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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4 00:23

그냥걷기13

조회 수 1738 추천 수 0 댓글 0

자다가 여러 번 깼다

너무 추웠다

건물 안에서 자도 이렇게 추운데 밖에서 잤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 마을에 들어온 걸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몸을 움츠리고 담요를 다 덮어도 너무 추웠다

그래서 입고 있던 반팔 옷에 긴팔을 덧입고

반바지 아래에 7부 바지를 덧입었다

완전 긴 바지를 입으면 샌들 신는데 불편할 것 같아서

바지 준비할 때 다 20cm 쯤 잘라버렸기 때문에 긴 바지는 없었다

이렇게라도 껴 입으니까 훨 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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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

 


5시 30분쯤 일어나 약 한 시간동안 어제 못 쓴 일기를 썼다

그리곤 슬슬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회관에 이장님이 오셨다

잠 잘냐며, 밤에 추울 것 같아서 내가 잘 때 회관에 와서 보일러를 틀어두고 갔다고 하셨다

아.. 옷을 덧입어서 따뜻했던게 아니었나..;;

헐..근데 누가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잤네.. 이러면 안되는데..

아침에 떠나기 전에 회관에서 라면 끓여서 먹고 가라고 하셨다

국수도 있으니 국수도 더 넣어서 먹으라며 회관 안에 있는 국수를 찾아주셨다

그리고 아침 일찍 회의에 나가신다며 회의 가기 전에 회관에 한번 들르겠다고 하시고는 회관을 나가셨다

라면 끓여먹으려고 했는데 가스가 없어서 그런지 가스렌지에 불이 안 켜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가스통 밸브 안 열어서 그런 거였음)

그래서 그냥 아침은 나중에 뽀글이 해서 먹기로 하고

어제 내가 잠 잔 방을 좀 닦아보기로 했다

내가 신세진 거에 대한 보답으로 할 수 있는거라곤 이런거밖에;;

원래 깨끗했던 방이라 닦아도 티는 안나지만.. 그냥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마음이 편했다

회관 한 구석에 있던 걸레를 빨아 방 바닥을 닦았다

어후...걸레질이 이렇게 힘들었나..굶어서 그런가...체력이 떨어졌나..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금방 지쳤다

 

 

 


걸레질 다 하고 대충 씻고 짐을 정리했다

이장님이 회관 찾아오시기 전에 내가 먼저 이장님 댁에 가 인사를 드리려고 회관을 나서는데

마침 이장님이 회관으로 오고 계셨다

이장님께 다시 한 번 고맙다며 인사 드렸다

이장님께서는 어제는 미안했다고 자기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런거니 이해해달라고 하셨다

당연한거죠 제가 밤 늦게 찾아온게 이상한건데..

혹시 내려 올때 똑같은 길로 내려오게 되면 또 마을에 들러서 자고 가라고 하셨다

고맙습니다!


자칫 어제 경찰을 부른 이장님이 의심많고 차가운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이장님은 정말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될지 확신이 안 섰기 때문에 그랬을 뿐이다

경찰을 부를 당시에도 이장님은 계속 미안하다며 이해해 달라고 하셨었다

이장님은 순한 분이셨다


 

마을을 떠났다

마을 나오는 길 아스팔트 땅바닥에 어제 내린 빗물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는데 참 예뻤다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할지.. 뒤에 전봇대 때문에 이상할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사진으로 찍으면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아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사진 찍는 행동

이것도 처음에 고민 많이 했다

왠지 카메라가 있긴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사 가지고 나왔는데..

뭘 찍어야하지?.. 난 사진 찍으러 나왔나?..

눈으로 봐서 뭔가를 느껴야 정말 의미있는 게 아닐까?

사진찍기 위해 눈으로 보는건가?

그래도 나중에 남는 건 사진밖에 없잖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그러다보면 여기저기 되는대로 카메라 들이대가지고

내가 뭘 보고있는지도 모르면서 사진만 찰칵찰칵 찍어댈것같은데?..

눈과 머리는 딴 곳에 가 있고.. 몸은 카메라를 쥐고 셔터를 누르는..뭔가 따로 노는 상황

나중에 지금 찍어놓은 사진을 봤을 때 내가 무슨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사진 찍은지 기억은 날까?

사진은 뭐지? 표현이 뭐? 기록이란?

나는 정말 지금 너무 짜증이 난다

일기장에 무언가를 써 본다

글자를 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글자를 써 본다

그린다고 하는 게 낫겠다

의미없는 글자를 그린다

ㅎ 그리고 ㅐ 그리고 ㅇ 그리고

ㅂ 그리고 ㅗ 그리고 ㄱ 그리고

ㅎ 그리고 ㅏ 그리고 ㄷ 그리고 ㅏ 그리고

행복하다

오늘의 날짜와 시간을 쓴다

대부분의 감정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희미해진다

이 때 내가 느꼈던 짜증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훗날 내가 이 일기장을 언젠가 들춰보는 날이 오면

난 이 때를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할 것이다

걍 이런 느낌..... 뭔가 따로 놀고 가짜같은거.. 
확실하게는 나도 뭐라 못하겠음..

이런 뻘소리 할 때마다 쪽팔림..

아.....................

난 정말 쓸데없는 거에 고민한다

아무튼 처음엔 그렇게 고민해서

사진 찍을까 말까하다가 안 찍기도 하고 찍기도 했다

초창기에 찍은 사진들은 처음엔 조금씩 다 망설이다 찍은 사진이 많다

아...어떡하지...

아 몰라....일단 찍고 보자

이런 식이었다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 다 찍자 이히~~~~~~~~~~~~~~

결국 내가 뭘 보고 있는지, 뭘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사진만 찍어대는 깡통이 됨

 

 

 


배가 너무 고파서 빵을 하나 사먹었다

라면도 하나 더 사 뒀다

남은 돈이 330원

만 원이 더 있긴 한데 이건 왠만하면 안 쓸생각이었다

봉화에서 총 4만원을 얻게 됐었는데 이거 다 쓰면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서

일단은 3만원까지만 쓸 계획이었다

 

 

 

다리 건너는 데 멀리서부터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길래

뭐 이상한 물건이 실린 화물차가 오는가보다 생각했는데

완전 다 망가짐.. 반 쯤 찌그러지고 꺠지고 타이어는 터져서 바람 다 빠진..

덜컹덜컹 거리는 차가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뭐지........저래도 굴러가긴 굴러가는구나...

빵 하나 먹고 주유소에 라면 물 받으러 들어갔는데

아저씨가 먹고 가라고 자리 만들어줌 ^,^

김치도 챙겨줌 ^,^

물도 2병 챙겨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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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길에 빵꾸 뚫어 놓음

이제 강원도 쪽으로 넘어와서 그런지 오르막길도 많고 내리막길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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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계속 걷고 있었는데

오토바이 타고 가는 아주머니가 갑자기 내 앞에서 멈춰서더니

ㅍㅍ : 우유줄까?
          딸기우유 줄까 초코우유 줄까

우유배달 하시는 아주머니가 내가 아들같다며 우유를 그냥 주셨다

고맙습니다 잘 마실게요

...우리엄마도 우유배달을 했었다

우유배달 하는 아주머니한테 우유를 받다니..

엄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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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배가 고팠는데 우유라도 먹으니까 좀 나았다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가다 꼭대기쯤 다다르자 쉼터가 나왔다

화장실에서 씻고 쉼

할머니들이 오시길래 처음엔 그냥 관광으로 놀러오신 줄 알고 먹을 거 얻어볼까 했는데

가만보니 일하러 오신 할머니들이셔서.. 그냥 쉼터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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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짖지 않는 개를 만났다

지금까지 개들은 나만 보면 죽어라 짖어댔었다

자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멍머어와왕ㄹ오와콰오왈 아주 날뛰었다

낯선 사람만 보면 원래 그렇게 짖는건지..

아니면 큰 배낭을 메고 이상한 차림새를 한 내 모습이

개들의 눈에는 더 낯설고 위험한 존재로 보여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짖어댄건지.. 알 수 없다

 

세 마리가 졸졸졸 따라옴

그 중 제일 어린 것 같은 개가 내 바지를 자꾸 칵칵 물었음

잠깐 놀다가 이제 난 내 길을 떠나려고 했는데 개들이 날 계속 따라왔다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원래 자신들이 놀고 있던 자리를 떠나서 날 따라 도로길을 계속 따라오는 것이었다

헐......

설마 개 3마리 데리고 같이 걷게 되는건가..

잠깐동안 우연히 길에서 만난 개 3마리와 같이 걸어다니는 걸 상상했다

괜찮을것 같은데?..

물론 상상일뿐임

먹일 것도 없고 같이 걸어다니다 차에 치일게 분명하니 데리고갈 수 없었다

개들이 자꾸 따라온다고 말하려고 주인을 찾았는데

바로 옆에 있던 두 건물에 모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한 곳은 휴게소였는데 아예 망해서 문을 닫은 상태였고

한 곳은 어떤 사무실같았는데 문이 잠겨있고 안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 어떡하지..

개들을 떼어놓으려고 일부러 처음 만난 곳으로 데리고 갔다가

지들끼리 놀라는 나만의 몸짓을 보여준뒤에 다시 혼자 걸어가니까

개들이 따라오지 않았다

안 따라와줘서 다행스럽기도 했고 서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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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라 할 땐 언제고 이제 본척만척하고 지들끼리 놀다니ㅠ









점심 때가 되니까 또 배가 고파왔다

먹을 건 남은 라면 하나가 전부이고 이제 돈도 없었다

원덕에 도착하면 점심을 먹어보자..

항상 생각은 그렇게 해도

막상 도착해서 식당에 들어가보려고 하면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

식당 문 앞에 서도 못 들어가겠다

왠지 안 될것 같고 폐만 끼칠 것 같고 주눅들어서 그냥 원덕을 지나쳤다

배고프면 남은 라면 먹자..저녁은..뭐 어떻게든 되겠지


원덕을 나와 조금 더 걷는데 휴게소 식당이 나왔다

혹시나.....혹시나.....

안되면 안되는 거고 해보지도 않고 겁먹지말자는 생각으로

식당안에 들어갔다

방금 전에 드시고 간 손님상이 있었는데 그걸 내가 치워주고 일도 도와드리겠다며

밥 한끼만 줄 수 있는지 부탁해봤다

ㅍㅍ : 그럼 저희랑 같이 드시지요

ㅡㅡ;

음?

분명 저런 말을 했었다

ㅇㅇ : 예?...

ㅍㅍ : 저희도 밥 아직 안 먹었는데 같이 드시면 되겠네요


 

맛있는 점심을 먹게 됨

근데 기분이 좀 찝찝했다

내 혼자만의 생각이겠지..

마음속으로는 날 싫어하지 않을까..

공짜로 얻어먹는 거에 대해 먹으면서도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어떡하나

이럴려고 나온건데

안되면 안되는 거고

말이라도 해봐야지

그거 말 한마디 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고 힘들다고

안될걸 하면서 지나친 적도 수없이 많다

그렇게 지나치고서는 자책한다

병신.. 말만이라도 해보는 것도 못함?

근데 그렇게 자책하고 다음번엔 꼭 해버릴것처럼 마음을 먹고도

막상 사람들에게 해보려고 하면 망설여지고 주눅든다

반복

반복
 

 

 

 


한동안 몸에 들어간 대부분의 영양분이 라면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여러가지 음식물을 내 몸속에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점심 때 먹은 음식이 다 소화되기도 전이었는데

외진 2차선 도로를 걷다가 다리 밑에 있던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먹다남은 김밥이라도 있으면 좀 주세요!! 하고 나름 활기차게 말을 걸어봤다

먹다남은 김밥같은 건 없는데.. 그럼 와서 밥 같이 드시고 가요 오세요

그 분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셨고

비록 찬밥과 반찬 몇 개가 전부였지만

그 때 내게는 내 약해진 몸을 건강하게 만들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더할나위 없이 맛있었고 기쁘기만 하였다

다만.. 조금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그렇지 않아도 이 전에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나온 샌들을 내 걸어다니기의 오류로 지적하였고

이 날 만난 분들 역시 내 샌들이 크게 잘못 됐다며 지적하셨다

기본이 안 됐다는 말에 기분이 상했고 괜히 기가 죽었다

소심한게 죄임

나 역시 출발 후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이미 신고 나온 거.. 그대로 신고 계속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아...그래 샌들 신고 나온 게 너무 무리한 거다..

난 이거면 될 줄 알았지 뭐..

나는 왜이렇게 무식하나..

후... 내 발은 왜 아직도 아픈거지...

이 정도면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나?

계속 걸어주면 빌이 걷는데 적응할거라는 내 생각이 아예 잘못 된건가?

이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발목이 당기고.. 발바닥이 따갑고..

발 뒷꿈치가 다 갈라졌다

샌들... 샌들 때문인가..정말 샌들로는 안되나?... 샌들이 문제인가..

아니지.. 내가 약해서 그런거지..

샌들이 어때서...

우리엄마는 평생을 시장에서 파는 만원짜리 운동화를 신고 우유배달하며 날 키웠다

내 발, 고작 얼마 되지도 않는 거 걸어다녀보겠다고 나와서 갈라진 내 뒷꿈치

우리엄마 발 뒷꿈치는 평생 아주 마를대로 마르고 지독한 가뭄이 들어 매말라버린 땅처럼 굳은살로 쩍쩍 갈라져 있었고

나는 어렸을 때 그걸 보고는

우리엄마가 고생해서 발이 이렇게 갈라졌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전혀 하지 않았으며

때문에 엄마에게 미안해하거나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거나 그런 감정은 조금도 갖지 않았다

다만 엄마의 발이 갈라진 굳은살 투성이다라는 사실만이 내 눈을 통해 머리 속에 들어왔고

우와 엄마 발 왜 카는데

이렇게 만졌는데도 안 아프나

우와.....신기하다...........

갈라진 굳은 살을 내가 만지고 심지어 때내기까지 해도 아무 느낌이 안 난다는 엄마발을 마냥 신기해하기만 했었다

그게 이제 생각나네 내가 왜 그랬지

난 정말 그 발이 아플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다

어떻게하면 발이 그렇게 갈라진 굳은살 투성이가 되는지 의문도 가지지 않았었다

왜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한걸까

 

 


 

나는 지금 엄마의 그 발와 비슷한 발을 가지고 있다

갈라진 뒷꿈치가 걸을때마다 더 벌어져서 피도 나고 따끔따끔거린다

나야 잠깐 이렇게 걸어다닌답시고 나와서 걷고 있지만

엄마는 평생을 이 발로 걸어다녔다

엄마의 신발은 만원짜리 운동화였고

지금 내 신발은 8만원짜리 샌들이다

나는 우리엄마의 아들이다

그런 내가 엄마가 신었던 운동화보다도 훨씬 비싼 샌들을 신고서

이 잠깐 걸어다는 게 힘들어서 쩔쩔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 엄살을 부리고 있나

시팔

밟아라 밟아라 꾹꾹 더 세게 땅을 밟아라

조금 아프고 따끔따끔 거린다고 내가 발을 제대로 안 디디니까

자꾸 아프기만 하고 적응이 안되는거잖아

발걸음만 제대로 걸어주면 되는데 조금 아프다고 그걸 못하나

약해빠진 새끼!!

울컥하고 벅차오르는 알수없는 감정에 한동안 난 정말 가볍고 빠른 걸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빗 길을 걷는건 정말이지 너무 괴롭고 막막했다

조금만 걸으면 발이 질퍽질퍽 불어버려서 물집투성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됐다

비 때문에 더 못 걷겠다

제발 마을에서 받아줘야할텐데.. 비와서 갈 데가 없다..

마을을 찾아다녔다

세 군데 들어가봤지만 허락해주지 않았다

안 그래도 나처럼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그걸 다 받아주니까

안 좋은 일도 많이 생긴다며 이장님들 사이에서 얘기가 오간다고 하셨다

아..그럼 이 주위는 다 안되는건가..

어디서 자야하지

비 오는데..바람도 많이 불고..춥다..

이제 배도 고프고..

 

배가 고파지니까 혹시 옥수수나 떡이라도 하나 얻어먹을 수 있을까해서

도로길에 나오는 직판장에 괜히 인사도 하고 쓸데없는 질문도 몇 번 해봤었다

막 그냥 달라고는 못하겠고....

계산적인 행동

얻은 건 없다

 


곧 있으면 어두워지는데 잘 곳을 못 구했다

주위가 바닷가라서 민박집이 많았는데

잘 곳이 없으면 민박집으로 가라고하지 그냥 재워주진 않을 것 같았다

이 마을에 들어가볼까..아니면 앞으로 계속 걸어갈까..
이 마을에 들어갔는데 못 재워준다고 하면.. 마을 갔다오는 사이에 어두워져서 앞으로 더 가지도 못할텐데..
그냥 앞으로 걸어가볼까.. 걸어가봤는데 잠 잘만한 곳을 못찾으면? 그래서 도로 중간에 멈춰서면?
머리속이 복잡했다
아...그래도 모르잖아 한 번 가보자

ㅍㅍ : 그러니까 지금 무전여행한다는 말인가?
       요즘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아서...
       재워주는 건 문제가 아닌데...
       최근에 마을 민박 손님들 물건 없어지는 일도 생기고..
       신분증 가지고 있는가?
       안 좋은 일이 많아서 좀 그렇지.. 재워주는 건 문제가 아니야
 

그냥 쓰기에는 상황 설명하는 게 어려워서.. ㅍㅍ
저렇게 줄줄 말하시진 않았지만 저런 말들을 다 하셨었다

 

 

정말 친절하셨다
진짜 두분 다..
할머니가 나를 마을회관까지 데려다 주셨다
나올 때 그릇에 밥을 담아 가지고와서는 회관에 있는 라면을 찾더니 직접 끓여주셨다
냉장고에서 반찬 찾아다 꺼내주시고.. 맛있게 먹고 푹 쉬라고 하셨다
맛있게 먹고있는데 누가 노크를 했다
이장님이셨다
김치를 가지고 오셨다
회관에 있다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셨다
샤워해야 피로가 풀린다고 회관 보일러 틀어서 뜨거운 물로 샤워도 하라고 하셨다
내일 아침밥은 자기 집에서 같이 먹자고 하시며 회관을 나가셨다
정말 두분 다 너무 잘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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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757705_P1000492_conv.jpg.jpg


우와...
오늘은 이왕 신세 지는 김에 제대로 신세를 져보기로 했다
차마 보일러까지는 못 틀겠고.. 그냥 찬물에 시원하게 샤워했다
핸드폰이랑 카메라 충전기도 꽂아놓고.. 
이불 깔고 베개 놓고 포근한 잠자리도 만들었다
오늘 여기서 푹 쉬고 내일 아침에 일하신다는 걸 꼭 도와드리자
여기 와서 정말 다행이다
여기 안 왔으면 이 빗길에 난 어디를 헤메고 있었을까
매일.. 결국엔 도움을 받는다 난 정말 운이 좋은건가
행운이 날 이 마을에 오게끔 만들어준 것같다
정말 여기 안 왔으면 난 엄청 힘들어하고 있었을텐데..

 

 

아직 밖에선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나는 방안 포근한 이불속에서 편히 누워 일기를 썼다
왜 그렇게 피곤한지
얼마 안 쓰고 펜 놓고 잠시 누워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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