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11.08.12 01:18

마계대전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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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빵이 아니잖아!"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민섭이의 몸이 휘청였다.


"야, 오늘은 딸기 맛을 먹고 싶었다고! 소세지 말고!"


다시 몇번의 타격음이 울렸다. 민섭이는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얻어맞은 눈두덩이를 문질렀다. 무언가 뭉친 것이 느껴졌다. 멍이 든 것이다.


"안되겠다. '물간식'을 줘야겠어."


"무, 물간식? 안돼......"


물간식이란 태우스가 좋아하는 체벌 중 하나다.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대상의 뒤통수를 잡고, 강하게 변기로 들이 민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려 버린다. 당하는 쪽은 수압으로 인한 타격 뿐만 아니라 폐 속에 물이 들어가는 고통을 당한다. 하지만 더욱 치명적인 것은 그 물이 변기물이라는 것, 바로 수치심이다.


"안 되긴 뭐가 안돼? 돼."


태우스는 음흉하게 웃으며 민섭이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잡아."


"응."


"어."


태우스의 부하들이 달려들어 민섭이의 양팔을 잡았다. 민섭이는 저항할 수 없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이 곳은-


인터넷이 아니니까.


욕과 정신 승리를 할 수 없으니까.


여긴 피와 살로 만들어진 육체로 승부해야하는 현실이니까.


민섭이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뭐야, 이 새끼, 우네?"


"울면 뭐 어쩔건데."


"우리가 세수시켜줄게. 물간식으로. 히히히"


셋의 힘은 불가항력이었다. 민섭이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화장실로 끌려갔다.


무언가 앓는 듯한 소리, 터지는 소리, 물에 돌을 던지는 듯한 소리, 무언가 픽픽 새는 소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덮는 끔찍한 냄새.


모든 자리는 가득 차 있었다. 누군가가 나오면 거기가 '물간식'의 장소가 될 것이다.


민섭이는 공포에 떨었다. 자리가 가득 찼단 말은 누군가가 나오면 그 누군가가 일을 본 곳에서 '물간식'을 당한다는 소리다.


천둥치는 듯한 소리와 물이 채워지는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나왔다. 그는 얼굴에 여드름이 만발한 3학년 수험생이었다.


태우스의 입에 미소가 번졌다.


"가자-"


네 사람은 그렇게 같은 화장실 칸으로 들어갔다. 아직 일의 흔적이 남은 변기 속을 보며, 민섭이는 혹시 물을 한번 더 내려주진 않을까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였다.


하얀 바탕에 묻은 적갈색의 자욱은 극단적으로 선명했고 또 불결해 보였다.


"물간식 시간이다."


언제 준비했는지 태우스가 고무 장갑을 끼며 웃었다.


민섭이의 뒤통수는 아주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변기 중앙을 향해 꽂혔다. 냄새를 맡을 겨를도 없다. 아주 빠르게, 세차게 내리 꽂힌다.


불행하게도 바로 눈 앞에 갈색 자욱이 있다. 민섭이는 눈을 최대한 강하게 감았다. 그리고 입술을 입 안으로 오므렸다. 이러나 저러나 이미 늦었지만 말이다.


"맛있는 물간식 시간- 하하하하!"


태우스는 환히 웃으며 민섭이의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민섭이의 머리카락이 변기 물에 젖고, 변기 면에 붙은 곰팡이와 하나가 되어간다.


민섭이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입을 벌렸다. 변기 물이 입 안으로 들어온다.


'커헉!'


민섭이는 기침을 시도했지만 헛수고다. 하면 할수록 물은 폐를 잠식해 들어온다. 민섭이는 차라리 죽고 싶었다. 이런 세계는 싫다.


'이런 세상은......'


콰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변깃물이 내려간다. 수압으로 인해 갈색 자국이 깎여 나가며, 민섭이의 코와 하수구로 들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세상은.......'


이번엔 물이 아래에서 올라온다. 분명 한번 정화 과정을 거쳤지만 불결하게 느껴지긴 마찬가지다.


-야 귀엽지 않나? 중3이란다 중3


-내는 서울 남자가 좋드라.


-섭이가 섭섭하네......


하얀 변기 위로 둘의 모습이 비친다.


=============


딱히 내가 당했던거 쓰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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