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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옆은 주차장인지 6대의 승합차와 승용차 4대가 주차 되어있었다.
그렇게 식당에서 식사를 끝낸 뒤 나와 상범매니저 그리고 문지기 셋이서 주차장 그늘진 곳에서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떠나 일상이야기를 나눴다.
매춘부들의 얼굴,몸매 순위부터, 식당음식이 어떻다는지, 가족관계라던가, 최근 뉴스에서 보도 된 대통령의 자살,인스턴트음식의 과다한 방부제투입등으로 시민들의 시위등등
그렇게 길다면 긴 담소를 나누지만 이야기 나누는 내내 문지기가 눈치를 보는것 같다는 느낌은 좀처럼 떨쳐지지않는다.
이야기를 마친뒤 상범매니저의 마중을 한후.. 2시20분 조금 넘는걸 확인하고선..
밤 9시 출근을 위해 부랴부랴 방으로 들어왔다.
음식점 사건과 환경이 바뀌고 신경이 곤두선 탓에 피로가 몰려와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눕자 마자 골아 떨어져 버렸다.


[땡..땡..땡...]


종소리에 힘들게 눈커풀을 일으키니 어느덧 어둠이 방안에 쏟아져 들어와있다. 방문틈 불빛을 그림자들이 헤집어놓는다.
방문을 여닫는소리와 여자들의 잡담하는 소리와 많은 발자국 소리들이 저편으로 사라져 갈때쯤
방문을 조심스레 연다.


[끼이이익]


복도의 전등 불빛들이 눈부셔 눈살을 찌푸려진다.
문밖 복도를 좌우 살핀후 발을 한걸음 내딛자 


[끼이이익]


반대편 방문도 열리고 어떤여자가 나온다. 
검은색 생머리, 갸름한 얼굴형, 날렵한 눈매와 오똑 서있는 코와 콧등의 점
하얀 원피스 잠옷에 드러나는 몸매는 말랐지만 볼륨이 꽉찬 이목을 사로 잡는 여자가 아직 다 마르지 않은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며 
아직 잠이 달아나지 않았는지 반 감은 눈으로 복도에 발을 내딛는다.
그녀가 날 발견하곤 깜짝 놀라며 뒤로 주춤거리다 


[쿵!!]


그만 방문 모서리에 뒤꿈치를 찌었다.
그녀는 털썩 주저앉아 뒤꿈치를 부여잡고 긴머리카락을 복도에 닿을듯 늘어트린채 신음한다.
상황이 좀 콩트처럼 우스운 상황이 되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하지만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애써 웃음을 참고 조심스레 입을 연다.


"큽..흠.. 괜찮아요?..저 때문에 놀라가지고."


신음하던 여자는 미간을 찡끗거리며 내 쪽을 무섭게 쏘아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여 뒤꿈치를 감싼다.
민망해서 못 일어나는지. 아니면 정말 아픈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크게 다치진 않았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다가가 쭈그려 앉아 뒷꿈치좀 보자고 말을 하지만 몇번이고 말해도 들리지 않은건지 안 들리는 척하는건지 고개 숙여 뒷꿈치만 감싸고 있다. 



"그러지말고..한번봐요. 백날 감싸봐야 낫는거 아니니까.."


답답한 나머지 말이 헛 나와버렸다.
그러자 여자는 고개를 들어 늘어트린 머리카락사이로 뚫어져라 쏘아본다.


"나쁜뜻으로 말한거 아니라.. 그나저나 좀 머리카락좀 어떻게 하세요.. 귀신같..하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린탓에 불에 기름을 부어버린 격이 되어 버렸다.


"아!! 정말 짜증나게! 그쪽 때문에 이렇게 됬는데..지금 웃음이 나와요???"


그녀가 가녀리지만 짜증 잔뜩 섞인 목소리가 복도안을 달랜다.


"미안해요.. 일단 식당 늦기전에 어서 상처부터 보죠.."


"싫어요!!"


이렇게 실랑이 벌이다간 뒷꿈치 상처고 밥시간이고 늦을거 같아 욕먹을 각오하며 강제로 그녀의 갸녀린 발목을 잡아 뒷꿈치를 확인한다.
의도치 않게 그녀는 엉덩방아까지 찧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시발!지금 장난해요??!@%%^"

"죄송해요..음 좀 까지고 멍좀 들거 같네요..일단 크게 다친건 아니여서 다행인데... 잠시만요."


그녀의 발목을 내려 놓은후 한발에 성큼 방안에 뛰어들어가 불을 키고 가방에서 이리뒤지고 저리뒤지다 연고와 밴드를 찾아 들고 복도에 나간다.
그녀가 궁시렁대며 계단쪽으로 절뚝 거리며 슬리퍼를 질질 끌며 가고있다.


"저기요!! 이거 붙이고 가야죠!"


"아~됬으니까 이제 좀 꺼져요"


1층까지 끈질기게 연고바르자며 연신 말했지만 성난 탓인지 언성높여 꺼지란말과 내버려두란말만 되풀이한다.
왠지 모르게 오기가 생긴다.


"이것만 바르자구요!"


"아!!!!진짜!!됬!다!고!!!?????????????????"


그녀가 목소리가 복도 끝편까지 메아리치며 귓방망이 한방이라도 날려 버릴 생각이었는지 그녀가 뒤돌자 때를 놓칠세라 그녀의 발목을 잡아 연고를 바른다.
밴드가 닿지 못하게 발을 동동 구르며 욕을 해대자 나 역시도 화가 치밀어 올라 눈감으며 심호흡하다 고개를 들어..


"아!!!!!!좀!!!가만히 있어보라고!!!!!!!!!!!"


짓누른 화를 못참고 결국 소리 질러버렸다. 그녀는 놀랐는지 날카로운 눈매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토끼눈처럼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게의치 않고 묵묵히 밴드를 붙이고선 일어서서 그녀에게


"저 때문에 그렇게 된건 미안한데! 사람 성의 무시하면서까지 그러는거 아니죠! 저도 미안해서 그런거니까. 
아..그리고 말 그렇게 함부로 하지마요!."


말을 끝내고 놀란 그녀를 뒤로 한채 불빛이 가득찬 복도를 벗어나 체킹이 해제된 뒷문을 열고 칠흙같은 밤속으로 들어간다.
씩씩 대며 나왔지만 이내 소리친것에 대해 후회가 된다.



'상처 먹지는 않았겠지..?.."




그렇게 자갈길을 걷다보니 산속이라 그런지 들짐승 울음소리가 여기 저기에서 들려 온다. 
아까 낮에 이야기를 나눴을때 밤에 간혹 들짐승이 내려와 크게 다치거나 죽은 사례가 있었단 말이 떠오른다.
식당으로 가는 길어귀에는 불빛하나 없어서,
위험하겠단 생각에 발걸음을 멈춰 그녀가 나오길 기다린다. 
머지않아 도박장 뒷문이 열리고 빛속에서 그녀가 빠져 나오자 들킬세라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거리를 두고 기다리다 벌걸음을 옮기는걸 반복하다 식당에 도착했다. 
역시나 식사들을 먼저 끝낸 직원들은 식당 문밖에서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중인가 보다.
치우려던 반찬통을 겨우 붙잡고 고개 숙여 주방안의 아주머니에게 방긋거리며 


"죄송합니다...친구가 좀 다쳐가지고 약발라주느라좀 늦었네요"


"아이고 총각좀 빨리좀 다녀.. 우리도 빨리 하고 쉬야지~.."


"예예..죄송합니다.."


고개를 돌려 식당문을 바라보며 그녀가 오길 기다린다.
그녀가 식당안에 들어섰고 눈이 마주칠라 다시 고갤 돌려 식판을 들고 밥과 반찬들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한다.
식당안 식판 긁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식사를 하는 직원들은 몇남지 않아서 괜한 조바심에 밥을 먹던 중에 고개를 드니 
저쪽 반대편 끝에서 늦게 나온 탓인지 그녀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남은 직원들이 식사를 다 한후에 밖으로 나가자. 그녀와 나와 식당아주머니들만 남았다.
식사를 다하고 애꿎은 국물만 후룹후룹 마시며 그녀가 식사가 끝나길 기다린다. 그녀가 식사가 끝난 듯 보이자 
이제 식사 다한듯 


"이모 잘먹었어요..오징어볶음이 그냥 말이 필요없네요~"


"그려그려.. 일찍다녀 총각 앞으로.. 야!!! 신서희!!!야 이년아 너도 빨리다녀 이모 팔빠지니께!응? 그럼 그게 너야? 어딜 다친거야"


'이름이 신서희구나..'

고개돌려 그녈 보자
그녀가 내 눈치를 보듯 한번 쳐다보곤 입을 연다.


"아~그냥 좀 다쳤어~알았어 빨리 다닐께 이모"


일어나 식판 정리후
식당 밖으로 나가자 식당 근처에선 마지막 남아있었던 직원 3명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역시나 도박장으로 가는 길가엔 직원들이 아무도 없었다.
길어귀에서 그녀가 나오길 기다리는 사이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혹여나 들짐승이 튀어나오질 않을까 겁이나 촉각을 세운다.


'이거 언제 시간날때.. 전등이라도 달아놔야겠군..'


기다리던 그녀는 식당에서 나오고.. 아까전과 같이 기다리고 걷고를 반복하다 도박장에 들어섰다.
그녀가 들어오는걸 확인한 후에 복도를 따라 걷자 도박장 복도 중앙 홀을 보니 오픈준비를 하는듯 쓸고 닦고 청소에 열중히다.
계단을 따라 4층에 들어서고 내 방문을 열자 키가 185쯤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인기척 소리가 나자 남자는 뒤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세상풍파를 그대로 맞은듯 얼굴에 힘든 세월이 보이는듯 했다. 
무슨일을 했을진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작은 흉터들이 얼굴에 난자 되어있고, 눈은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무서워질 정도로 사람의 눈빛이 아닌 맹수처럼 맹렬했다.
몸은 운동을 해왔었는지 옷을 입어도 그대로 들어날 정도로 탄탄함이 눈에 보였다.


"자네가 진주성인가?"


"예.그렇습니다."


"있다가 출근할때 저 옷입도록 해 뭐 안맞으면 다시 말하고..아참 난 정필호 실장이라고 하네"


"예.반갑습니다 진주성이라고합니다."


"그래 뭐 딱히 알아둘건 많지 않고 직원들끼리 이야기 나눌때 격식 차려서 말할것과 도박장에 찾아온 손님들의 이상징후가 보인다거나 하면 이어마이크로 보고하고,
또 저기 총같이 생긴건 실제 총이 아니지만 비상사태때 쓰일 도구야. 자네와 근무 설 동료에게 자세한 설명은 듣고 이것들만 잘 지켜지면.. 1년 남은거 맞지?"


"예. 1년 남았습니다."


"그래.1년 동안 별일 없이 복무를 마칠것니까. 열심히 하도록 해. "


"예.알겠습니다."


"뭐 내가 할말은 여기까지니 이만 나가지 준비하고 도박장밖 입구쪽으로 나가면 동료가 근무서고 있을 거니까 그 쪽으로 가봐"


"예."


이야기 몇마디 나눴는데 바짝 긴장해 땀까지 났다. 
먼저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마친후에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털며 침대로 다가가 뉘어있는 정장을 들어 몸에 대보곤 입어본다. 
뭐 그럭저럭 옷사이즈는 맞는거 같다. 오랜만에 입어보는 정장이여서 인지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거울에 여기저기 둘러보며 온갖 폼을 잡는 내 모습에 나도 우스웠는지 웃음이 자꾸 나온다 그러던 중에
침대에 놓여진 이어마이크와 총과 비슷한 도구가 거울에 비춰져 초점을 마춘다.
뒤돌아 침대로 다가가 이어마이크를 착용하고 총과 비슷한 도구를 들어 여기저기 살펴보았지만. 총알이 아닌 바늘이 붙어있는 약품같아 보이는 캡슐만이 있을 뿐이다.

'함 물어봐야겠군..'

안 주머니에 총을 넣고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자 달빛으로 온통 서리 내리듯 숲을 하얗게 매운다.
이전에 있었던 음식점과 무슨 연관이 있는 곳일지 한편으론 두렵지만서도 흥미로워진다. 
손목을 쭉 뻗어 옷을 재낀후 손목시계를 바라보니 어느덧 8시 40분이다. 
다시 거울에 앞에서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자...슬슬 나가볼까..?"





-6편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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