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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5.23 10:00

[2ch] 동창회

조회 수 1116 추천 수 0 댓글 12

 

내가 올해 여름 겪은 이야기입니다.

 

-

 

올 여름, 시골에 내려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무렵 욧시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벌써 몇 년째 안 내려오는데 무슨 일 있는거야? 올해 동창회에는 안 올거야?

올해는 엄청 크게 해서 선생님이랑 동기들 거의 다 나온다던데?

간사인 미에도 너랑 연락이 안 된다고 투덜대고 있었어. 전화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미에의 전화번호를 욧시에게 물어 연락하고, 올해 동창회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

 

동창회에 나가자 동기들과 선생님 등 그리운 얼굴들이 나를 맞아 주었습니다.
25년만의 동창회였기에, 다들 얼굴과 이름이 매치가 안 되서 민폐를 끼치고 다녔지요.
[너는 어떻게 변한 게 없니?] 라며 친한 선생님이 웃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욧시가 없었습니다.


미에한테 욧시가 어디 있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욧시가 누구야?] 라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별명과 얼굴은 생각 났지만, 이름은 성도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누구에게 물어도 욧시가 누군지는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미에의 말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한테는 엽서로 출석 확인을 해서 집 전화 번호만 알려줬는데, 너만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어.] 라는 것이었습니다.
더 캐물었다가는 분위기를 흐릴 것 같아 그만뒀지만, 아무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화제는 2차에서 또 나왔습니다.
아무도 욧시라는 친구는 떠올리지 못했고, 후배나 부모님, 오빠한테까지 전화를 걸어 봤지만 아무도 몰랐습니다.
나에게 동창회가 열린다는 것을 가르쳐 준 친구 역시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욧시 같은 친구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딱 한 번, 내가 더러워진 헌 책을 [생일 선물로 받았어.] 라고 말하며 가지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읽어서 버리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지만,

선물로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것 같은 책을 건네주다니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했었다는 것입니다.

 

그 와중 어느 친구가 [통화 기록에 남아 있지 않아?] 라고 물었습니다.
찾아보니 확실히 욧시에게 걸려온 것 같은 번호가 있었습니다.
그 번호로 전화를 걸자, 갑자기 술집 문 너머에서 핸드폰의 벨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친구들이 문을 열었지만, 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핸드폰은 전원이 꺼지더니 완전히 고장나 버렸습니다.
모두 겁에 질려서 2차는 그대로 끝나버렸습니다.


-

 

그리고 며칠 전, 욧시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지금 그 쪽에 놀러가려고 해. 도착하면 너희 집에서 자게 해줄래?] 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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