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단편
2012.06.26 11:36

귀신이 다니는 길

조회 수 1862 추천 수 0 댓글 14

어렸을 때부터 알아 온 친구중에, 귀신을 잘 본다는 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놈말로는 귀신이 인간처럼 모든 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게 아니라, 정해진 길이 있어서 그 길 위로만 돌아 다닐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 예로 친구 한 놈이 스무살이 되면서 독립을 하겠다고 자취방을 구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희 친구들 중에선 처음으로 독립을 결심한 녀석이어서 동경심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방을 구경하고 다니곤 했는데요

그러던 중, 괜찮은 가격에 학교에서도 가까운 집이 있다고해 구경을 가게되었습니다



건물도 깨끗하고 방도 큼직한게 혼자살기에는 좀 분에 넘치다 싶은 그런 방이었고, 친구는 굉장이 맘에들어했습니다.

근데 그 귀신잘보는 놈이 이 방은 좋지않다며 그냥 다른데 알아보자고 하더라구요

왜 그러냐 물으니,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귀신이 다니는 길이 얽혀있으니 그냥 다른방을 알아보는게 좋을거라 말했습니다



그래도 제 친구놈은 방이 꽤 맘에 들었는지, 위험한 정도가 아니면 그냥 이방을 쓰겠다며

가격도 좋고, 자기가 가진돈으론 절대 이만한 방 못얻는다며 그냥 바로 계약을 했었습니다

그러자 귀신 잘 보는 친구가, 그럼 짐 옮길때 침대만큼은 이쪽에 이렇게 놓고 자라며 침대위치를 잡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사 첫날, 친구가 짐을 다 옮겨놓고 밤에 잠을 자는데 친구가 데려온 개들이 밤새도록 낑낑거렸다고 하더군요

아침에 일어났더니 개들이 침대 밑이랑 의자 밑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도 하지않고, 밥을 줘도 계속 낑낑거리기만 했다고 합니다

흔히 3대 지랄견중 하나라는 비글 2마리에, 시츄한마리였는데 이것들이 외출하고왔는데도 계속 그상태더랍니다



갑자기 환경이 바껴서 그런가 싶기도하고 일단 억지로 끄집어내려 손을 집어넣었더니

갑자기 사납기 친구 손을 물더랍니다

억지로 꺼내려고해서 스트레스받았나싶어 그냥 두고 다시 잠을 청했는데

한참 자다보니 방바닥을 개들이 다다다다닷 다다다다닷하고 발톱으로 장판을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고합니다

이 망할놈들이 낮에는 걱정시키더니 그러면그렇지 밤에 이지랄을 하는구나 싶어

똘이야! 별이야! 하며 개 이름을 불렀답니다

근데도 개들이 멈출생각은 커녕, 방바닥을 계속 차면서 돌아다니는 소리가 나는겁니다

다다다다다다다닷 하구요

결국 짜증이나서 이불을 확 제끼고는 침대 옆을봤는데

당연히 개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인 줄 알았던 다다다다다닷하는 소리의 원인을 알고는 경악했다고 합니다



웬 산발을 한 여자가 바닥에 엎드린채 제 친구가 자는 침대쪽으로 기어오려고 하는데, 

계속 어디에 막히는지 짜증스럽게 바닥을 손가락으로 긁어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에 놀란 친구는 소리를 빽 지르고 옷도 제대로 챙겨입지 못한채 바로 그집을 나와 저희에게 연락을 했고

결국 친구들이 다 모여 그 집으로 갔습니다

다같이 갔을 땐 그 여자는 보이지 않더라고요

귀신을 잘 보는 그 친구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고

결국 저희는 새벽에 대충 짐과 친구 강아지들을 챙겨 그 집을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그 귀신 잘 본다는 친구가, 

이래서 내가 그 집 안좋다고 한거라고, 그래서 내가 침대도 거기에 두라고 한 거였다고,

귀신은 원래 자기들이 다니는 길 위로밖에 못다니니까 그 길에서 벗어난 자리에 침대를 놓으라 한거였다고 하더군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615 단편 영화 어땠어요? 4 상어 2012.07.06 1017 0
614 단편 이해 하면 진짜 무서운 사진 13 file 박제다 2012.07.06 8002 5
613 단편 이해하면 진짜 무서운 이야기 7 file 박제다 2012.07.05 4417 5
612 단편 피부박리 7 상어 2012.07.02 2768 0
611 단편 멕시코에서 있었던 일 14 상어 2012.06.29 3224 2
610 단편 어느 여인의 죽음 5 상어 2012.06.29 3497 0
609 단편 객귀풀기 8 file 상어 2012.06.29 1410 0
608 단편 선배, 그리고 형수님... 3 상어 2012.06.28 1662 0
607 단편 대문에 거울이 붙어있는 집 4 file 상어 2012.06.28 1923 0
606 단편 죽은자의 증언 5 상어 2012.06.27 1327 0
605 단편 어머니의 감 7 상어 2012.06.27 1871 4
604 단편 율곡 이이의 예언 12 상어 2012.06.27 2482 1
603 단편 고양이의 저주 6 상어 2012.06.27 1750 0
» 단편 귀신이 다니는 길 14 상어 2012.06.26 1862 0
601 장편 손녀 딸 시집보내기 2 상어 2012.06.26 1958 1
600 단편 13 초소 4 이사장님 2012.06.23 1237 0
599 장편 불청객 3 3 상어 2012.06.22 1238 0
598 장편 불청객 2 1 상어 2012.06.22 983 0
597 장편 불청객 1 4 상어 2012.06.22 1531 1
596 단편 손을 못 만지게 하는 친구 20 상어 2012.06.21 2226 0
595 단편 버림 5 상어 2012.06.21 997 0
594 단편 그녀.... 그리고 나 8 상어 2012.06.19 1545 2
593 창작호러 아모스 창작호러 - 1 8 오타쿠첨보냐 2012.06.19 1647 0
592 단편 낚시 5 상어 2012.06.19 1275 0
591 단편 밀봉 4 상어 2012.06.19 1387 0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67 Next
/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