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소설 중 리치왕의 탄생편을 보면,
로데론의 왕자 아서스 메네실의 첫 사랑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를 황금의 여인이라고 묘사한 대목이 있다.
소설 게임 작화 속 제이나가 금발인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만 다른 것보다도 그녀의 성격이나 행동이 그렇게 묘사하게끔 한 것이 클 것이다.
그런 내게 그녀가 와주었다.
오빠라는 마법같은 언어로.
안 믿기겠지만 당시의 난 인기가 많았다.
한 살 어린 스토커 후배도 있었고, 친구도 많았다.
금빛의 소녀는 그들과 무관한 사이였지만 내 주변에서는 어렴풋이 그녀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스무살이 되고 첫 사랑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감에 따라 기분은 심연의 나락으로 빠져가고 정신은 서리한을 뽑은 듯 흉폭해져갔다.
스무살 졸업식에도 그랬다.
잠정적으로 이별이 결정된 나의 첫 사랑, 보랏빛의 그녀와 두 달만에 만났을 때다.
사복차림을 못 본 것은 아니지만, 교복대신 처음보는 정장을 입고 옅지만 티나는 화장을 한 그녀를 보며 다시 공황상태로 빠졌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조심스레, 떨리는 입술로 물어왔다.
"나..화장 처음 해봤는데, 어울려?"
그 말에 화가 치민 것은 왜 일까.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내가 사랑한 것은 고등학교의 그녀인가
그녀 자체인가.
아니면 그제서야 생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불러 일으킨 일시적인 현상인가.
나는 왜곡되게 답했다.
"안 하는게 더 낫겠다."
그녀가 원한 답과 한참 벗어났단 사실은 잘 안다.
그녀의 손에 들린 카메라가 그제서야 보였다.
사진 찍는걸 원했을까?
그 땐 그런 그녀보다 내 감정이 중요했기에 나는 그냥 달렸다.
그리고 이 날을 나는 영원히 후회한다.
형이 실제로 겪은 경험....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