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오래된 이야기 시즌 2 금빛 소녀 - 2
공허한 나날이 시작되었다.
그 정도로 깊은 유대를 가진 여자는 처음이었고 그렇기에 그런 여자와 이렇게 멀어진 것도 처음이었다.
억지로 그녀와의 추억을 지워가는 가운데 빛나는 두 눈만이 여전히 남았다.
침대에 누워 몇번 울었는지 모른다.
소리내어 서럽게 운 것은 아니지만, 늘 울상을 짓고 툭하면 울곤 했다.
방의 물건들을 만질 때마다 그녀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 했다.
꿈에서도 그녀를 만나고 또 깰 때 쯤이면 그녀는 사라지고,
이 생활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는지.
나는 결단을 내렸다.
너를 태운다.
그녀가 써 준 편지들을 하나도 남김 없이, 나는 태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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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와서..담에씀
========
한달하고 조금 후, 학교를 자퇴하고 집으로 돌아가며 하늘을 보았다.
내 인생은 잘 될거다. 아마 잘 풀릴거다. 개소리를 늘어놓으며 버스를 타고, 또 집에서 한참 떨어진 정거장에서 내려 걸어가며 다시 하늘을 보았다.
그 날 따라 구름은 없었다.
그 때를 회상하며 테마곡을 정해보자면 에피톤프로젝트의 이화동이 되겠다.
이땐 2010년 3월이고, 추억이 깃든 날도 5월은 아니지만, 그 애의 생일이자 우리가 본격적으로 엮이기 시작한 것이 5월.
그리고 시간적 배경보다는 내 정신의 공황이라던가, 외로움이 그 곡의 현악기 켜는 소리에 많이 자극 받았다.
그 후로 방에 쳐박혀 몇시간.
다시 밖으로 나가 거리를 돌며 이번엔 석양을 보며 보랏빛의 그녀를 회상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난 내가 그녀에게 무언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시 눈물이 맺히려고 할 때, 그 애를 만났다.
금빛의 소녀.
나를 보자마자 웃으며 손을 흔들고, 친구들을 버린채 달려왔다.
2009년 12월 25일, 점쟁이는 나한테 말했었다.
2010년 2월에서 3월에 인연이 있을거라고.
그리고 그 인연은 정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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