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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호러
2012.03.19 19:34

홈쇼핑 3.

조회 수 1461 추천 수 0 댓글 0

해옥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씩씩거리며 어디론가 전 화를 거는 해옥.

“야, 조인희. 어디서 뭐하냐.”

 

“이년이 여보세요, 도 안 하고. 예의 없는 년.”

 

“너 내 여보 아니잖아. 어디서 뭐하냐고.”

 

“그러면 나는 여보가 대체 몇 명이냐? 집이야.”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

 

“니네 집 가는 길에 잠들겠다. 아서라.”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제발.”

 

“조를 걸 졸라, 이년아. 내일이 휴일도 아니고, 우리가 가까이 사는 것도 아니고!”

 

“아, 진짜 심각해서 그래.”

“전 남자친구한테 이상한 얘기라도 들었냐? 왜 자꾸 진지드립 이야.”

 

“어, 맞아. 걔가 나보고 스토커래. 그런데 그거 말고 더 심각한 이야기야.”

 

“뭐, 어제 본 홈쇼핑에서 남자 빤스보다 쇼킹한 거라도 팔디?”

 

“어, 맞아. 그거 때문이야.”

 

“얘가 날 점쟁이로 만드네. 아무튼 주말에 만나서 얘기하든지 하자.”

 

“야, 그러지 말고 제발.”

 

“그럼 네가 우리 집으로 오든가. 왜 멀쩡히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람을 오라 마라야!”

 

“야, 거기서 우리 회사까지 얼마나 먼지 알잖아. 나 어제도 거 의 밤 샜단 말이야!”

 

“그럼 일찍 들어가서 잠이나 쳐 자, 이년아!”

 

“이 매정한 년, 진짜 이럴래?”

 
“우리 집으로 오라했는데 분명히 네가 싫다 했어. ‘꿇어라, 동 해야’ 봐야 되니까 이제 끊는다. 끊어라, 이년아.”

 

“야, 조인희. 야! 야! 너, 진짜…”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한 숨을 쉬는 해옥. 그때 마침 문자가 하 나 도착했다.

[집 앞에서 잠깐 보자 아까 문자는 미안]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헤어진 남자친구를 다시 보 는 거북함보다 지켜 줄 사람이 생긴다는 든든함이 더 컸다.

 

버 스에서 내리자마자 해옥은 주변을 살폈다. 의심스러운 사람은 없었다.

 

대로변을 지나 삼거리에서 자신의 집이 있는 샛길로 방향을 틀었다. 아침에 봤던 사람들이 그대로 있었다.

 

태연한 척 걸어가며 해옥은 귀를 쫑긋 세웠다.

“장석윤은 어디 가고 저 여자만 보여.”

 

“잡아서 족쳐 볼까?”

 

“슬슬 짜증나는데 아무나 붙잡고 시비 걸고 싶어.”

아침보다 훨씬 과격해진 그들의 대화에 해옥은 소름이 끼쳤 다.

 

역시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걸 음을 옮겼다.

“김해옥!”

집 앞에 다다르자 누군가 해옥을 불렀다. 익히 아는 목소리였 다.

“상우야.”

눈물이 왈칵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 냈다. 상우라고 불린 남자는 해옥의 전 남자친구였다.

 

머리카락이 짧고 목과 다리 가 굵어 강한 인상을 자아냈는데 면도를 걸렀는지 수염까지 삐죽빼죽 솟아 영락없는 산적 두목이었다.

 

해옥이 침을 삼키 며 감정을 추스르는 사이 상우가 말했다.

“여전히 늦게 끝나네. 일은 좀 어때?”

투박한 말투였지만 해옥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잠시 당황 하던 상우가 해옥의 어깨를 감싸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 어제 엄청난 걸 보고 말았어.”

해옥이 상우의 품에서 벗어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게 뭐 냐고 상우가 묻자 해옥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들어가서 얘 기하겠다고 말했다.

 

해옥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상우가 그 뒤를 따랐다. 계단 곳곳으로 담배 꽁초들이 보였다.

 

2층 계단 부터는 스멀스멀 연기까지 다가왔다. 지켜 줄 사람도 있겠다,

 

해옥은 이번에야말로 으름장을 놓겠다고 생각하며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같이 가자는 상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얼마 안 있어 연기의 원흉들이 나타났다.

“이봐요, 당신들……”

가장 가까이 있던 남자가 해옥의 말을 끊었다.

“장석윤 씨 이사 갔다대요? 2주가 넘었다는데. 아가씨 모르고 있었어요?”

해옥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 어, 어, 하고 말을 흘렸다. 그때 상 우가 해옥의 옆으로 다가왔다. 힘을 얻은 해옥이 참아 왔던 말 을 퍼부었다.

“그런 건 모르겠고요.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어떡해요.

 

하 다못해 창문 열고 환기라도 시키든가, 꽁초랑 재는 바닥에 다 버리고. 지금…” “여전히 코빼기도 안 보여?”

상우가 해옥의 말을 끊고 말했다. 말 상대는 해옥이 아니라 담 배를 피우던 남자였다. 남자가 대답했다.

“어. 주인 말로는 이사 간 지 2주가 넘었다던데? 열쇠도 반납 했고 물건들도 싹 뺐대. 문 앞에 우편물 쌓인 것 봐. 그 새끼 잡 기 힘들 것 같은데.”

태연하게 남자와 대화하는 상우의 모습을 보며 해옥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 여기는 내 여자 친구야. 안 그래도 어제 주소 보다가 깜짝 놀랐어.” 급기야 상우는 해옥을 남자들에게 소개시켜 주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첫 인사가 “오랜만이네” 혹은 “여긴 어쩐 일이야”로 시 작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우연히 만난 지인은 아닌 모양이었 다.

“뭐라고 해야 하나. 친구는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들이야. 해옥 아, 인사해.”

상우가 해옥에게 말했다. 해옥이 멍한 표정으로 꾸벅 인사를 했다. 남자들도 인사를 했다. 그다지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해 옥은 숨 쉬기가 곤란하다는 듯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서둘러 계단을 올랐다. 상우와 남자의 대화 소리가 담배 연기처럼 해 옥의 뒤를 따라왔다.

 

카세트테이프를 감을 때처럼 위잉, 하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해옥이 문을 열자 그제야 상우는 계 단을 뛰어올랐다.

 

해옥으로서는 선택의 기로였다. 하지만 이대 로 모른 척한다면 아예 이실직고하는 꼴이라는 생각에 해옥은 상우를 집으로 들였다.


“담배 때문에 그랬어?”

상우가 신발을 벗으며 물었다. 그러자 먼저 들어가 소파에 가 방을 내려놓은 해옥이 대답했다.

“난 화생방 훈련은 받아 본 적이 없거든.”

상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거실로 들어왔다.

“이제 얘기해 봐. 어제 봤다는 게 뭐야?” “너부터 얘기해 봐. 왜 갑자기 만나자고 한 거야? 커피? 녹차?”

상우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았다.

“커피. 그냥 잘살고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아직 나를 못 잊었 나 싶기도 하고, 뭐, 그래서 그냥.”

해옥은 잠시 말없이 커피를 타는 데 집중했다. 태연한 척했지 만 가슴은 터질 듯이 쿵쾅거리는 중이었다.

 

불편하니까 이만 나가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간신히 참아 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랑은 무슨 관계야?”

상우가 소파 곳곳을 두리번거리며 대답했다.

“아, 그냥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야. 옳지, 찾았다.” “같이 일을 한다고? 글은 이제 안 쓰기로 한 거야?” “써야지, 왜 안 써.

 

그런데 글만 써서 먹고 살기가 쉽지 않더라 고.”

상우의 손이 자신의 정면을 향했다. 손 바깥으로 시커멓고 길 쭉한 물체가 삐져나와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해옥의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해옥이 들고 있던 티스푼을 떨어뜨림과 동 시에 티브이에서 딸칵, 하는 효과음이 났다. 해옥은 뛰었다. 개 구리처럼 펄쩍 펄쩍.

 

상우는 그런 해옥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 다보았다.

“고장 나서 시끄럽단 말이야.”

채널 숫자가 송출되기 전에 해옥은 전원을 누르는 데 성공했 다.

 

낙하하는 롤러코스터 안에서 억지로 입을 가린 여자처럼 티브이는 짧은 비명을 내고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해옥 은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비록 마음뿐이지만.

“예민한 건 여전하네.”

심드렁하게 말을 던지고 상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식탁으로 다가가 해옥이 타 놓은 커피 한 잔을 음미하기 시작 했다.

 

해옥은 상우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식탁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무슨 일하는데?”

해옥이 상우 앞에 앉아 커피 잔을 들었다.

“수전증 있었어? 커피 쏟겠다. 그냥 뭐, 쇼핑몰 같은 거. 야, 진 짜 쏟겠다.”

상우가 손을 뻗어 해옥의 커피 잔을 잡았다. 해옥은 억지로 커 피 한 모금을 마시고 상우의 손을 빌려 잔을 내려놓았다.

 

머릿 속이 수많은 파편들로 핑핑 돌았는데 대부분 어떻게 하면 이 자식을 내보낼까 하는 것들이었다.

“무, 무슨 쇼핑몰인데?” “그냥 조금 마니악한 물건들 파는 덴데 깊게 알 필요 없어.”

상우가 해옥의 눈을 피했다.

“넌 꼭 그러더라. 새벽 두 시에 노래방 가서 여자 끼고 술 먹은 것도 내가 알 필요 없는 거였겠지.”

“그 얘기를 왜 지금…”

해옥이 손바닥으로 식탁을 치며 일어났다.

“됐어. 너랑 길게 얘기해 봐야 좋을 거 없을 것 같다. 이만 가 줬으면 하는데.” “항상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지.

 

여자 끼고 놀았던 건 내 친 구들이었다고 몇 번을 얘기해?” “그래, 새벽 두 시에 노래방 간 건 잘한 거지.”

상우가 한숨을 푹 쉬었다. 해옥은 더 이상 할 말 없다는 듯 커 피 잔을 들고 등을 돌렸다.

 

속으로는 잘 풀려 간다는 생각에 안 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성격 하나는 진짜 뭣 같다. 헤어지길 잘했지.”

상우의 빈정거림에도 해옥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대꾸했다.

“그래 다음엔 뭣 같지 않은 년 만나길 빌게.”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정확히 말하면 상우의 짧은 한숨이 서너 번 흘렀다. 이윽고 의자 끌리는 소리가 들렸고 해옥은 곁눈질 로 뒤를 보았다.

“하나만 물어보자. 전화는 왜 걸었어?”

해옥이 뒤로 돌아 팔짱을 꼈다.

“삭제하려다가 잘못 누른 거야.”

상우가 표정 없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대단한데? 너 조금 생뚱맞은 거 알아? 아무튼 갈게. 나 중에 얘기하자.”

그러면서 상우가 몸을 돌렸다. 해옥은 말없이 상우의 뒷모습 만 쳐다보았다.

 

진동 장치 스위치라도 올라간 듯 온몸이 바들 바들 떨렸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상우는 현관에서 신발을 신 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발 끈을 묶던 상우가 문득 옆의 수납 통 을 바라보며 동작을 멈추더니 손을 뻗어 낚싯바늘이 생선 올 리듯 종이 한 장을 꺼내 올렸다.

 

분홍색 종이였다. 동시에 해옥 은 팔짱을 풀었다. 상우는 되감기를 하듯 종이를 수납 통에 넣 고 신발 끈을 풀었다.

 

해옥의 입에서는 이가 부딪치며 타자기 소리를 내었다. 상우가 신발을 벗다 말고 주머니에서 핸드폰 을 꺼내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답신 메시지를 작성하며 상 우가 나직이 말했다.

“장석윤 일주일 전 자살.”

‘살’ 소리와 핸드폰 폴더가 닫히는 ‘탁’ 소리가 겹쳤다. 해옥은 상우가 손을 넣었던 수납장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온 갖 자책과 후회와 절규가 머릿속을 휘감았고 한편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상우가 신발을 벗었다.

 

그 리고 고개만 돌려 해옥을 쳐다봤다. 아무 표정도 없이.

“너였냐?”

-

“얘는 불도 켜 놓고 어딜 간 거야.”

트레이닝복 차림의 인희가 현관문을 닫고 거실로 들어갔다.

 

다음 날 입고 갈 평상복과 핸드폰 충전기 등이 담긴 쇼핑백을 소파 위에 던져두고, 겉옷을 벗어 식탁 의자에 걸었다.

 

냉장고 를 열어 마실 음료를 찾던 인희가 중얼거렸다.

“물 아니면 맥주네. 먹다 남았으면 좀 버릴 것이지, 하여튼 궁 상맞은 년.”

캔 맥주를 꺼내들고 식탁 앞에 앉은 인희가 주머니에서 핸드 폰을 꺼내들었다.

 

전화기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자 ‘해옥이년’ 으로 도배된 최근 통화 목록이 나타났다. 가장 위의 ‘해옥이 년’을 선택하고 핸드폰을 귀

로 가져갔다. 어깨를 이용해 핸드폰을 귀에 고정시키고 양손 으로 맥주 캔을 땄다.

 

한 모금으로 가글하듯 입안 전체를 차갑 게 식힌 다음 목구멍으로 넘겼다. “카아.” 하고 탄성을 낸 후 인 희는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당장 뒤질 것처럼 닦달해서 왔더니. 썩을 년, 진짜.”

당장 전화 안 하면 죽인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인 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파에 앉아 맥주 몇 모금을 더 마셨 다.

 

시계 바늘은 둘 다 ‘12’에 가까웠다. 문이라도 열려 있던 게 어디냐는 생각을 하며 인희는 소파에 발을 뻗었다.

 

발에 부딪 혀 뭔가가 툭, 하고 떨어졌다. 리모컨이었다. 재빨리 리모컨을 집은 인희가 티브이의 전원을 올렸다.

“기존의 인형들이 찌르고 베는 위주였다면, 이번 루마니아 저 주의 인형은 타격용으로도 쓸 만합니다.

 

감쪽같다는 얘기죠. 어릴 때, 친구 머리 때리고 시치미 뚝 뗐던 경험 다들 한 번씩 은 있으실 겁니다.

 

루마니아 저주의 인형은 이런 아련한 추억 을 되살리는 기능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점은, 친구가 아 닌 누구에게라도 할 수 있다는 점이죠.”

티브이에서는 웬 남자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슨 코미디 프론가? 근데 뭐야. 428번? 어제 해옥이 년이 얘 기했던 그건가.”

인희가 중얼거리며 티브이 볼륨을 올렸다. 그러자 남자 소리 외의 주변 잡음이 귀에 들어왔다.

 

그중 하나는 흐느낌이었다. 여자의 흐느낌. 카메라가 옆으로 돌아가고 이번엔 검은색 정 장 차림의 여자가 화면에 잡혔다.

“특별 편성으로 함께하고 있는 리얼홈쇼핑. 아무래도 시간대 가 좋지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방송을 마쳐야 할 것 같은 데요.

 

앞으로 15분만 더 주문 받도록 하겠습니다.

 

30회 특집 루마니아 저주의 인형! 구매하신 모든 분들께 저주의 종이 두 세트를 무료로 드리고 있습니다.”

여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화면이 정신없이 흔들리기 시작했 다. 아랍어 보컬이 섞인 기묘한 디스코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 동안 남자와 여자는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흔들고, 때리고, 던 지고, 밟고, 찔렀다.

 

음악 중간 중간 박자를 무시한 비명이 튀 어나왔다. 오히려 인형의 움직임과 박자가 맞았다.

 

심장 박동 기의 화면처럼 흔들리던 카메라가 남자와 여자를 떠나 새로운 사람을 잡았다.

 

의자에 앉은 그 사람은 온몸에 봉선화 물을 들 인 것처럼 빨겠다.

인희는 리모컨을 떨어뜨렸다. 화면이 흔들렸지만, 알아보기 힘 들 만큼 신체가 훼손됐지만, 목걸이와 신발 정도로도 누군지 알아보기에 충분했다.

그저 입만 벌어질 뿐, 이름을 부를 정신도 없었다. 인형이 움직 일 때마다 친구의 몸도 따라 움직였다.

 

피와 살점이 뻥튀기처 럼 튀어 올랐다. 인희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찾았다. 번호를 누르고 귀에 가져갔다.

 

신호음이 울리자 춤추던 티브 이 화면이 정지했다.

 

몇 번 더 울리자 남자와 여자의 표정이 달 라졌고, 통화가 시작되니 화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인희가 핸드폰을 떨어뜨렸을 때 남자의 입이 열렸다.

“주소는 어제와 같습니다.”

티브이 화면이 흑백으로 바뀌었다. 현관 너머가 시끄러웠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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