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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1.05 01:34

그녀의 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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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고향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마을이었다.
평생 고향을 벗어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도시로 상경하게 되었다.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다.
남자는 가난했기에 여자의 부모님이 반대했던 것이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와 함께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함께 상경,
가난했지만 행복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남자의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하면서 남자는 여자에게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밖에서 여자를 만들어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 날이 많아졌고,
그런 날이 계속 되었다.
두 달이 넘게 그런 생활이 지속되자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고향으로 돌아갔다.
여자가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남자는 이미 다른 여자에게 팔려있는 터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고향 친구에게서 그녀의 자살을 알게 되었다.

"야, 장례식 올 거지?"
"왜? 나 바빠. 그것보다 왜 자살한 건데?"
"그건 네가 알고 있잖아! 너 정말 변했구나. 안 오면 나도 절교다."

남자는 갈 생각이 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밀려 마지못해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
그런 남자가 여자의 친정에 도착한 건,
결국 장례식이 끝나고 3일 후였다.

일단 분위기가 안 좋을 것 같으니 엎드려서 빌자.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관을 열었다.

"장모님 저 왔습니다."

잠시 후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먼 곳에서 잘 왔네."

장모님의 밝은 태도에 조금 놀랐다.

"……."
"오느라 고생 많았네. 배고플 때 일단 앉게."
"네에……."
"자네도 힘들지? 우리 딸이 못나서 자네에게 늘 민폐구만."
"아,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오랜만에 보는데, 우리 딸하고 같이 지낸 이야기 좀 들려주게."

아무래도 장인어른은 자실의 원인이 남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남자를 볼 때 분개 하긴 커녕, 반갑게 웃으면서 대한다.

"이제 밥이 다 됐네. 뭐 한잔하면서 이야기합세."
"네."

남자는 즐거운 이야기만 했다.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점점 이야기가 길어지고 밤이 되었다.

"오늘은 늦었으니 자고 가게."
"아, 아닙니다."
"밤엔 위험해. 술도 마셨으니 자고 가게."

여자의 집에서 남자의 고향집까지 걸어가도 1시간 걸린다.
길도 포장되어 있지 않고, 불빛도 없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가고 가겠습니다.
남자는 꺼림칙했지만 여자의 방에서 잤다.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남자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돌았다.

유서도 남기지 않은 건가.
부모님에겐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은 모양이군.
그래서 부모님은 우리들을 반대해서 자살했다고 오해하는 거구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남자는 잠들 수 있게 되었다.

"으아아아아악!"

새벽 무렵, 갑작스런 비명에 잠이 깼다.
장인어른, 장모님 방이다.
무슨 일이지?

남자는 방문을 열었다,
방에는 여자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사체가.

"무슨 일이죠?"
"일어나보니 옆에 누워있었네." "도대체 누가 이런 심한 짓을……."

그날은 힘든 하루였다.
시신을 다시 매장하고 뒤처리 하고 오니 벌써 밤이었다.
장모님께서 불안하다고 말씀하시기에 고향집에도 가지 못하고 또 하룻밤 묵기로 했다.

설마 무덤에서 나온 건가…….
아냐, 그럴 리 없다.
죽은 사람이 되살아날 리가…….

"까아아아아악!"

그 날 새벽.
비명소리에 잠에서 깼다.

장모님 방에 가니 또 여자가 있었다.
시신은 썩기 시작해서 구더기가 눈에서 나오고 있었다.
아름다웠던 여자의 모습이 아니다.

장모님은 미친 듯이 혼잣말을 하고 계셨고,
장인어른은 공포와 분노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날 역시 힘든 하루였다.
시신을 다시 매장하고 뒤처리 하고 오니 벌써 밤이었다.

남자는 억울하게 죽은 여자가 되살아오는 것 같아,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그 날도 장인어른 집에서 자고 가기로 했다.

남자는 여자가 돌아오는 걸 막기 위해 
현관에서 자지 않고 기다렸다.

'일단 현관문을 잠갔으니 들어오지 못할 거야.'

1시. 2시. 3시.
이틀 동안 피곤했던 남자는 알게 모르게 쭈그리고 자고 있었다.

얼마나 잤을까.
다리에 뭔가 부딪치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천천히 눈을 떠보니 눈앞에 다리가 있었다.

'여자인가?'

남자는 현관문을 통과해서 들어온 여자가 두려웠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생각했다.

'아니, 다리가 네 개. 두 사람이다!'

남자는 천친히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는 여자의 시신을 들러 맨 범인이 있었다.
여자의 부모였다.
그들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언제쯤 사과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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