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2.02.12 00:44

와갤 판타지 월드 - 1

(*.115.209.124) 조회 수 774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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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신들

 

 

 

푸른 하늘 저편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며 땀을 닦는 존에게 불호령이 떨어졌다.

 

어릴 적 애미애비를 역병으로 잃은 존의 유일한 친인척인 할배였다.

 

할배의 용건은 아주 간단했다.

 

하늘 작작보고 일을 할 것.

 

18살까지 키워준 것은 고맙지만 남들 다 먹는 생일 케이크도 돈 없다고 못 먹고 자란 존이다.

 

"씨발 영감쟁이, 보험도 안 들어서 죽일 수도 없고."

 

그런 이유도 있지만 요즘들어 건너 마을 패티 할매에게 관심을 가지는 할배였기에, 자살로 꾸미기도 힘들었다.

 

할배는 자살할 이유가 없고, 존은 알리바이가 없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농사는 끝났고 존에게 하루 중 유일한 자유 시간인 저녁시간이 왔다.

 

 

해가 지고 나서 잠이 들 때까지. 이 때는 영감쟁이도 존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오늘도 장롱에서 몇 골드를 챙겨든 존은 나름 번화한 아랫마을로 향한다.

 

"흐흥 흐흥"

 

뭐가 신났는지 콧노래도 불러가며 존은 걷고 또 걷는다.

 

못 먹고 자란 탓에 160이 될까 말까한 키(사실은 살짝 넘는다.) 피부는 땡볕에서 고생한 탓에 그슬리고 이리저리 패인 존이지만 친구는 있다.

 

아랫마을의 두명의 젊은이가 그의 유일한 친구인데 하나는 어릴 적 개울에서 놀다가 다리를 다쳐 앉은 뱅이 신세고 다른 하나는 내기 중에 눈을 잃었다.

 

그 외에도 친하게 지내는 이는 있지만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닌 녀석들이다.

 

의붓어머니를 강간하고 감옥에 갔다가 세달 전 풀려난 비트스누프, 도박하다가 오른손을 잃은 곤 아저씨 등등.

 

이런 삶이지만 존은 언제나 꿈을 품으며 산다. 존의 시선이 아랫 마을 개울가를 향한다. 그 곳에는 몇몇 아낙네들이 다리를 담근 채 수다를 떨고 있다. 그 중 금발의 숏컷을 한 여성에게 존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3년뒤에 쟤랑 결혼해야지."

 

바로 아랫 마을 일등 신붓감으로 꼽히는 앤에게 장가를 가는 것이 그의 불확실한 꿈이다.

 

 

"와, 왓냐?"

 

애꾸눈이 언제나처럼 더듬거리며 존을 반겼다.

 

앉은뱅이는 휠체어를 타고 손을 흔든다.

 

 

"건배!"

 

셋은 맥주잔을 들고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오른팔을 잃은 곤 아저씨가 합석해 도박 기술을 가르치기도 하고, 비트스누프가 감옥에서의 무용담을 자랑하기도 한다.

 

존은 할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앉은뱅이와 애꾸눈은 맞장구를 치며 존의 불평 불만에 힘을 가해준다.

 

참으로 정겨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장애인끼리 서로 상처를 핥아주는 행위로도 평가할 수 있다.

 

 

"아, 씨발 저 재수 없는 새끼 또 왔네."

 

 

비트스누프가 술잔을 내리며 이를 갈았다. 그의 시선 끝에는 마을에서 나름 잘나가는 총각인 상키가 있었다.

 

부유함의 상징인 풍만한 뱃살을 쓰다듬으며 맥주잔을 채우는 상키의 모습에 동네 보슬아치들이 눈을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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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통령 2012.02.12 08:23 (*.155.153.5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기형 ㅋㅋㅋㅋㅋㅋㅋ 잘 나가다가 상키형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튼 재밌어요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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