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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6.29 13:46

어느 여인의 죽음

조회 수 3497 추천 수 0 댓글 5

이 이야기는 1981년 서울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부터 시작된다

한국 현대사에 1981년은 많은 의미를가진 시기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1981년도 백원짜리 동전도 전무후무할까?

이 어수선한 시기에, 지금도 믿기힘든 사건이 하나있어 회상해 본다



혹자는 거짓말, 또는 과장이라는 말로 애써 외면할 지 모르겠지만 

분명 나의 두 눈으로 확인했고, 

또한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날만큼 충격적이었다



모델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 외제차와 대중교통버스가 지금의 전농초등학교(구 동대문여상과, 구 경찰병원 사이)앞에서 정면충돌사고가 발생했다

버스에서는 운전사를 포함, 경미한 부상자들이 몇명 발생했고, 외제차에 혼자 탑승했던 30대 한 여인은 그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런데 이 사고는 제법 재빠르게 수사가 진행되었는데, 가장 놀라운 것은 사고 당일 바로 국과수에 부검이 요청된 것이다



신원확인도 안한 채, 위에서부터 긴급한 지시가 떨어지는바람에 바로 부검에 들어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이 사건에서는 발생한 것이다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충돌로인해 핸들이 파손되면서 운전자 가슴에 정면으로 박히면서

부서진 갈비뼈가 심장에 강한충격을 줘 발생한 심장 쇼크사였다

그 당시, 국과수의견은 보통 교통사고로 사망되는 가장 보편적인 내용이어서 다들 대수롭지않게 생각했고

다만 ‘왜 신원도 파악되지않은 사망자를 이렇게나 빠른시간내에 부검을 실시했는가’가 궁금했을 뿐이다



30대의 이 여인은, 미모의 여성은 아니었지만 그리 밉지않은 얼굴에 긴머리를 하고, 

체형은 피골이 상점 해 보일정도로 깡말랐었다

소지품에 대한 정보는 없었기에 본 이야기에서는 생략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부검 후 사망결과를 확정 지은 뒤 벌어졌다



심장을 절개하고 부서진 갈비뼈와 심장상태를 파악한 후인데,

별안간 이 여자가 수술대위에서 벌떡 일어선 것이다

그 당시 부검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아무도 움직일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1981년도가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이런 믿기 어려운 광경이 벌어지다니

네 사람은 그자리에 멈춰섰고, 결국 주저않고 말았다

현대의학으로 심장은 멈췄고, 분명 이 여인은 사망했다

아니 살아있다한들 이미 흉부를 절개해 모든 내장을 들어낸 상태인데 이럴 수 있을까?

아니, 이건 꿈일 것이다

악몽 말이다



그러나 수술대위에 벌떡 일어난 이 여자는 네 사람을 한명한명 둘러보기까지 했다

아직도 생생한 그 얼굴

너무 마른탓에 목각인형을 깎아 놓은 듯 뼈 구조가 적나라하게 보였고

얼굴에 비해 큰 눈동자는 죽은 동태눈알처럼 초점없이 이리저리 회전운동을 반복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여자의 행동이었다

자신의 내부기관으로 손가락을 쑥 집어넣더니 무언가를 찾듯 이리저리 들쑤시는것이었다

가슴은 절개된 채 표피와 갈비뼈가 고스란히 바깥으로 노출되어있었고, 손가락은 내부기관들을 헤집고있었다

(다행히 얼굴은 말끔하게 알코올로 소독했기 때문에 오히려 깨끗해 보였다)



부검실에는 단 하나의 소리만 들려왔다

‘찌걱찌걱’

뭔가 질퍽거리는, 진흙속을 나뭇가지로 휘젓는 소리

그 질퍽거리는 소리는 부검실 전체를 뒤흔들었다

여자는 마음대로 잘 안되는지 두 다리를 더 벌린 후 후벼대기 시작했다



1분 쯤 흘렀을까?

여자는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며 결국 무언가를 끄집어내고는 그자리에서 기절했다

국과수 위원들은 곧바로 이 믿을 수 없는 사태를 수습하고 보고를 서둘렀다



이 여성이 꺼낸 그것

핏덩어리인지 뭔지 모를 검붉은 덩어리같은 게 여자의 손에 쥐어져있었고

숨도 못쉬었던 네사람은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그 여인에게 다가갔다

‘이건 꿈이다. 나는 지금 악몽을 꾸고있다. 요새 너무 무리를 한거야. 좀 쉬면서해야되는데...’



기억이 정확하다면 보통 지우개정도의 크기의 금을 녹여만든 함(상자)이었다

보통 담배크기의 4분의 1만한 크기로 그건 분명 순금으로 만든 것이었다

여자의 손에서 그 함을 집어들고 보니, 말 그대로 직육면체의 덩어리에 불과했고

어디서 지시가 떨어졌는지 그 여자는 몇분도안되어 바로 어디론가 옮겨지고 마무리되었다



당시 소문에 의하면, 그 함을 녹여보니 금 속에 다이아몬드가 있었다는데

35년간 이쪽 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평생 잊지못할 일을 겪었고, 지금도 그 여인의 눈동자와 그걸 끄집어내려 휘젓던 소리가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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