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단편
2012.06.02 12:06

가위녀

조회 수 1306 추천 수 0 댓글 6

어릴 적, 우리동네에는 [가위녀]라고 불리는 정신이 이상한 여자가 있었다.

30살이 조금 넘었을까, 긴 머리는 까치집을 지은 채 언제나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웃고 있었다.

가위녀라는 이름답게, 그녀는 언제나 가위를 가지고 사각사각 허공을 자르곤했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흉기를 휴대한 탓에 종종 경찰관이 가서 주의를 주곤 했다.

다행이라고 할지, 다른 이들에게 가위를 들이대는 일은 없었고 자기 집 주변에만 앉아 있었기에 크게 문제는 되지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가위녀는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이사를 간 것인지 죽은 것인지 어느새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나는 친구 몇 명과 담력시험을 하러 가기로 했다.

장소는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가위녀의 집이었다. 

산기슭에 외로이 있는 슬레이트 지붕의 단층집이었다.





다들 조금씩 들떠 있었지만, 어두운데다 음침한 분위기의 집이 보이자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마침 같이왔던 여자아이에게 반해 있었기때문에, 멋진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혼자 앞장서서 들어갔다.

실내는 쓰레기나 실, 구슬 같은 것이 잔뜩 떨어져 있어서 발 디딜 곳도 없었다.





그렇지만 딱히 귀신 같은 것이 나오지는 않았다.

방은 3개 밖에 없었기에 여기저기 빙빙 돌면서 왔던 증거로 가져갈 물건을 찾기로 했다.

나는 안 쪽 방에 들어가서 장롱을 열었다.





그 순간 장롱 안에서 무엇인가 거대한 것이 내게로 넘어졌다.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것은 거대한 봉제 인형이었다.





다만 인형이라기엔 모양이 좀 이상했다.

그것은 여러가지 봉제인형의 머리부분만을 잘라내어 봉합해, 사람처럼 모양으로 만든 것이었다.

개, 고양이, 곰부터 여자 아이 인형까지, 수많은 머리가 잔뜩 붙어 있었다.





우리는 깜짝 놀라 그대로 도망쳤다.

우리가 담력 시험을 갔던 탓인지, 얼마 뒤 경찰이 그 집을 조사하러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에서 가위녀의 사체가 발견되었다고한다.





사체는 바로 나에게 쓰러졌던 봉제인형 안에 들어있었던 것이다.

사인은 확실치 않지만, 가위녀는 자신의 몸에 봉제인형의 머리를 꿰매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봤을 때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진짜 동물의 썩은 머리도 꿰매져 있었다고 한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565 단편 수상한 후임병 (上) 6 상어 2012.06.05 1325 1
564 단편 [동영상]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들려주는 무서운이야기들 4 상어 2012.06.05 1949 0
563 단편 바바리맨 5 상어 2012.06.05 763 0
562 단편 [동영상] 해피투게더 여름특집 - 박지선 & 문채원 3 상어 2012.06.04 1992 0
561 단편 창문을 두드린 것은..... 10 상어 2012.06.04 904 0
560 단편 팩스 3 상어 2012.06.04 710 0
559 단편 열쇠 3 상어 2012.06.04 799 0
558 단편 휴대폰 상어 2012.06.04 751 0
557 단편 수수께끼의 상자와, 꺼림칙한 것. 3 file 상어 2012.06.02 1165 0
» 단편 가위녀 6 상어 2012.06.02 1306 0
555 단편 티켓 1 상어 2012.06.02 819 0
554 단편 고양이 1 상어 2012.06.02 727 0
553 단편 어드벤쳐 게임 5 상어 2012.06.02 883 0
552 단편 [2ch] 배 속의 못 상어 2012.06.01 1119 0
551 단편 숨바꼭질 5 상어 2012.06.01 798 0
550 사진 예전에 이곳은 바다였다 17 file Yeul 2012.05.31 1924 0
549 사진 요즘 스팸메시지 퀄리티.. 17 file Yeul 2012.05.31 1957 0
548 단편 [공포] 일본 tv 프로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35 mskey 2012.05.25 3152 3
547 단편 새벽의 엘리베이터 15 상어 2012.05.25 1566 1
546 단편 [2ch] 돌핀 링 4 상어 2012.05.25 1219 0
545 단편 장님 8 상어 2012.05.25 843 0
544 단편 타버린 책 6 상어 2012.05.25 965 0
543 단편 네명의 조난자 2 상어 2012.05.25 720 0
542 사진 한밤 중의 살인자 7 file 상어 2012.05.24 1415 0
541 사진 검색하는 여자 9 file 상어 2012.05.24 1437 0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67 Next
/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