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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6.05 12:19

자살기계

조회 수 1886 추천 수 0 댓글 28


나는 25년이나 살아 온 청년이다.

사실, 요즘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하고있다. 

뭐 딱히 나쁜일이 있거나 삶이 괴로워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모를 뿐이다.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니었다.

그 계기는 어떤 한 사이트를 통해서이다. 

얼마전 우연찮게 한 스너프사이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생전 처음보는 시체 사진들이 있었다. 

때로는 사고로, 때로는 죽임을 당한 시체사진이었다. 

보고 나니 어차피 저렇게 될 것 살아가서 뭐하리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 생각은 나의 머리속에서 퍼져나가 결국 살아갈 이유을 잃어버리게된 것이다.


죽자. 






자살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 해봤다. 

죽을때 죽더라고 한방에 아픔없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1. 높은곳에서 떨어진다 
- 떨어지는 순간에는 자유를 느끼겠지만 떨어지고 나서 엄청 아플것이다. 또 떨어진다고 해서 100% 죽는것이 아니다. 

2. 목을 멘다. 
- 그나마 괜찮은것 같다. 처음 목을 졸릴 때는 아프겠지만 목을 졸릴때 사람은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3. 손목을 긋는다. 
- 피가 빠져나가면 몸이 차가워져서 따뜻한 욕조에서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집에는 욕조가 없다. 

4. 굶어 죽는다. 
- 배고픔은 두세번 정도만 참으면 그다음 부터는 배가 고프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리고 참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5. 한강에서 뛰어 내린다. 
- 수영해서 뛰쳐 나올것 같다. 

6. 달리는 차나 기차에 뛰어든다. 
- 아플것같고 이것 또한 살아날 확률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방법은 다 고통을 동반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인터넷의 힘을 빌려보자. 

내가 생각해낸 방법과 별 다른것이 없다. 

그러다 어느 광고 문구를 봤다. 

'죽고싶으신가요? 용기가 안나시는 분에게 무상으로 고통없이 죽게 해주는 자살기계를 지급해 드립니다.' 

뭐야 이건. 세상이 좋아 졌다지만 자살기계라니... 하지만 광고 문구가 끌린다. 






전화를 해본다. 

상냥한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먼저 물어봤다. 자살기계라는게 어떤 방법인지. 






대충 설명하면 이렇다. 

외양은 의자 모양이고, 그 의자에서 잠이 들면 깨어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었다. 

잠이 든 상태에서 죽는것이기에 고통도 없을 뿐더러 죽음의 순간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미심쩍한 사이트였고 달랑 전화한통으로 믿기에는 무언가 석연찮았다. 






나는 살짝 어이없는 요구를 했다. 

직접 그 기계를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 줄 수 있냐고. 

의외로 흔쾌히 좋다는 대답을 받았고 안내원이 불러주는 주소를 찾아갔다. 






그곳에는 우람한 한 남성이 있었다. 

그는 유망한 유도 선수였는데 경기로 허리를 다쳐 삶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선 수면제를 먹고 그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다. 

10분쯤 지났을까 그 남자가 코피를 흘렸다. 그 남자에게 다가가 심장에 손을 얹으니 심장이 뛰지 않았다. 

코피를 흘리는 그남자는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듯한 표정인체로 말이다. 

그 기계를 이틀뒤 집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흔쾌히 알았다고 했다. 






나는 남은 이틀간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며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짓을 다했다. 

먼저 내가 10년간 짝사랑해오던 첫사랑을 강간했다. 

그렇게 열렬히 사랑했던 그녀가 다른사람에게 시집을 갔었다. 

나는 그 사람을 바라만 봤었는데.. 이미 더러워진 그녀 였지만 강간을 했다. 

그리고 죽였다. 물론 남편이 보는 앞에서. 

남편은 살려뒀다. 

지옥에서 살아보라고. 


이렇게 해도 문제될 건없다. 나는 어차피 이틀뒤 죽을 거니까.


이틀뒤 무조건 죽는 다는 생각을 하니 세상에서 겁날것이 없었다. 

물론 조금 이틀뒤의 죽음이 두렵긴 했지만 내가 원하던 것이다. 






다음날. 

길거리에서 무자비로 폭력을 휘둘렀다. 밤에는 여자를 뒤따라가 강간을 하고 살인을 했다. 

이제 하루면 모든게 끝나니 눈치볼것도 없다. 






마지막날. 

해가 밝았다. 


그 이틀동안 많이도 해치웠다. 

나는 뉴스에서 제일 처음 방송되고 있다.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살짝 기분이 들뜨기도 했다. 

사람의 본성대로 산다는게 이런것인것 같다. 

자 이제 자살기계가 오기만 하면 된다. 






해가 떨어지고 있다. 

배송이 밀렸거나 무언가 착오가 있는것 같다. 

이제 곧 올것이다. 






다시 해가 뜨고 있다. 

아...? 뭔가 잘못된것 같다.......






  • ?
    알아서머하그로 2012.06.11 12: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 profile
    덴데 2012.06.11 21:20
    뭘그리걱정해 걍 가까운 아파트가서 운지ㄱㄱ
  • ?
    풍풍풍 2012.06.12 16:41

    낚엿네 ㅋ

  • ?
    이숫 2012.06.14 16:13

    버킷리스트가 참.... 현실적이군요.....ㅎ

  • ?
    88한지 2012.06.18 06:16

    안 무섭네요;;

  • ?
    Madmong 2012.07.02 00:22

    전기의자 말하는간가요? 호오

  • ?
    guswo115 2012.07.23 20:12

    지구멸망 비슷하네.

     

    you just actived my trap card!

  • ?
    비회원 2012.08.13 16:57

    내가생각하기엔 10년동안 짝사랑해오던 여자가 자살기계 파는사람아님??

    근데 죽어서 못보내준거.

    아니면 그남자집에가서 자살하면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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