜 경찰??


“범인 쫓다가 다리에 한방 잘못 쌌지. 그리고 구설수에 올라 모가지~”

흔들 흔들 손을 묵 주변에 갖대 대고 치는 시늉을 하는게…


“그래서, 이일까지 왔는데, 아 글쎄!! 범인 잡는다고 설치던 경찰땐 코빼기도 안 뵈던 놈들이 다들 떵떵 거리며, 낮시간에 여와서, 씻고가는 거 아니겠냐. 우린 잠복근무 시간때에…
비리 사건에 연류된 놈. 사기꾼. 오렌지족. 다 내손에서 씻겨 보냈다.”

“하…..?”


“테레비에서 삐까리 해 보이는 덕이 다 내가 때 잘 밀어준 덕 아니냐?”


“진…짜요??”

순관이 아저씨가 진짜…? 정말…?


“………풉… 뻥이지! 푸하하하! 아! 짜식! 거 정말 잘 속네?!!”

그제사 주위를 보니 아자씨들 모두 입을 막고 웃음 참는 중이다.


“너무해요!!!”


“우하하하! 열받으니까 힘나지?”

“씨이!!”

“다음 손님 빡빡 밀어드리라고!”

수건으로 내 등을 팡팡 후려치며 크게 웃는 아저씨

“쳇.”

불퉁해서, 모른척 자리에 누워버리자 낄낄 거리며 꾸욱 내 배를 살짝 밟고 간다.
하지만, 말이 살짝이지, 거의 기습적으로 당하니까 ‘욱!’ 소리 나는게,정말아팠다
아, 정말 대책 안서는 아저씨들 이라니까~!
- 티드립 -: http://www.tdrip.com/?document_srl=480594


?
  • ?
    T통령 2012.02.15 14:50 (*.155.153.56)

    나중에 몰아서 봐야것다... 연재가 늦어 이 고양이 같은것은 

  • ?
    땅콩 2012.06.01 00:07 (*.77.106.30)

    아...ㅋㅋㅋㅋㅋㅋㅋ왠지..ㅋㅋㅋㅋㅋㅋ알것같은기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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