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신 목격담 - 1
그냥 오늘 내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 필력이 딸려서 무섭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고민되서 쓰지 않을까하다 써보려구.
한참 내가 광명시에서 살 때 광명시 주변환경이 너무 험해지니까 부모님이 상의해서 수원으로 이사를 가게 됐어. 솔직하게 말하면
당시에 우리집이 졸 망해서 어쩔 수 없는 피난으로 방값 싸다는 수원시 "망포동"이라는 지역으로 이사를 간거야. 수원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망포동이 어딘 줄 모르겠지만 2001년도 쯤에 거기에는 논밭도 있고 아파트도 별로 없는 도시반 시골반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런 곳이야. 그렇게 그 집에 이사오고 나서 얼마 안 있어 그 근방에 동네 친구도 사귀면서 어울려 다녔어. 참고로 난 남자고
당시에 초등생들이 가장 호기심이 왕성한 나이인지 몰라도 우리는 담배가 무척 피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아버지가 피던 말보르를 훔쳐서
우리집 화장실 뒷뜰로 향했어. 보통 가정집하면 화장실이 집안 안에 있잖아 근데 우리집은 지풍도 허술하고 쓰레트로 겹겹이 쳐놓은
일명 쓰레트 집이라 화장실도 바깥에 두는 초라한 그런 곳이야. 근데 뒷뜰 바로 옆에 호박 심어 놓어놓은 텃밭이 있고 바로 옆에 집 한채가
있어서 우리 모두 담배 끄고 떼로 몰려 들어가서 집안 전체를 천천히 살폈지. 방안 곳곳이 어두워서 뭔지는 몰랐지만 그 안에는 여자분이
찍힌 액자 하나랑 그리고 장농 비슷한 곳에 수건 몇가지 마지막으로 성냥들이이 화장대에 올려져 놓여 있었어.
그렇게 인기척도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생각해서 쓸만해 보이는 수건 몇장을 사실상 쌔벼왔어.
그래서 애들이랑 다 놀았다하고 헤어지고 나서 밤이 되서 형이랑 같이 잠을 자는데 때마침 EBS에서 중국에서 만든 무슨 에로영화
해주고 있어서 그거 보고 있었던 거야. 헤헤.
문제는 이제부터인데, 막 영화를 보고 나서 천장을 보고 누워있는데 갑자기 몸이 안 움직이면서 형이랑 내가 공동으로 쓰던 방문이
자동으로 스스로 열리면서 검은 형상이 들어와서 날 노려보는거야. 그 가위 눌리면 몸 안 움직이고 막 그러는거 있잖아. 근데 나는
가위 + 귀신이라서 존나 무서워서 막 눈감고 그럴려는 데 눈도 못 감는 거 있지. 귀신 생김새는 보이지 않고 여하튼 그 형상은 할머니
형상을 띄고 있어서 할머니인 걸 금새 알아차렸어. 난 막 가위를 이겨낼려고 미친 발악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소리지르는데,
그 귀신이 날 유심히 보더니 슥 하고 사라지더라, 난 악하면서 오른쪽을 쳐다봤지. 형이 눈감고 누워있더라 그러더니 나보고 하는 말이
"왜 지랄이야, 병신아."
그 말 듣고 아 내가 꿈꿨나? 느낌은 존나 생생한데 하면서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다음날 우리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해줬다.
여기서 순간 나는 오줌을 지리고 말았어. 엄마가 하는 말이 우리집 바로 옆에 낡은 건물 빌려서 액자 가공하는 업체가 있었거든.
뭐 업체라고 하긴 뭐하지만 아무튼 존나 작고 그런 곳이였어. 직원은 서너명있는 공장이였는데, 그 뒷뜰에 있던 그 집한채에 예전에
그분 어머님이 혼자서 살다 돌아 가셨다는 거야. 그래서 난 존나 헉하면서 심장이 벌렁벌렁거리면서 다시는 그 딋끌에는 근처도 가지 않았어.
밤에 화장실 갈 때는 엄마를 대동하고 갔지. 그때 이후로 난 폐가 이딴 거 찾아들어간다는 병신들 보면 진심 말리고 싶다니까.
진짜 귀신 옮겨 붙는다는 말을 그때 내 나이 초등학교 5학년때 깨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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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