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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1.05 01:52

건망증

조회 수 833 추천 수 0 댓글 2
나는 어렸을 때부터 건망증이 심했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혼해서도 변함이 없었다.

중요한 서류를 집에 놓고 와서 아내가 회사에 서류 주러 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항상 뭔가 잃어버리고 다녔고, 아내에게 늘 잔소리를 들었다.

생각해보니 혼자 있었을 때가 더 나았다.
건망증으로 늘 부부싸움이다.
아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해되지만, 계속 이대로라면 노이로제 걸릴 것 같다.

어느 날, 평소보다 격한 싸움을 하니 아내가 사라졌다.
옷도, 지갑도, 통장도 그대로. 심지어 신발도 그대로다.

경찰이 주변을 수색했지만 이상하게도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는 괴로운 현실에서 도망치듯 집에서 나왔고, 지금은 이사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혼자 살고 있다.

외롭다.
잃고서야 소중함을 안다고 하더니, 진짜인 것 같다.
그녀가 늘 돌아오길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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