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25.136) 조회 수 10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느덧 8월이다. 유난히 폭염이 심하다.

 

정현과 영락의 관계는 찬현의 방해에도 불과하고 깊어져만 간다.

 

솔직히 말하면 열등감에 빠지고 있는 찬현이다.

 

그 모습은 마치, 연애 중인 대학생 동생을 질투하는 노처녀 언니같다.

 

"뭔데, 이년 아직 집에 안들어왔나?"

 

아직 오후 8시밖에 안됬건만, 찬현은 화를 내며 달력을 찢어 던진다.

 

"점마 저거 미칬나, 와저라노!"

 

찬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끼는 그의 어머니가 그의 등짝을 후려친다. 찬현은 눈을 몇번 흘기곤 방에 들어간다.

 

"씨발...... 씨이이이발......... 씨바아아아아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동생에 대한 질투로 배가 아파왔다. 배를 감싸며 그는 옷을 챙겨 입는다.

 

"분명히 경상대 앞에 있을끼다...... 두놈 다 죽인다......"

 

찬현은 미친개처럼 으르렁대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진주성.

 

영락과 정현은 이 곳에 있었다. 저 편에선 mt를 온 건지 현장 답사를 온건지 대학생들 무리가 열심히 얘기중이다.

 

촌구석 진주의 밤하늘은 맑았다. 발 아래는 풀벌레가 우는 소리, 귓가엔 바람 소리, 것보다 더 높은 하늘엔 구름에 반쯤 가린 달이 떠있다.

 

"오빠야."

 

"응?"

 

"내 춥다."

 

"그래....."

 

영락은 말없이 윗 셔츠를 벗어 덮어주었다. 정현은 영락의 셔츠를 뒤집어 쓴 채 영락에게 몸을 기댔다.

 

"오빠야도 같이 덮자."

 

"그럴까?"

 

그녀의 제의에 영락은 고개를 끄덕이고 둘은 천떼기 하나로 서로의 몸을 덮어 묶었다.

 

"우리 오빠 아직도 그모양이다."

 

"찬현이 아직 그러는구나."

 

"......"

 

그 날 이후로 늘 이렇다. 좀 더 사이가 좋아진 것 같기도 하지만 대화는 진전이 없다.

 

찬현으로써는 의도치않게 목적을 달성한 셈.

 

하지만 연애 경험이 거의 전무한 그다보니 이런 상황을 잘 모른다.

 

가만히 내버려둬도 점점 대화가 없어져 붕괴할 그럴 커플이 현재 영락과 정현이었다.

 

 

"슬슬 갈까?"

 

"그래, 그러자."

 

영락의 제안에 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발걸음을 옮긴다.

 

 

지하철도 없는 진주이지만 버스는 다닌다. 물론 버스가 안다니는 곳도 많지만 다행히 둘의 집은 버스가 다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이요."

 

언제나처럼 서울말로 영락이 요금을 낸다. 학생요금에 버스비가 지금처럼 인상되기 전인지라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다.

 

"오빠야. 근데 오빠야도 이제 경상도 말 배울 때 안됬나?"

 

옆자리에 찰싹 달라붙은 정현의 말이다. 영락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서울말을 버릴 생각은 없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뇌리 깊숙히 박힌 무언가가 거부하고 있다.

 

언젠간 일산으로 돌아가야한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실연 티드립 관계자들.jpg 4 file 오타쿠첨보냐 2013.04.15 14107 0
공지 기타 문학게시판 시한부 2대 관리자 Cab 인사드립니다. 5 Cab 2012.07.30 12069 0
공지 소설 다시보는 티드립 명작 소설 "보대리의 야근" 12 오타쿠첨보냐 2012.06.11 15239 0
공지 실연 실연 탭이 추가되었습니다 1 오타쿠첨보냐 2012.06.08 14486 0
공지 기타 문학게시판 완결작 목록 4 오타쿠첨보냐 2011.06.22 18737 1
공지 문학게시판 관리자 Aveno입니다. 1 file 오타쿠첨보냐 2011.06.22 20282 2
268 기타 나름 일러 2 8 file 구름과자 2012.08.01 1926 0
267 소설 못 다한 그의 이야기 - 단편 4 Cab 2012.08.01 1243 0
266 소설 어느 용자들 이야기 - 1 8 Cab 2012.07.31 1280 0
265 기타 나름 일러스트 8 file 구름과자 2012.07.31 2206 0
264 소설 어느 용자들 이야기 - 0 3 Cab 2012.07.30 1087 0
263 매미 4 file 불병신 2012.07.29 1434 0
262 닭 (2010년 남해군 백일장 입선) 2 불병신 2012.07.29 990 0
261 실연 군대레알빡치는곳이다 5 오타쿠첨보냐 2012.07.22 1321 0
260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4 마지막 9 file 구름과자 2012.07.22 1764 0
259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3 file 구름과자 2012.07.22 1880 0
258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2 file 구름과자 2012.07.22 1736 0
257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1 2 file 구름과자 2012.07.22 1338 0
256 기타 자작만화) 전축 8 file 구름과자 2012.07.22 1411 0
255 기타 내여못을 완결내며 3 오타쿠첨보냐 2012.07.20 914 0
254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7 오타쿠첨보냐 2012.07.20 1256 0
253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6 2 오타쿠첨보냐 2012.07.15 1194 0
252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5 2 오타쿠첨보냐 2012.07.15 1140 0
251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4 2 오타쿠첨보냐 2012.07.13 1099 0
»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3 오타쿠첨보냐 2012.07.12 1073 0
249 소설 22살, 아이언 맨 - 0 2 충선생 2012.07.11 1369 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