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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2.05.15 21:44

아빠... ㅠ_ㅠ

조회 수 823 추천 수 0 댓글 6

안녕하세요. 공포연재는 실화가 절대 아니며, 픽션 입니다. 조금 지루할 수도 있으니, 지루 한 걸 참지 못하신다면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 주시길 당부 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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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후덥지근해져가고 있다. 몇주 전만해도 이런 날씨가 아니었는데 가면 갈수록 날씨가 이상해져만 간다. 온난화라는게 정말 급속히 진행이 되는 것 같다. 날씨 덕분에 학교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집에서만 틀어박히게 된다.

우리 집은 4가족으로 부모님과 나. 그리고 쌍둥이 남동생이 있다. 태어난지 몇십초 차이난다고 내가 형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나와 동생 녀석 사이에는 그런 개념은 없다. 그냥 '야.'로 통일한다. 부모님도 특별히 제재를 가하지 않아서 우린 어릴적부터 쭉 그렇게 쓰고 있다. 일란성쌍둥이라서 그런지 나와 동생은 많은 것을 공유하고 통하고 함께 한다. 지금도 그렇다.

"아. 쓰벌. 죽었네."
"야 내가 아까 빼라고 했잖아."

거실에는 나와 동생 녀석 컴퓨터가 2대가 있다. 우린 취미도 같애서 게임도 꼭 같이 한다. 이렇게 후덥지근한 날엔 밖에 나가지 말고 게임이나 조지는게 상책이다. 선풍기 한대로 이 미적지근한 몸을 식히며 아이스크림을 빨며 욕을 해대며 마우스를 누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형제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따르르릉.

한참 게임이 진행되는데 거실에서 전화가 울린다. 귀찮다. 나는 동생 녀석의 허벅지를 툭툭 찼다.

"야 받아봐."
"싫어. 어차피 니가 리스폰 상태잖아 갔다와."
".."

요새 들어 느끼는건데 이녀석 말빨이 점점 느는 것 같다. 아닌가? 당연한 말인가? 터벅터벅.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기를 받는다.

"여보세요?"
"..진성이냐?"
"아빠?"

의외의 목소리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전화를 할 때 거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어오는데 집전화로 걸어오는 것은 처음이다.

"왠일이야. 폰 냅두고."
"지금부터 아빠가 하는 말 잘 들어. 절대 밖에 나가선 안돼. 지금 엄마를 데리러 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동생이랑 집에서 나오지마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른 사람을 믿지마. 절대로."
"..어? 무슨 말이야."
"시간이 없어. 진성아 제발 그렇게 해다오. 무사히 있길 바란다."

뚜. 뚜. 뚜.

통화가 끊겼다. 평소 아빠의 목소리가 아니다. 장난기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의 진지한 장난을 칠 분은 아니다.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머릿속은 그대로 얼어붙어 몸도 굳어 버린다.

"뭐해? 캐릭 나왔잖아."
"어? 응."

그제서야 몸이 풀린다.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 의자에 앉는다. 게임은 일단 뒤로 하고 알트탭을 누르고 인터넷을 킨다. 실시간 검색창과 수시로 뜨는 뉴스에 무슨 일이 있는지 대충 훑어 본다. 아무것도 없다. 아빠가 정말 장난치는건가? 아니야. 그럴리없다. 아빠의 목소리에서 그런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야."
"왜."

나의 기분을 알리 없는 동생 녀석은 열심히 게임 중이다. 나는 동생 컴퓨터의 본체를 강제로 꺼버린다.

"아 뭐야!"

예상대로 짜증을내는 동생. 나는 굳은 얼굴로 동생에게 아빠에게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동생 녀석도 내 말투와 진지한 표정에 점차 차분해져간다.

"그럼 확인해보면 될거 아냐?"
"..나가자고?"
"넌 너무 겁이 많아."
"그건 너랑 나와 별 차이 없는거로 아는데?"
"시끄러. 옷이나 입어. 나가보자."
"거짓말일수도 있잖아?"
"아빠가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 그리고 집 전화로 걸었다는 건 폰이 없어졌거나 연락이 안된다는 거잖아. 그럼 무슨 일이 있긴 한걸거야."

그러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동생 녀석. 다시 인터넷을 켜고 간단히 확인을 한다. 역시 아무것도 나타나는 것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통신상태 불량이라고만 뜨기만 할뿐 친구들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다. 뭐지..?

일단 내 방에서 대충 아무거나 입고 나갈 채비를 한다. 동생 녀석은 채비를 다 끝내놓고 현관문 앞에 서있다. 활동하기 편한 슬리퍼를 신은 우리 둘은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었다. 우리 집은 일반 자가 주택으로 되어있다. 2층으로 되어 있고 앞에 조그만 잔디가 깔려 있고 밖을 가로 막고 있는 작은 철문이 하나 더 있다.

주위에는 작은 5층짜리 건물과 그 앞으로는 놀이터. 여러 음식점등과 PC방이 있다. 묘하게 떨리고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 앉히며 집 앞 철문을 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우리 동네 분위기에 추욱하고 어깨가 처진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동생은 코웃음을 친다.

"개뿔. 담배나 사러가자."

기우였을까? 너무나 같은 동네 모습에 안도가 되기도 하지만 작은 실망도 생겼다. 편의점과느 거리는 5분도 안되기 때문에 나와 동생 녀석은 여유롭게 걸어갔다.

"근데 사람이 이렇게 없었냐?"
"그러게 차도 하나도 다니지 않고."

편의점 앞에는 커다란 사거리가 있는데 이상하게 차들이 하나도 다니지 않았다. 우리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편의점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코를 찌르는 악취에 우리는 눈쌀을 찌푸렸다.

"무슨 냄새지?"
"어서오세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알바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하지만 이 구토를 유발하게 하는 악취는 도저히 참아낼 수가 없었다.

"말부루주세요."
"네."

하고 담배를 건네주는 알바. 잠깐.. 알바의 왼쪽 손.. 언제부터 털로 뒤덮여 있었지? 내 생각을 읽었는지 동생도 담배를 받지 않고 물끄러미 알바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시선을 느꼈는지 알바도 우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하고 태연스럽게 말하는 알바.

"아뇨. 그런건 아니고.."

띵동.

마침 알바 옆에 있는 전자렌지에서 다 돌아갔는지 소리가 났다. 알바는 그 소리에 재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착각이었을까 알바의 눈이 광기로 물들어보인 것은. 버튼 하나로 전자렌지를 열자 처음 편의점을 들어왔을 때 이상의 악취가 우리의 후각을 자극시켰다.

"야 그냥 가자. 여기서 못 사겠다."

눈쌀을 잔뜩 찌푸리고 짜증을 부리는 동생. 나도 같은 생각이기 때문에 발길을 돌렸다. 어차피 편의점은 근처에 많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으적으적.

뭔가 딱딱한 것이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알바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전자렌지에서 꺼낸 것은 사람 머리였는데 알바는 그것을 두 손으로 목을 받치고서 머리부터 거침없이 뜯어먹고 있었다. 우리의 시선은 전혀 느끼지 못했는지 알바 '그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었다.

"..야."

그러면서 알바의 다른 손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까 본 것과 마찬가지로 검고 딱딱해 보이는 털들이 눈에 띄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마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쩝쩝댔다. 10분.. 15분. 체감적으로 그렇게 지난 것 같다. 우리 형제는 바보같이 알바가 '식사'를 끝낼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쇼크 때문인지 우리의 굳은 몸은 쉽게 움직여주질 않았다. 마침내 식사를 다 마친 알바는 손에 묻은 찌꺼기 까지 삭삭 핥고서는 입맛을 다셨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알바는 우리를 보고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것은 사람의 모습이 아닌 한 마리 짐승이었다.

"으아아아!"

그제서야 몸이 움직인 우리들은 문을 박차고 집까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크아앙!"

도저히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다. 확실한건 저 빌어먹을 괴물 녀석이 우리를 먹이로 인식하고 있다는 거다. 삶에 기로에 선 인간에게는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긴 하나보다. 우리 형제는 정말 빛의 속도로 집 밖에 있는 철문을 열고 재빨리 문을 잠갔다.

우리를 쫓아온 괴물 녀석은 더 이상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온 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있었고 검붉은 눈동자에 툭 튀어나온 주둥이에 언뜻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 여태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괴생명체였다.

"하..아. 하아."

우리 형제와 괴물 녀석의 거리는 불과 10미터. 괴물은 우리를 잠시 노려보더니 몸을 돌려 걸어갔다.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뱉은 우리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빠가 말한게 정말인가봐."

동생의 말에 나는 말없이 일어났다.

"일단 들어가서 생각하자.."
"...."

우리는 집 안으로 들어와 문을 꼭꼭 잠갔다. 1층과 2층에 있는 창문을 모조리 잠고 구멍이란 구멍은 다 막았다. 온 몸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다시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확인한다. 인터넷에는 여전히 같은 화면이었다.

"뭐지.. 저런게 돌아다니면 분명 인터넷에 떠야 하는거 아니야?"
"..아니야. 잘봐."
"어?"
"아까와 그대로야. 인터넷 화면. 원래 여기 뉴스부분이 실시간으로 계속 올라가야 하잖아. 인기 검색어도 그래 몇분 단위로 순위가 바뀌는데 그대로야."
"그럴수도 있는거 아니야?"
"..그런가?"

거친 숨을 내쉬며 동생은 인기검색란에 마우스를 대보았다. 지금 이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색어들이다.

"야.. 이거봐."
"뭐."
"검색어들 앞글자만 세로로 보라고."
"...."

그제서야 나는 깨닫게 되었다. 세로로 앞글자를 따서 우리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리려고 했던 것을. '밖.에.나.가.지.마.시.오.' 라는 글자들.

"아빠가 했던 말이잖아."
"...."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것인지 대책이 서지 않는다. 과연 아빠는 무사할까. 그리고 엄마의 상태는? 이 혼란스러운 머리를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대책이 서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통신 불량 상태로 아무에게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일단 여기서 사태를 지켜보자. 아빠가 올때까지 기다려보는거야."

그게 최선일 것 같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올 일들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더욱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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