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단편
2016.11.27 11:03

팔머에게 주어진 친절한 저주

조회 수 31 추천 수 0 댓글 0

내가 팔머 켄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장례식이었다.

그는 훌쩍이는 군중들 사이에 눈에 띄게 서 있었다. 키가 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마치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이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단상으로 올라가 몇 마디 단어를 뱉었다.

 

"다들 왜 이렇게 슬퍼 보이는지 모르겠네요." 며 입을 열었다.

그게 팔머의 부인이 가진 인내심의 끝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팔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화재로 막 집과 세 아이를 잃은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팔머는 이후 몇 년간 종적을 감췄다. 

직장에서 잘리고 또 잘린 뒤 정신 병원에서 불행한 나날을 보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의 아내뿐만 아니라, 누구도 그를 오래 참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제, 나는 구걸을 하고 있는 이 남자를 다시 만났다.

나는 말을 나누기 위해 쭈그리고 앉아서 누추한 차림의 팔머를 바라보았다.

어찌된 일인지 한 쪽 귀와 다리의 반절을 잃었지만, 내게 누런 이를 보이며 행복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나는 불현듯이 오래 전 있었던 흡사한 일을 떠올렸다.

 

그 때의 팔머 켄트는 퉁명스러운 친구였다.

우리는 걸어가던 중 구걸하는 한 늙은 여자와 마주쳤고, 그는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나는 그 여자가 말을 꺼내기 전에 지었던 미소를 기억한다.

"여생을 행복하게 살아요."

 

어제, 나는 팔머의 눈동자 안에 감춰진 무언가를 보았다.

그는 모든 일들에 대해 슬퍼할 수 있길 절박하게 원하지만, 그럴 수 없다고 느껴졌다.

 

 

 

출처 : http://redd.it/w3rjc/

번역 : http://neapolitan.tistory.com/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731 단편 수호자들 달달써니 2016.11.27 178 0
1730 단편 독심술 달달써니 2016.11.27 76 0
1729 단편 필립 선장 달달써니 2016.11.27 58 0
1728 단편 등반 1 달달써니 2016.11.27 48 0
1727 단편 정신분열증 4 달달써니 2016.11.27 117 0
1726 단편 딸[daughter] 달달써니 2016.11.27 71 0
1725 단편 좋은 아침 2 달달써니 2016.11.27 34 0
1724 단편 배고파 너무 배고파 달달써니 2016.11.27 51 0
1723 단편 사슴 2 달달써니 2016.11.27 30 0
1722 단편 손금 달달써니 2016.11.27 32 0
1721 단편 자각몽 달달써니 2016.11.27 37 0
1720 단편 수술 2 달달써니 2016.11.27 31 0
1719 단편 할머니 2 달달써니 2016.11.27 38 0
1718 단편 여기선 휴식을 취할 수 없습니다 달달써니 2016.11.27 39 0
1717 단편 죽을 시간 달달써니 2016.11.27 42 0
1716 단편 그 곳에 있는 것들 1 달달써니 2016.11.27 23 0
1715 단편 메두사 증후군 달달써니 2016.11.27 57 0
» 단편 팔머에게 주어진 친절한 저주 달달써니 2016.11.27 31 0
1713 단편 독방 1 달달써니 2016.11.27 23 0
1712 단편 책갈피 달달써니 2016.11.27 26 0
1711 단편 바닥 없는 구덩이 달달써니 2016.11.27 28 0
1710 단편 지하실 문 1 달달써니 2016.11.27 27 0
1709 단편 완벽한 가족 달달써니 2016.11.27 30 0
1708 단편 숲 속 깊은 곳의 조용한 오두막 1 달달써니 2016.11.27 38 0
1707 단편 선택 1 달달써니 2016.11.27 21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70 Next
/ 70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