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2.07.11 13:40

22살, 아이언 맨 - 0

(*.12.43.74) 조회 수 1369 추천 수 3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소설은 소설입니다.

 

 

 

 

0

 

- 씨이이잉

 

날카로운 용접 소리와 함께

 

쇠냄새가 진동을 한다.

 

용접 마스크를 벗은 소년의 얼굴은 땀방울로 가득하다.

 

 

 

 

1

 

사랑.

 

찬현이에겐 너무나 머나먼 두 글자였다.

 

최근 양주 구애에 데이트도 아닌 놀아달라는 재롱조차 문전박대 당한 찬현.

 

다른 모든 청춘들이 그들 자신의 짝과 가슴을 불태울때

 

그는 단지 그의 용접기를 불태울 뿐이었다.

 

 

 

 

 

 

2

 

처음엔 아버지의 공장 일이라 떠맡는듯이 일을 했지만

 

쇠를 깍고 있다보면 괴롭던 자신의 마음이 차분해져 간다는걸 찬현은 느꼈다.

 

평소엔 열심히 용접에 정력을 쏟고 10시만 되면 고꾸라지는 그였지만

 

요샌 적응이 되었는지 밤마다 닭강정을 씹으며 자신의 스케쥴을 확인해본다.

 

'흐미, 내일이 공장장운동회란 말인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의욕 증진은 개뿔, 쳇 엿됬구마잉...'

 

여름이 되면 어느 공장이나 찾아오는 공장장운동회.

 

공장의 '반장'을  뽑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대회지만

 

어처피 공장속 실세력들은 따로 있어 공장장은 형식적인 지위일 뿐이었다.

 

하지만 운동회에서 우승하여 공장장이되면

 

조촐한 상품과 약간의 수당 보너스를 받게 되기 때문에

 

가볍게 볼 대회는 아니었다.

 

'우처피 우리 공장은 쇠공장이니께 도금한 쇠가 상품인지어라

 

이딴걸 왜 하는거라우...'

 

하늘색 고양이 잠옷을 입은 찬현은 머릿속으로 불평을 하며 잠들었다.

 

 

 

3

 

운동회는 찬현 자신의 생각대로 싱겁게 끝이 났다.

 

준비운동을 따라하다 어깨가 나간 찬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공장 노동자를 위한 벤치에서 운동회가 끝날때까지 지켜보았다.

 

'흐미 다 남정내를 뿐이어라..'

 

한숨을 크게 쉬다 못해 사래가 들린 찬현은

 

몸을 들썩이며 볼품없게 기침을 해대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그의 왼쪽 귀가 자그마한 소녀의 목소리로 잠식당한다.

 

"함요, 괜찮습니다. 헤헤."

 

소소한 복장과 개나리 꽃 모양의 샌들.

 

오랜지색톤의 머리카락과 그를 근심하는 귀여운 얼굴이 거기 있었다.

 

순간 찬현의 머릿속은 양주녀와 편돌이녀를 우습게 지워내버리고

 

지금 현재 그녀만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오빠야, 괜찮텐다."

 

"이 가시나. 오지랖도 참 넓다."

 

이제보니 그녀의 뒤에는 찬현만한 남자가 서있었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 같은데 몸 조심하세요."

 

그도 그녀처럼 친절하기만 하다.

 

"예..예"

 

벙찐 찬현을 뒤로하고 남매는 사라졌다.

 

얼마만인가.

 

양주녀는 양주만 보았고, 편돌이녀는 그를 그저 대타용으로만 사용하였다.

 

겨우 괜찮냐고 물어본것이었지만 박찬현 그에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

 

갑자기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맴돈것은

 

그녀의 오빠란 놈이 자신의 옆구역에서 일하는 것을

 

찬현, 그가 기억해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4

 

- 씨이이잉

 

날카로운 용접 소리와 함께

 

쇠냄새가 진동을 한다.

 

용접 마스크를 벗은 소년의 얼굴은 땀방울로 가득하다.

 

하지만 두 눈망울만큼은 초점흐림 없이 기억 속 그녀를 주시하고 있다.

 



BGM정보: http://heartbrea.kr/724135


?
  • ?
    샹여♫ 2012.07.11 21:26 (*.45.112.27)

    ㅠㅠ 브금 내가좋아하는거니까 한번 더 머겅..

  • ?
    용이당 2012.07.12 02:57 (*.115.68.141)

    으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실연 티드립 관계자들.jpg 4 file 오타쿠첨보냐 2013.04.15 14107 0
공지 기타 문학게시판 시한부 2대 관리자 Cab 인사드립니다. 5 Cab 2012.07.30 12069 0
공지 소설 다시보는 티드립 명작 소설 "보대리의 야근" 12 오타쿠첨보냐 2012.06.11 15239 0
공지 실연 실연 탭이 추가되었습니다 1 오타쿠첨보냐 2012.06.08 14486 0
공지 기타 문학게시판 완결작 목록 4 오타쿠첨보냐 2011.06.22 18737 1
공지 문학게시판 관리자 Aveno입니다. 1 file 오타쿠첨보냐 2011.06.22 20282 2
268 기타 나름 일러 2 8 file 구름과자 2012.08.01 1926 0
267 소설 못 다한 그의 이야기 - 단편 4 Cab 2012.08.01 1243 0
266 소설 어느 용자들 이야기 - 1 8 Cab 2012.07.31 1280 0
265 기타 나름 일러스트 8 file 구름과자 2012.07.31 2206 0
264 소설 어느 용자들 이야기 - 0 3 Cab 2012.07.30 1087 0
263 매미 4 file 불병신 2012.07.29 1434 0
262 닭 (2010년 남해군 백일장 입선) 2 불병신 2012.07.29 990 0
261 실연 군대레알빡치는곳이다 5 오타쿠첨보냐 2012.07.22 1321 0
260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4 마지막 9 file 구름과자 2012.07.22 1764 0
259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3 file 구름과자 2012.07.22 1880 0
258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2 file 구름과자 2012.07.22 1736 0
257 기타 자작만화 ) 양치기 1 2 file 구름과자 2012.07.22 1338 0
256 기타 자작만화) 전축 8 file 구름과자 2012.07.22 1411 0
255 기타 내여못을 완결내며 3 오타쿠첨보냐 2012.07.20 914 0
254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7 오타쿠첨보냐 2012.07.20 1256 0
253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6 2 오타쿠첨보냐 2012.07.15 1194 0
252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5 2 오타쿠첨보냐 2012.07.15 1140 0
251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4 2 오타쿠첨보냐 2012.07.13 1099 0
250 소설 내 여동생이 이렇게 못 생겼을리가 없어 - 23 오타쿠첨보냐 2012.07.12 1073 0
» 소설 22살, 아이언 맨 - 0 2 충선생 2012.07.11 1369 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