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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7.02 09:52

피부박리

조회 수 2768 추천 수 0 댓글 7

저는 2달 전까지 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병원은 환자들이 있는 곳이다보니 아무래도 식사에도 제한이 많은편인데요,

특히 당뇨가 있는 환자들은 가족들이 사온 음식이나, 매점에서의 군것질도 금합니다



하지만 사람이니 배는 당연히 고프기마련이죠

게다가 병원밥은 맛도없고, 심지어 양도 적어서 배가 부르지 않습니다

당뇨와 치매로 입원 해 계셨던 A할아버지 역시 그게 불만이었습니다



매일마다 [배고프다, 뭐 먹을 거 없나]라며 간호실을 찾아오곤 하셨는데

간호사들이 아무리 달래봐도 [배고파, 배고프다고]라며 우시는 것입니다

솔직히 종종있는 이런 환자분들은 참 곤란했습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렇다고 뭘 드릴 수는 없고... 어르고 달래기만해야하니 답답한부분도 있구요



근데 언제부턴지 A할아버지의 칭얼거림이 사라졌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시달려왔던터라 다들 놀랄정도였는데요

사실 겨우 편해진기분에 안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몇 주 뒤, 

전 그날 야간근무조였는데 순찰을 돌던 동료간호사가 사색이 된 채로 간호실에 뛰어들어오는겁니다

[A, A할아버지가 다른환자 팔을!!!!!]



당황해서 병실로 뛰어가니, 식물인간상태로 와병생활을 하고있는 B씨의 팔에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피부표면을 핥고있는 A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공복을 견디지못한 A할아버지가 조금씩 B씨의 피부를 먹어왔던겁니다...



최근 B씨의 피부가 벗겨지는 일이 많아 좀 의아하긴했지만, 

오랜시간 와병생활하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크게 특이한 일은 아니어서 신경은 쓰지않았었는데...



그걸 직접 목격한 저는 뭐라 말하기힘든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분이 나쁜건 물론이고 피부를 빨면서도 [배고파, 배고파]라고 중얼거리는 A할아버지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이후 간호부장님(수간호사님)께 보고가 올라가고 A할아버지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셨고,

반년 정도 후 세상을 떠나셨다고하는데..... 전 아직도 그 모습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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