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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追奴)는 본래, 고려말부터 사대부집에서 노비들을 관리하는 노비의 한 직책이었다. 노비들중에선 어느정도 높은 직급으로써 천민대우를 면하기도 했고 면천받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조선에 들어와 1592년 임진왜란을 겪고 사회적 문화적 사상이 크게 변화한 조선후기부턴 노비의 생활이 싫어 도망하거나 주인을 죽이고 스스로 살주계(殺主契)를 만들어 주인과 주인 일가를 몰살시키고 산적이나 도적들에 편입되어 산속에서 무리와 함께 숨어 살던 경우가 많았다.

 

이때, 조선왕조실록에는 그 기록이 미비한 추노꾼들의 역할이 변하기 시작하는데, 도망노비들을 추격하여 잡아 다시 관청에 넘기는 '노비관리' 소속으로 암암리에 개편되었다. 

 

실제로, 무예를 꽤 하는 몰락한 양반이나 살길이 막막했던 거리의 부랑자들, 조선의 대규모 조폭조직이었던 검계와 같은 양아치들은 이 추노질로 상당한 금화를 얻어 간간히 연명해갔으며, 많은 수의 추노꾼들이 한양뿐만 아니라 8도 곳곳에서 활약했다고 한다.

드라마 추노에 나온 이대길 역시 자기집 노비들에 의해 가문이 작살난 몰락양반으로써 살길이 막막하여 추노꾼이 되었다.

 

특히, 한양 외곽 경기도지방에선, 힘있고 권력있는 집안의 한밤중에 노비들이 집에 불을 지르거나 주인들을 구타, 살해하고 집단으로 말을 훔쳐 충청북도 지방으로 도망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아서, 나라에서 골머리를 썩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라에선 항상 포도청과 같은 지방관청을 닥달했고,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지방 관아의 수령들은 힘깨나 쓰는 길거리의 깡패새끼들을 모아 대규모 '추노꾼' 을 형성해 8도 지방 곳곳으로 파견한다.

 

추노꾼들은 노인, 여성, 아이를 가리지 않고 도망노비라면 잔인하게 잡아 관청으로 끌고왔으며, 드라마 추노처럼 도망노비들이 무기를 들고 저항하는 경우 잡아 묶은 후 손가락과 발가락을 하나씩 잘라내며 고문하는 형식으로 죽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도망노비들이 추노꾼들에게 붙잡혀 도망나온 주인집으로 다시 강제입갤하게 될 경우, 드라마에서 나온 것 처럼,

나이가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도망한 천출을 상징하는 6개의 한자를 양쪽 뺨과 이마와 목에 인두로 지져서 새겨넣어야 하는데, 상당히 잔인하고 비윤리적이다.

 

 

 

 

천한 쓰레기, 노예를 상징하는 노비 노 (奴) 를 오른쪽 뺨에,

인간도 아닌 짐승들이 주인에게 거역을 했으니 들짐승을 뜻하는 짐승 수 (獸)를 왼쪽 뺨에,

먹여주고 재워준 주인의 은혜를 배반했으니 배반할 반 (叛) 자를 이마에,

도망노비의 목숨값은 남해바다 왜구보다 못하다하여, 뒷목에 왜구의 왜 (矮) 자를,

도망노비를 다룰 때에는 북방 오랑캐 다루듯 해도 된다, 라고 하여 턱에 오랑캐 호 (皓) 자를 죽을때까지 지워지지 않게 인두로 지져서 새겨넣었다.

그리고 농구공만한 크기의 대인두로 도망노비의 등에 죄인을 뜻하는 죄악 죄 (罪) 자를 새겨넣었다.

 

특히, 잡혀온 도망노비가 여성일 경우엔, 양쪽 가슴에 주인의 성노리개가 도망을 쳤으니 간음할 간 (奸) 자까지 세겨넣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잔인한 결과가 나오니, 도망노비들의 경우엔 차라리 추노꾼들과 싸우다 죽음을 택하는 게 낫지, 잡혀가서 저런 수모를 당하고 평생 일꾼으로 살다 죽는건 싫었을 것이다.

 

 

실제로, 주인을 죽이고 산으로 튄 도망노비의 수가 급증한 18세기 후반에, 관청에서는 추노꾼들에게 도망노비 1명을 잡아올 경우 도망노비 4명분에 해당하는 금화를 지급했으며 지속적으로 관청과 연계하여 추노꾼질을 할 수 있는 특권까지 주었다.

이런 현실에서, 상당히 많은 힘깨나 쓰는 부랑자들이 추노꾼에 자원했으며, 도망노비들 역시 산에 모여서 화적이나 산적이 되어 무술을 익히고, 추노꾼들에 맞서 싸우게 된다.

 

처음엔 1~2명으로 활동하던 추노꾼들도, 점차 도망노비들이 무기를 들고 조직적으로 저항하자, 드라마와 같이 5인조나 10인조의 팀을 꾸려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8도의 유명한 산에, 특히 산세가 높고 험준하기로 소문이 난 지리산이나 계룡산과 같은 고산들엔 으레 수백명씩 도망노비들이 무리를 지어 마을을 이루어 살았다고 전해지고, 추노꾼들과의 죽고 죽이는 싸움도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사대부 양반집의 노비들이 대거 도망친 남한 3도, 충청 전라 경상에는 체포율 높고 싸움잘하기로 소문난 잔인한 추노꾼들이 극성을 부려 도망노비들의 씨가 거의 말랐으나, 평안도, 황해도와 같은 북방지방으로 도망을 친 노비들의 경우 그곳에서 조직적으로 구성된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함께 추노꾼들에 맞서 싸웠기때문에 조선이 근대 개혁을 이루고 신분제가 철폐되는 19세기 후반까지도 도망노비와 추노꾼들의 죽고 죽이는 싸움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1976년 북한의 사학계가 러시아, 중국 동양사학계와 공동으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평안남도 영원부근에서 대대로 전해져내려오는 민간설화중, 드라마 추노와 닮은 "추노꾼 강모장군과 선녀 이씨" 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야이언트 강모 ㄴㄴ)

 

이 설화에 따르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노비들이 한밤중에 집을 불태우고 도망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강씨라는 양반이, 도망노비들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며 성장해 평양에서 제일 가는 추노꾼이 되어 추노꾼 강모장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 추노꾼 강모장군에게 한양에 있는 판서집안의 도망노비 이씨 가족을 잡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이 추노꾼은 이씨가족을 쫓아 묘향산까지 들어가게되는데, 그 곳에서 도망노비 이씨의 딸과 사랑에 빠져 그들을 오히려 지켜주다가, 도망노비들을 소탕하러 온 영의정의 군사들에게 죽임을 당해 훗날 하늘의 선녀와 선녀를 지키는 장군이 된다는 비극적인 설화라고 하는데, 설화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음을 말하는 귀중한 사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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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 시발 존나길다 5줄요약

 

1. 추노는 있었다.

2. 도망노비도 있었다.

3. 드라마처럼 추노와 도망노비가 사랑하는 일도 있었다.

4. 7시 내고향에도 도망노비들이 많이 도망갔다고 한다.

5. 명불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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