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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게 머리맡에둔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눈을 뜨니 아직 창밖이 어둑어둑 한거보니 새벽이다. 
다시 시계를 보니 6시10분이다. 눈을 검지로 부비며 주문일 보니 알람소리에 시끄러웠는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있다.
어머니도 잠에 깨셨는지 왼손을 이마에 올리곤 고개 돌리며 바라보신다.



"엄마..으흠!"



자고 일어나선지 목이 잠겼다.



"으흠!.. 더 눈좀 붙여 주문이 학교 밥먹여 보내야지 오늘은 은행도 들렸다 와야 되서..일찍 일어나 있어야되"



왼손에 지지하신채 앉은 자세를 유지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벽을 더듬어 짚고선 주문이의 팔 밟을가봐 조용히 발을 떼어 옮긴다. 주방 스위치를 키자 서너번 깜빡이는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고 이~잉하는 특유 전등 소리와 함께 켜지자 눈이 부셔 미간이 절로 찌푸려진다. 조심스레 냄비를 꺼내 물을 얹힌다.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 하얀색 머그컵에 담아 매마른 입안을 적시곤, 냉장고 안을 들여다 본다.



"어제 남은 두부가 있으니까....상하기전에.."



아침은 된장찌게로 결정했다.
부엌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다.
주문이가 일어나야할 시간이 다 되어 조용히 문을 열고선 이불을 젖히자 내 뒤쪽 주방 불빛때문인지 주문이가 떠지지도 않는 눈에 상을 쓰고 날 바라본다.
입모양으로 일어나 라고 말하자 못 들었는지



".으응..뭐..?."



"일어나라고 학교가야지.."



그러자 떠나가는 걸 알아선지..5분만. 10분만 이러던 주문이가 군말없이 제비집튼 머리로 일어나선 배와 엉덩일 긁적 거리며 이불을 갠다. 멍하니 주문일 바라보며 미소짓는 날 발견하곤 입모양으로 왜 라며 썩은 표정을 짓는다. 
빨리 나오라는 입모양과 손짓을 전하곤 다시 주방으로 나간다.




"이런!!..."



그만 국이 끓어 넘치고 말았다. 재빠르게 뚜껑을 열었지만 이미 반이 넘친 상태 어쩔수 없이 물을 다시 붓고 된장을 풀어야만 했다.
주방안엔 온통 된장찌게 냄새로 가득차 있었고 주문인 욕실로 들어가 칫솔에 치약을 묻히며 묻는다.



"형.. 오늘 몇시에가?"



"웅 형 낮에 3시나 4시쯤 짐가지고 나가야지"



"못보고 가겠네.."



서운해 풀이 죽은 표정으로 양치질을 한다.



"아..뭐 형이가서 핸드폰으로 연락할께..뭐 형이 멀리 떠나는것도 아니고 기회가 되거나 하면 집에 오니까..왜 하하..형 보고싶어질거 같냐?"



양치질하면서 나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엇다가 이내 고개 끄덕거린다..



"형도 많이 보고 싶을거야 형 없는 동안 엄마랑 병원도 같이 가드리고 밥도 스스로 해먹을줄 아니까.. 무슨말인지 알았지?"



고갤 끄덕이며 입을 헹구어 내 뱉는다.





그렇게 동생과 어머니와 밥을 먹으며 마지막 작별이라도 하듯 동생이 집밖을 나가기전에 악수를 청하고 포옹해준다. 우리 형제의 포옹은 처음이이라 서로 머쓱하고 쑥쓰러웠지만
이내 동생은 미소 짓더니 연신 손을 흔들며 내 눈에서 멀어진다.
집에 들어가 샤워를 마치고선 어머니를 부축해 욕실 목욕탕의자에 앉힌후에 얼굴,머리,손발을 정성스레 씻겨드리고 묵묵히 머리를 빗어드리며 거울에 비춰진 어머닐 바라본다.
떨린 입술을 굳게 다물고 울음을 참고 계셨다.. 어떻게 할지를 몰라 애써 외면하며 입을 열었다.



"맞다 엄마 주문이 생일선물 어제 밥먹느라 까먹고 못 전해줬는데.... 주문이 선물이랑 엄마것도 사놨거든 나가고 나서 장롱 열어봐 알았지?" 



주문이에겐 손목시계를... 어머니에겐 때 아닌 겨울 옷을 선물해 드렸다.작년 겨울에 기름값이 올라 난방도 많이 못 넣은 탓에 많이 추우셨을테고 또 누가 사주지않는한 절대 옷을 안 사입으실 정도로 절약 정신이 투철하신 어머니니다.
바지,외투,목도리정도만 골라샀다
번화가를 오가면서 눈여겨 봐왔던것들이다. 보기만해도 따뜻해보이고 실로도 튼실한 소재의 옷이 있었다. 
시즌이 지나 세일할때를 기다렸다가 사놨다. 
그렇게 방에 다시 들어가 짐을 한 두개씩 챙기기 시작했고. 세면도구,옷가지들, 신발, 앨범에 가족들사진 등등을 챙겼다.
더 이상 집에 머물게되면 더욱 더 내 자신과 이 상황이 어머니를 더욱 힘들게 할거 같아 먼저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아 시간이 없다 빨리 가봐야 겠어... 엄마 나 먼저 가볼게 건강해야해.."



무슨말이라도 할것처럼 입을 오물거리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게되면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아서 곧장 뒤 돌아나가 신발을 신은후 현관문을 열고 나간다.
걸음을 재촉해서 가는도중, 후회할것만같은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냥 갈까 말까를 하다가.. 고민끝에 다시 집으로 뛰어가 방문을 열자 어머니는 장롱문을 열어놓은 채로 바닥에서 불편한 손동작으로 옷을 부둥켜 안고 숨죽여 울고 계셨다.. 보는순간 울컥 했지만 말을 내뱉을때 혹여나 울음소리가 섞일까 울음을 눌러 삭힌다.



"도착해서 연락할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말고 가서 안다치고 몸조심히 있다 올테니까 병원이랑 꼬박 꼬박 다니고 돈 걱정하지마. 
가면 돈많이 받으니까 알았지?그리고.."



가방과 짐을 바닥에 내려놓고선 두발을 모아 무릎꿇고 큰절을 드린다. 유난히도 햇살이 창문을 두드리며 새어나오고 새들이 지적이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진다.
큰절이 드린후 걱정하지말라는 연신 말하고 어머니를 등진채 현관문 밖을 나선다.



"하..이제 좀 가볍네."



주머니춤에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시간이 어느덧 10시1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터덜터덜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있을때쯤 내앞쪽에 잘 안보이지만 하얀브라우스,검은색미니스커트로 보이고 생머리의 여성이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저기 주위도 둘러보며 각종 광고와 부동산 글들을 눈으로 읽기도 하고 냉면집 간판등등 정신없이 눈을 굴렸다. 내 옆으로 차한대가 지나간다.
갑자기 여자앞에 차가 멈추더니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는거 같아보였다. 동네 아는 분이신가보다. 그런데 수상쩍게도 건장한 청년3명이 내려 여자애게 접근한다. 갑자기 여자가 큰 비명을 지르며



"사람살려!!!!!!살려주세요!!제발 안되~아아안되..살려주세요!!!"



그러자 그중 한명이 여자입을 막아보이는거 같더니 어깨에 들춰매고 강제로 던져넣듯이 차에 태운다.
멍하게 넋놓고있다 정신차리고 미친듯이 뛰어 내려간다. 건장한 청년한명이 내 쪽을 잠깐 바라보는거 같았지만 이내 문을 닫더니 차가 출발한다.
심장이 터질듯이 잡아보려고 달렸지만 역부족 이였다. 너무 달린탓에 다리가 풀려 엎드린채로 땅에 가쁜숨을몰아쉬며.. 그 차량의 번호판을 보려 눈을 흘겨떠봤지만 보이지가 않는다.
심장떨리고 아무런행동도..아무런말도 할수없었다 인터넷 매체로만 인신매매 당했다는 기사만 봤지 내 눈앞에 막상 펼쳐지니. 너무나도 큰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하아..하아...침착하자..침착해.."




심호흡 여러번 한후에야 겨우 진정한다.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해도 증거도 없어 찾을 방법이 없다. 나로선 아무 방법이 없다.눈이라도 좋았더라면 이야기는 틀려질수 있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녀가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길만 바라는 수밖에..그렇게 스스로 상황을 추스리고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 은행에 도착해 고지서들에 적힌 금액 약 40만원과 마지막으로 주문이의 계좌에 남은 230여만원을 송금시킨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15분거리의 터미널 매표소에 도착한 나는 목적지를 말해 알리고 표를 건네받은 후 가방을 다시 들춰매 대합실 의자로 향한다. 차시간을 보니 12시 30분차. 지금 정각 12:10분 경이니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버스에 오른기 전에 미리 화장실에 들리는게 좋겠다고 생각되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그런데 오른쪽 볼에 점이 있는 인상이 쌀쌀맞아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이 내 오른팔을 잡아챈다. 



"아지야 아지야~ 이야기좀 듣고라아~..함만 듣고가도.."



"네?무슨일..이세요..?"



"아지야..외롭제에~ 2만원에 재미보로 안가나?새로 들어온 이쁜 참한 가스나있는데~쪼기 모텔에 가서 있으면 알아서 데리고 오꾸마"



"아..죄송한데 차시간이 얼마 안남아서요^^;;"



"아지야 담차 타고 가면 안대나~"



"아..아니요..그럼 이만 .." 



아마도 인터넷에서 접한적이 있지만 저런곳에 혹해서 가면 오체불만족인 여자가 온다거나 눈이한쪽없다거나 
팔이한쪽없는 그런 여자들이 들어온다 루머가 많이 떠돌고 있어서 나 역시 남자라 금액에 솔깃했지만 찝찝하고 겁이나 거절하고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화장실로 향한다
역시나 차가 많이 들어오는 점심시간대여서 그런지 화장실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큰걸 보고 가야될거 같아 안쪽으로 들어간다
모두 사람들이 볼일보는중이었고 다행히도 대변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금방 앉을수 있었다.
용변을 보던중에 화장실 문에도 벽에도 여기 저기 붙어있는 스티커문구를 발견한다..



[신장 장기매매합니다. 010-9857-xxxx..]



빤히 보던중에 의문이 든다, 



'저게 과연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신장 적출인가..? 그렇다면 이런 인파가 분비는 화장실에 써있을리는 없고 공개적으로 매체를 통해 광고를 했을테니. 분명 불법적인 시술을 통해 신장을 적출할거란 확신 한다.
그럼?과연... 이 사람들에게 뭘 믿고 몸에 마취주사바늘을 허용하는거지? 단단히 신장 장기파는 놈도 제 정신이 아니겠군..'



[똑!.똑!.똑!]




"..거좀..빨리 볼일좀봅시다.. 10분째 서있네.아씨 급해 죽겠구만.."



"아..죄송합니다 ..지금 나가요."



부랴부랴 볼일을끝마치고 급하게 옷매무새를다듬으며 문을 열어 죄송하다고 연달아 말한후 빠져나왔다.
시간을 보니 벌써 차시간이 임박해서 사람들과 부딪혀가며 겨우 버스에 발을 딛었다. 선글라스를 쓴 올빽머리의 기사아저씨가 표를 달라며
하얀장갑의 바닥을 보인다. 너무 급하게온 탓인지 표가 어딨는지도 까먹고 아!잠시만요!! 를 여러번 반복하며 주머니란 주머니속을 모두 뒤졌지만
차표를 발견한 곳은 지갑이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표를 올려 놓는다. 얼마후12시 30분이되자 버스가 후진을 한다. 머지않아 버스가 속력을 붙기 시작했고,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위해 잠을 청한다.....얼마쯤 지났을까 주머니에서 핸드폰벨이 마구 울린다. 반대편 창가의 주무시던 할아버지도 소리에 깨셔서 
내쪽에 시선을 두지만 멋쩍인 미소와 함께 목례를 하자 언제그랬냐는듯 좌석에 기대신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예 진주성씨 맞으시죠?ㅇㅇ전기 입니다.언제쯤 도착예정이신지?"



"네 지금 막 서울에서 출발해서 내려가고 있는 중이네요. 언제 도착하냐면 잠시만요.."




핸드폰을 귀에 떼서 핸드폰을 보는데 밖에 햇빛때문에 보이지않아 왼손으로 커튼을 치고 보니 오후 2:43분이다.




"네 이제곧 한 한시간 뒤면 도착할거 같습니다."




"아 그럼 터미널에 계시면 이곳 지리를 잘 모를테니 데리러 가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감사합니다."



"그럼 있다 한시간뒤에 터미널에서 보는거로 알겠습니다."





[..뚜뚜뚜..]





"괜찮은 곳이네." 




일어난김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미리 드리기로 생각하고 통화버튼에 손가락을 눌렀다.
세네번 신호가 간후




[딸깍..]





"여업에요오..?"



"엄마 나야 주성이.. 나 이제 도착했어"



"으응.. ..으때 거..거..거기이 ..개차나아아?"



"응 여기 좋아 마중까지 나오는거보니까 괜찮은 곳같아 돈도 많이 주니까 당연하겠지.이제 걱정말고 푹 쉬면서 주문이랑 있어"



"아..으으응 잘대에에엣네에.. 아라아써.,, 아아프으..지마"



목소리가 한결 밝아지신거 보니 맘이 이제 놓이시나 보다.



"응 또 연락할께 주문이테도 잘 도착했다고 전해주고..그럼 끊을께~"



"으어엉"




[뚜뚜뚜]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터미널에 도착했다. 시간을보니 3:30분이니 그 사람은 도착했겠다 싶어.
전화를 다시 걸었다.



"여보세요?"



"네 도착하셨나요.?저 바로 앞에 검은색 양복 입고 서있습니다."



커튼을 젖히고 눈을 이리저리 굴려서 검은색양복 입은사람을찾았다, 
유독 눈에띄는 훤칠하고 마른체형의 사람이 보인다. 이내 천천히 가던 버스가 시동과 함께 멈춰섰고 사람들이 일어나 하차한다.
가방을 매고 한걸음 한걸음 앞사람에 마춰서 걸어나갔다. 
버스에서 내렸을땐 이미 그 사람은 나인걸 확신했는지 나에게 멀리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차쪽으로 먼저 걸어간다.
주위를 둘러보니 꽤나 시골향기가 물씬나고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벽에 균열이 갈정도로 오래된 찻집?아니 다방이라고 하는게 어울리겠다.
다시 고갤돌려 그가 향하는곳을 쳐다보니 차에대한 관심이 없던 나지만 멀리서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차가 서있었다.
뒷자석에 탄 나는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여유롭게 돈도 적금할 생각에 엄마와..주문이..얼굴이 떠오른다.
그렇게 20분쯤 달렸을까 논밭을 지나 공단으로 보이는곳으로 들어간다. 여기가 내가 앞으로 일할 공장인가.?그런데 이상하게도
차가 멈추질 않고 계속 들어간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일할곳이 여기가 아닌가봐요..?



"아.. 저쪽 공장에서 주성씨 병역기록을 담당하고 근무는 다른데서 할겁니다."



"어떤...일을.?"



"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시간만 떼우고 심부름만 다니면 되는 곳이니까요"



"그렇게 쉬운일이 연봉 5000이나 줄 사장들이 어딨습니까~!에이 하하..농담도.."



"뭐..지금이야 믿기 힘들겠지만.. 정말 쉬운일이에요..단 사내 규칙을 꼭 지켜줘야 합니다."



"예..?예를들어 어떤..?"




"간단히 군대와 마찬가지로 개인 단독적인 행동으로 사내에 돌아다니거나 업무 시간에 업무외에 다른일을 할경우에 처벌을 받습니다."



"그런가요 그건 뭐 다른회사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러게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게 지켜지지 않기에 규칙이 성립되겠죠..?"



"그렇군요"




"부디 어리석은짓 하지 않길 바랄게요. 2년2개월 복무 무사히 마치고 나가야죠?"



"네 뭐 별탈없이 잘 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뭐 별 다를 걱정없겠네요."




그렇게 간소한 질문과 대답들이 오고 간뒤 침묵을 지켰고 어느덧 산 중턱 평지에 차가 들어섰다. 대저택의 아니 성같이 외벽이 굉장히 높았고

알수없는 웅장한 문이 굉음 소리와 함께 열린다. 차가 문안으로 들어가자 곧, 큰 빌딩에 상호명이 붙어있었다. 




[L.C]




별 생각없이 그 빌딩을 지나쳐 오른쪽 약간은 이제 방금 리모델링해 보이는 조그만한 건물에 차가 멈춰서자 그 남자가 입을 연다.



"이제 내리셔도 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좌우를 살피며, 차문을 열고 내린다.
뭔가 불길한 기분이 들게하는 곳 같아..내심 둘러본다.



-3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