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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2 00:32

1998년 사건

조회 수 3176 추천 수 0 댓글 1
1998년 3월 부천의 한 비디오 가게. 가게 안에 중년 남자가 서성거리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한 명의 20대 청년이 나타난다. 두 사람은 평소 친분이 있는 듯 대화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모습이다. 그런데 잠시 후 청년이 남자의 손과 발을 묶는다. 그러나 남자
는 반항은커녕 여유만만한 표정이다.

"○○아, 제대로 잘 묶어라잉~"

"예, 형님. 발 잠깐 들어보세요."

청년은 남자에게 깍듯한 경어를 사용해가며 남자의 몸을 완전히 결박한다. 그리고 항
거불능의 상태의 남자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잠깐만요 형님, 한 3분만 참으세요."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마지막으로 청년은 남자의 얼굴에 비닐을 씌우고 테이프로 칭
칭 감는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청년은 미리 준비해둔 몽둥이를 집어
들고 남자의 머리를 힘껏 내리친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자, 그러나 청년의 폭행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극심한 고통에 남자는 청년을 제지하지만 청년의 눈은 어느 순
간부터 온통 분노와 살기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잠시 후 피투성이가 된 남자는 미동
이 없다.

이번에 구리경찰서 강력3팀 최종화 팀장이 전하는 사건이 바로 10년 전 세간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부천비디오가게 살인사건'이다. 최 팀장이 부천중부경찰서에 근
무할 당시 담당했던 사건이다. 위의 내용은 당시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된 실제 상황이
다.

1998년 3월 어느날 부천 시내에 있는 한 비디오가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길이 치
솟았다. 우선 당시 상황에 대한 최 팀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갑작스런 화재신고에 소방차가 출동했고 큰 불이 아닌 탓에 불은 금세 진압됐다. 그
런데 현장을 살펴본 결과 단순 화재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있었다. 가게 안에 한
남자가 죽어 있는 게 아닌가. 바로 비디오 가게 주인인 장문숙 씨(가명·47)의 남편 김
동만 씨(가명·48)였다.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의 큰 불도 아니었는데 김 씨가 죽어있다
는 것이 내심 이상했다. 그러나 의문은 금세 풀렸다.

발견 당시 김 씨는 테이프 등으로
온몸이 결박되어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몸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는 사실이다.

어찌나 심한 폭행을 당했는지 그는 머리부위가 함몰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명백한 살인사건이었다. 누군가 김 씨를 살해한 후
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것이 분명했다."

수사팀은 김 씨가 처참하게 살해됐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먼저 김 씨의 주변인물을
상대로 치정 채무 등 원한을 살 만한 인물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김 씨는 주변에 원한을 살 만한 일이 없었다. 수사팀은 면식범에 의
한 범행으로 보고 수사범위를 확대했지만 이렇다 할 수상한 인물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수사팀이 김 씨의 부인 장 씨의 호출기 사서함을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
견했다. 사건 직후 장 여인이 어떤 남자에게 '도망가라'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던 것이
다. 장 여인이 음성메시지를 남긴 사람은 김 씨 부부와 수년째 가깝게 지내던 임재성
씨(가명·24)였다.

장 여인의 메시지는 분명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심증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수사
팀은 이내 임 씨와 장 여인 간에 미심쩍은 점들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겉보기에 임 씨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김 씨 부부의 일도 도와주면서 친하게 지내던
임 씨는 사건 직후에도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현장 주변을 얼쩡
거렸다. 그런데 남편이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된 상황에서 장 여인이 임 씨에게 긴밀한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나는 임 씨와 장 여인의 관계에
주목, 집중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상당한 나이차에

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깊은 관계였던 것이다. 두 사람의 호출기에 저장된 메시지들은
이들이 이미 오랫동안 내연관계를 맺어오고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증거였다.
사건은
점차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수사팀은 즉시 임 씨를 조사했다.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하던 임 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 드러난 행적은 물론 갖가지 의심스런 정황들을 토대로 추궁하는 수사팀 앞에서 고
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장 여인과의 관계 등을 들이밀자 엽기적인 범행 일
체를 토로하기에 이른다.

사건은 살해된 김 씨가 '위험한 범행'을 계획하면서 시작된다. 건축업을 하던 김 씨는
고정적인 일거리도 없는데다가 수입도 변변치 않아 상당한 빚을 지게 됐다. 생활이 어
려워지자 김 씨는 고심 끝에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범행을 마음먹게 된다.

상해를 입
었을 때 8000만 원, 사망시 4억 원을 받게 되는 보험에 가입한 김 씨는 한 동네에서 '형
님' '아우'하며 가깝게 지내던 임 씨를 끌어들인다.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은 김 씨는 임 씨와 그럴싸한 각본을 짠다. 김 씨는 임 씨에게
'나를 폭행해 상해를 입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성공할 경우 타게 되는 보험금의 일부를 대가로 주겠다는 그런 언질도 있었던 것 같더
라. 이렇게 해서 사건은 처음부터 두 사람의 합의하에 시작됐다.

그리고 뒤탈을 막기
위해 두 사람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모든 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어두기로 했

다."

마침내 디데이. 모든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각본대로 '작업'을 개시했다. 두 사람은
모든 과정을 가게 안에 설치한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했고 이 문제의 테이프는 얼마 후
임 씨의 집에서 발견됐다. 테이프를 본 수사팀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영상의 내용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테이프에는 임 씨가
김 씨를 묶는 장면부터 대화내용까지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었다.

문제는 이 테이프가
단순 폭행장면을 담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테이프는 잔혹한 실제 살인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살인비디오'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김 씨를 옴짝달싹 못하게 묶은 임
씨가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김 씨를 몽둥이로 내리치더라. 애초부
터 두 사람의 합의하에 시작된 일이기에 김 씨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는 듯했다.

런데 잠시 후 임 씨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그의 폭행은 짜고하는 수준의 것이 아니
었다. 가차없는 폭행에 고통을 참지 못한 김 씨는 '야, 임재성! 재성아 그만! 제발 그만
해!'라며 중단을 요청했다. 그런데 임 씨의 폭행은 멈출 줄 몰랐다. 오히려 그의 폭행은
처음보다 강도가 심해졌다. 임 씨는 급기야 벽돌까지 동원해 김 씨의 머리와 얼굴을
마구 내리찍었다. 애초의 존댓말은 간데없고 험한 욕설이 마구 튀어나왔다.

그리고 분
노에 찬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가 왜 섀도우인 줄 알아? 내가 너 죽이려고 왔으
니까' '너같이 마누라 고생시키는 XX는 죽어야 돼' '너희집 일 많이 도와 줬으면 아침
밥은 제 시간에 줘야지. 내가 무슨 개냐? 개야?' '죽어, 이 XX야, 너 같은 XX는 살 필요
가 없어' 뭐 이런 내용이었다. 가게 안은 순식간에 온통 피바다가 되어버렸다.

결국 김
씨는 임 씨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상해를 가하는 선에서 끝내기로 한 애초의
약속과는 달리 졸지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임 씨가 갑자기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임 씨는 그동안 깍듯이 '형님'으로 대우해온 김 씨를 이토록 무참
히 살해한 것일까. 여기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었다.

"김동만은 원래 지방의 대농이었는데 부인 장문숙이 자기 친구와 바람이 났다고 한다.
작은 동네바닥에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된 김 씨는 그 길로 부인을 데리고 고향을 떠났
다고 한다. 임 씨는 과거 장 여인이 만화가게를 하던 중 알게 됐다고 하더라. 그리고
이후 김 씨 부부는 부천으로 이사를 오게 되는데 임 씨가 이삿짐도 날라주면서 집안일
을 도와줬고 얼마 후부터 아예 김 씨네 집 옥탑방에 살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는
이미 임 씨와 장 여인이 내연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때였다."

조사 결과 임 씨는 장 여인에게 놀랄 만큼의 집착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장 여인을 향한 집착과 소유욕은 엽기적인 행각으로 표출된다. 임 씨는 김 씨네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놓고 부부의 은밀한 사생활을 수시로 염탐하면서 성관계
까지 일일이 체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임 씨는 부엌 싱크대 밑에 스피커까지 장착
시켜 놓고 이 부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왔고 더 놀라운 것은 김 씨 부부가 각방
생활을 하는 것을 이용, 새벽에 김 씨가 잠든 사이 장 여인이 잠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몰래 성관계를 갖기도 했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장 여인과의 성관계 장면을 수시
로 찍어 테이프로 보관해왔다고 한다.

"임 씨는 살해된 김 씨와 겉으로는 '형님' '아우' 하면서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문
제는 언제부터인가 김 씨가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부부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결국 임 씨는 자신과의 관계를 의심하며 부인을 괴롭히는 김 씨를 없
애버릴 생각을 하게 됐던 것이다. 즉 김 씨는 보험금 수령을 위해 임 씨를 끌어들였지
만 임 씨로서는 눈엣가시 같던 김 씨를 처치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사건 당일 테이프에는 임 씨가 김 씨에게 '이 XX, 그동안 네 마누라랑 나 의심했지?'라
며 격하게 따지는 장면도 녹화되어 있더라."

그렇다면 임 씨가 연상의 장 여인에게 그토록 강한 집착을 보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그의 불우한 성장과정과 연관이 있다는 게 최 팀장의 얘기다.

"젊은 나이였지만 임 씨는 참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었다. 그는 어린시절
어머니가 가출하고 홀로 남은 임 씨는 작은집에 맡겨졌다고 한다. 그런데 작은집 생활
을 하면서 적잖은 구박을 받았나보더라. 끼니도 제때 못 얻어먹어 영양실조로 쓰러진
적도 있다고 한다. 결국 작은집을 도망치듯 떠나 상경한 임 씨는 앵벌이 생활을 전전
하다가 역곡에 있는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그때도 임 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고 한다. 특히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 신세나 마찬가지였던 임 씨를 인간대우해주
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거다. 그때 만난 사람이 바로 장 여인이었다. 장 여인은 '사
람 같지 않은' 임 씨에게 라면도 끓여주고 김치도 갖다 주는 등 인간적으로 대해줬고,
태어나서 한번도 사람의 관심을 받아본 적 없던 임 씨는 장 여인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던 한 여인과의 잘못된 관계에서 파생된 임 씨의 감정은 집
착으로 변질됐고 그 집착은 결국 그 여인의 남편을 살해하는 참극을 부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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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1월 10일 한 젊은 여성이 홀연히 사라졌다. 실종된 사람은 서울 중랑구에 거주
하는 김보배씨(가명·20)였다.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한다고 집을 나선 그녀는 어찌된
일인지 퇴근시간이 지나도 귀가하지 않았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자 김
씨의 집은 발칵 뒤집혔다.



"아니, 얘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시간이 몇 신데 연락도 없고…."
김 씨의 부모는 5분 간격으로 김 씨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벌써 수십 차례였다. 하
지만 도통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김 씨의 부
모는 초조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딸의 귀가를 기다렸다.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
나…'하는 심정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김 씨는 평소 착실한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김원배 경찰청 수사연구관이 전하는 사건은 11년 전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
아넣었던 '여직원 토막살인사건'이다.

우선 당시 상황에 대한 김 연구관의 얘기를 들어보자.
"김 씨는 한 유통회사에서 경리사원으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특이한 점은
김 씨가 입사한 지 며칠밖에 안 되는 신입사원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김 씨의
부모로서는 늦게까지 회사업무를 익히거나 신입사원 환영회를 하다가 귀가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날이 밝았음에도 김 씨는 귀가하지 않았고 아무 연
락도 없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불안해진 김 씨의 부모는 경찰에 실종신고
를 하려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경찰로부터 뜻밖의 신고
가 들어온 것이었다. 김 씨가 회사 돈을 갖고 도망갔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에 김 씨를 신고한 사람은 다름아닌 김 씨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장 최형만 씨(가
명·43)였다. 이어지는 김 연구관의 얘기.

"사장 최 씨는 경찰에서 '얼마 전 경리사원으로 고용한 김 씨가 책상 서랍에 넣어둔 회
사공금 2150만 원을 갖고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기껏 믿고 고용했는데 어떻
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김 씨의 부모는 큰 충격에 빠졌다. 마
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김 씨가 사라진 마당에 최 씨의 신고는 상당히 중요했다. 실종이냐 가출이냐를 판단할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씨에 따르면 김 씨가 거액의 회사공금을 갖고 사라진
것은 10일 오후. 김 씨가 모습을 감춘 날과 정확히 일치했다. 최 씨의 진술이 사실이라
면 김 씨는 정상적으로 출근했다가 그날 오후 회사공금을 훔친 뒤 잠적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었다. 딸의 실종에 전전긍긍하던 김 씨의 부모는 졸지에 딸이 횡령범으
로 몰리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할 말을 잃었다.

'설마 우리 딸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여지껏 사고 한 번 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딸이었다. 실제로 김 씨는 성인이 된 후 부모에게 용돈을 탈 수는 없
다며 구직을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다. 그리고 몇 번의 고배 끝에 얼마 전 이 회사에
경리직원으로 채용됐다. 박봉이지만 용돈벌이는 충분하다며 성실하게 근무하겠다는
열의를 불태우던 딸이었다. 그런 딸이 입사한 지 일주일도 안 되서 이 같은 대형 사고
를 칠 리가 만무했다. 더구나 김 씨는 목돈이 필요한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사장 최 씨가 알 리 없었다. 최 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
최 씨는 김 씨의 부모에게 '당장 돈 2000만 원을 물어내라'고 요구했다. 김 씨의 부모로
서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사장님, 우리 딸이 그런 엄청난 사고를 쳤을 리가 없어요. 분명 무슨 피치 못할 사정
이 있을 겁니다. 절대로 남의 돈에 손을 댈 아이가 아니에요."

"이것 보세요. 당신 딸이 그날 출근해서 서랍에 있는 돈을 훔쳐서 사라졌다니까요. 회
사 운영자금이니 당장 물어내세요!"

경찰에서는 최 씨와 김 씨 부모 간에 실랑이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 씨의 태도는 완강
했다. 믿고 고용한 직원에게 불과 일주일도 안 돼서 배신을 당했다는 최 씨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특히 최 씨가 이처럼 김 씨의 부모에게 큰소리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최 씨가 김 씨를 채용할 당시 작성한 각서 때
문이었다. 조사결과 최 씨는 "유통업이라 거금이 오갈 뿐 아니라 현금을 취급하는 일
이 잦기 때문에 보증인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씨 부모가 '(딸로 인해서) 금
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진다'는 2000만 원의 재정보증을 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김 씨의 부모의 머릿속은 혼란스럽기만 했
다.
'최 사장의 말은 진실일까. 보배가 설마? 사실이라면 왜 그랬을까. 그나저나 이 아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김 씨 부모로서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딸의 행방이었다. 그리고 그것
은 수사팀으로서도 마찬가지였다.

최 씨의 말대로라면 김 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회사 공금을 갖
고 잠적한 것이다. 직장인들이 명품 구입이나 유흥비 마련 등 카드빚으로 인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금고에 손을 대는 사건을 종종 다뤄봤던 터라 수사팀으로서도 김 씨
의 범행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수사팀은 일단 최 씨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수사과정에서 뭔가 석연찮은 점들이 하나 둘 발견되기 시작했다. 다음은 김 연
구관의 얘기.

"이상한 점은 최 씨가 운영한다던 유통회사의 실체였다. 그 회사는 생긴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회사였다. 최 씨는 10월 22일부터 동대문구 용두동의 한 허름한 건물 한 켠
에 OO유통이라는 상호를 걸어놓고 사무실을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는데 정확한 업
종조차 확인하기 힘들었고, 더군다나 무허가 업체였다. 정밀 조사결과 더 이상한 사실
이 드러났다. OO유통은 말로만 유통업일 뿐 사업내용과 거래처, 장부내역 등 그동안
회사를 운영해온 흔적이 전혀 없었다. 당연히 매출실적 같은 것이 있을 리 만무했다.
또 직원도 경리직원으로 있던 김 씨 한 명뿐이었다. 더구나 경력조회 결과 최 씨는 유
통업을 운영하거나 그 계통에 근무한 경험조차 전무한 사람이었다."

최 씨의 진술을 반복해 듣던 수사팀은 점차 최 씨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 시작했
다. 최 씨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과정 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으며 사무실 운
영 방법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전무했다. 회사가 설립된 지 한 달도 안돼 체계가 잡히
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
지 않는 상황에서 직원을 채용하면서 부모로부터 2000만 원이라는 재정보증금 각서를
받은 것도 납득하기 힘든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의든 타의든 직원이 모습을 감춘
마당에 직원을 찾아달라는 요청은 아예 하지도 않고 직원의 부모를 상대로 재정보증
금만 요구하는 모습도 왠지 어색했다.

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단서는 따로 있었다. 이어지는 김 연구관의 얘기.
"바로 최 씨가 책상서랍에 보관해뒀다는 회사공금이었다. 매출실적도 전혀 없는 회사
에서 2000만 원이 넘는 현금을 갖고 있었다는 게 이상했다. 또 주거래 은행조차 없이
거금을 사무실 책상서랍에 넣어뒀다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예상대로 최 씨는 공
금 2000만 원의 출처나 용도에 대해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갈수록 수
상했다. 수사팀은 직원에게 공금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애초부터 최 씨의 자작극이
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수사팀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자작극이라
면 김 씨는 최 씨에 의해 희생됐을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었다."

다급한 것은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미 김 씨가 생존
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최 씨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고속도로 통행 영
수증 때문이었다. 김 씨가 실종된 날 오후 줄곧 회사에 있었다는 진술과 달리 최 씨는
경상북도 김천에 다녀온 것이 확인됐다. 최 씨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김천에서 동서울
영업소까지 운행한 영수증 기록은 빼도 박도 못할 증거였다. 불길한 예감이 수사팀 전
체를 휩싸고 있었다.

이미 수사팀의 머릿속에서는 최 씨의 범행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급
히 최 씨의 차량을 살펴보던 수사팀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피묻은 쇠톱이 발견
된 것. 그리고 차량 트렁크에서는 피투성이 상태로 처참히 잘려진 여성의 몸통 부분이
발견됐다. 경리직원 김 씨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조사결과 드러난 사건 전말은 이렇다.
최 씨는 전직 버스기사였다. 그해 5월까지만 해도 버스회사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최 씨는 100만 원 남짓한 박봉을 견디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하지만 막상 직장
을 그만둔 후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모아놓은 돈도 없는 데다가 그나마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수입마저 끊기니 생활이 곤란했던 것이다.

5개월 이상을 무직 상태로 지내던 최 씨는 돈이 될 만한 일들을 구상하던 중 우연히
TV에서 사람을 죽이고 보험금을 타내는 사건을 접하게 된다. 범행을 저질러 한몫 챙기
려고 마음먹은 최 씨는 고심 끝에 획기적이고도 무서운 범행을 고안해내게 된다. 바로
재정보증금을 가로챌 속셈이었다. 용두동에 값싼 사무실 한 칸을 빌려 간판만 있는 유
령회사를 세운 최 씨는 생활정보지에 경리직원을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그리고 11월
3일 광고를 보고 찾아온 김 씨를 고용한 뒤 '거액의 현금을 다루는 일'이라는 명목으로
김 씨의 부모에게 재정보증을 서게 했다.

그러나 이런 최 씨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주일 후 최 씨는 김 씨에게
'지방에 수금하러 같이 가자'고 속인 뒤 경북 김천의 한 야산으로 데려했다. 뒤늦게 수
상한 낌새를 눈치 챈 김 씨가 달아나려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최 씨는 계획대로 김
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한 쇠톱으로 사체를 토막냈다. 그리고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목과 양 손은 야산에 묻고 몸통부분을 다른 곳에 유기하기 위해 자신의 트렁
크에 싣고 다닌 것이었다.

살인·사체손괴 및 유기혐의로 기소,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최 씨는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이 어떻게든 생활을 해나가기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
서 노력을 한 점은 인정되지만 실직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치밀한 범행계획
을 세워 피고인을 신뢰하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사체를 절단한 점에 비춰볼 때 법정
최고형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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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1993년 10월 2일 새벽 3시경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한 여관 3층에서 느닷없는 비명소리
가 터져 나왔다. 비명을 지른 사람은 조금 전 친구 5명과 함께 이 여관에 투숙했던 A
군(20)이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신 후 친구들과 여관에 잠을 자러 왔던 A 군은 모자라
는 베개를 찾아 빈방을 기웃거리던 참이었다. 비명을 듣고 놀란 친구들과 여관 주인이
달려왔을 때 A 군은 3층 복도에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A 군이 가리키는 방의 문을 열어 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
붙고 말았다. 방 안에는 한 중년 남자가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이번에 김원배 경찰청 수사연구관이 전하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은 15년 전 사회를 떠들
썩하게 만들었던 동성애자 치정살인사건이다. 특히 당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성애
에 대해선 생소했던 시절이라 이 사건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큰 충격을 안겨줬다
는 게 김 연구관의 얘기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출동했고 서부경찰서 형사과장 등이 포함된 27명의 수사전
담반이 편성됐다. 우선 당시 상황에 대한 김 연구관의 얘기를 들어보자.

"현장 상황이나 사체 상태로 보아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듯했다. 가장 시
급한 것은 피살자의 신원확인이었다. 십자지문을 채취해서 감정을 의뢰한 결과, 피살
자는 경기도 고양시 XX동에 사는 박봉수 씨(가명·54)로 밝혀졌다. 현장은 참혹함 그 자
체였다. 당시 박 씨는 완전 나체 상태였는데 심한 가격을 당해 안면과 두부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사체 옆에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피
묻은 돌멩이 한 개가 있었다."

국과수에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드러났다. 사체 상
태로 보아 누군가 돌멩이로 박 씨의 얼굴을 마구 때리고 목을 조른 것이 분명했다. 수
사팀은 일차적으로 사건 당일 같은 여관에 투숙했던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실
시했다. 하지만 늦은 밤 허름한 여관방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을 목격한 사람
이 있을 리 없었다.

수사결과 박 씨가 평소 차고 다니던 40돈짜리 금목걸이와 고급 시계가 사라졌다는 사
실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인 것일까.

하지만 범행이 여러 사람들이 묵는 숙박업소에서 일어났다는 점으로 볼 때 단순 강도
사건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 금품을 목적으로 했다고 보기에는 범행수법이
너무 잔인했다.

젊은 남자. 수사팀이 가장 우선적으로 주목한 용의자는 바로 사건 당일 새벽 박 씨와
함께 투숙했다는 젊은 남자였다. 다음은 김 연구관의 얘기.

"당시 여관 측에서 숙박계를 작성하지 않았던 탓에 박 씨와 함께 묵었던 사람의 신원
이나 인적사항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여관 주인은 '박 씨가 사건
당일 새벽 2시경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남자 한 명과 동반투숙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도 그럴 것이 늦은 시간에 남자 두 명이 여관에 들어와서 방을 달라고
하니 여관 주인으로서는 조금 의아했던가보다. 더구나 얼핏보기에도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났다고 한다. 거의 아버지와 아들뻘이었는데 분위기상 부자지간
은 아니고…. 오랫동안 숙박업소를 운영하면서 터득한 직감이랄까 하여튼 뭔가 이상
한 느낌이 들었었다고 여관 주인은 말했다."

함께 투숙했다가 홀연히 사라진 남자는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 하지만
문제는 젊은 남자의 신원을 찾을 길이 막막하다는 점이었다.

수사팀은 우선 박 씨의 주변인물을 상대로 탐문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박 씨의 주
변에는 이렇다하고 의심할 만한 인물이 없었다. 또 아무리 탐문 수사를 진행해도 함께
투숙했다는 의문의 청년은 그림자도 잡히지 않았다.

답답한 날들이 이어졌다. 서울지방청 강력계까지 수사지원에 나섰지만 수사는 좀처럼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수사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것은 사건발생 열하루가 지난 10월 13일이었다. 다음
은 김 연구관의 얘기.

"수사팀원으로부터 첩보가 하나 들어왔다. 수차례 전과가 있는 김광용(가명·30)이란
남자가 40돈짜리 금목걸이를 남대문시장 노점상에게 120만 원을 받고 처분하고 그 노
점상은 다시 그 목걸이를 중구 봉래동에 소재한 한 금은방 업주에게 152만 원을 받고
팔았다는 내용이었다. 얼핏 생각하기에 이 첩보내용은 여관 살인사건과 무관해보였
다. 하지만 수사팀은 40돈짜리 금목걸이에 주목했다. 피살된 박 씨가 평소 40돈짜리 금
목걸이를 차고 다녔고 사건 이후 그 목걸이의 행방이 묘연했기 때문이었다. 수사팀은
장물알선과 장물취득 혐의로 김광용 등을 구속하고 김광용을 상대로 추궁을 시작했
다."

그 결과 김 씨는 교도소 감방동기인 안재필(가명·25)이라는 청년으로부터 목걸이를 처
분해 달라고 부탁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결과 안 씨는 전과 4범으로 그해 5월 출
소한 인물이었다. 안 씨는 출소 후 뚜렷한 직업도 없이 지내오고 있었다.

안 씨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한 수사팀은 안 씨의 주소지 관할 경찰서와 공개 공조수사
를 벌였다.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지방경찰청 수사팀과 관할서 수사팀 간에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연고지 동선 수사를 진행하면서 수사팀 간에 중복이 생겨 검거
경쟁이 과열되기도 했던 것이다.

끈질긴 탐문 수사와 잠복을 통해 안 씨의 신병과 동선을 확보한 수사팀은 11월 8일 밤
10시경 서울 성북구 XX동에 있는 한 지인의 집에 은신해 있던 안 씨를 검거하는 데 성
공한다. 그리고 안 씨로부터 사건 당일 함께 여관에 투숙한 박 씨를 살해하고 현금 8만
원과 40돈짜리 금목걸이, 패물시계 등을 훔쳐간 사실 등을 자백받았다. 안 씨는 훔친
박 씨의 시계를 아버지에게 건네줬다고 했다. 수사팀은 안 씨의 아버지가 차고 있는
시계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사건 발생 38일 만이었다.

수사팀을 가장 궁금하게 만든 것은 범행 동기였다. 그리고 25세의 청년이 50대 중반의
박 씨와 여관에 투숙한 이유도 의문이 아닐 수 없었다. 조사결과 당시로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 밝혀졌다. 다음은 김 연구관의 얘기.

"박봉수 씨와 안재필은 한마디로 애인관계였다. 동성애자였던 것이다. 박 씨의 직업은
박수무당이었다. 서른 살쯤부터 신내림을 받고 무당생활을 해오던 박 씨는 역시 같은
일을 하는 여성과 결혼을 해서 당시 장성한 두 아들을 두고 있었다. 겉보기에 박 씨는
여느 남자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물이었지만 그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즉 게이
였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아이까지 낳고 20년 넘게 살아오고 있었지만 부부사이
가 좋을리 없었다. 박 씨는 동성애 문제로 아내와 심한 갈등을 빚다 결국 10여 년 전부
터 별거를 해오고 있었다."

조사결과 박 씨는 동성애자 애인과 동거를 한 경력이 여러 번 있었다. 특히 80년대 중
반경부터는 30대 동성 애인과 일산에 아파트를 얻어 동거생활을 해오고 있었던 것으
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안 씨가 애인을 살해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조사결과 안 씨의 범행은 재물
에 대한 욕심과 치정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범행이 발생하기 약 한
달 전인 그해 9월 서울 중구에 소재한 한 허름한 극장에서 만났다. 동성애자들이 자주
찾는, 그들 사이에선 알려진 곳이었다.

그 후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소재한 동성애자 전문주점에 자주 출입하며 '사랑'을 키
워오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급격히 빠져들었다. 30년 가까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사랑에는 거침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10월 1일 종로의 한 술집
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술을 마신 뒤 그날 밤 11시경 은평구에 소재한 여관에 투숙
했다. 다음은 김 연구관의 얘기.

"처음 주점에서 만날 때부터 안재필은 박 씨가 값나가는 금목걸이 등 귀금속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을 보고 상당히 돈이 많은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꾸
만나다보니 박 씨의 금품에 욕심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재필의 범행목적은
금품이 다가 아니었다. 살해동기에는 치정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무
렵 박 씨는 안재필과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씨는 당
시 오랫동안 사귄 애인과 동거 중이었기 때문이다. 박 씨에게 안 씨는 일종의 세컨드
였던 셈이다. 박 씨가 절교선언을 하자 박 씨가 변심했다고 생각한 안재필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었다. 사건 당일
성관계를 가진 후 박 씨가 깊이 잠들자 안재필은 객실에서 나와 여관 출입구에 있는
대형 화분에서 커다란 돌멩이를 집어들고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잠에 빠져있
는 박 씨의 얼굴을 돌멩이로 내리치고 목을 눌러 살해하고 만다."

치정에 눈이 멀어 애인을 상대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안 씨는 '정말 죽일 생각은 없
었다'며 뒤늦게 회한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질투와 배신감이 불러온 참극이
었다. 실제로 안 씨의 모습은 이성 간에 발생하는 수많은 치정 사건 주인공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

특히 검거된 후 안 씨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범행을 저지르는 게 아니고 우
리가 일반인과 똑같기 때문에 일반인들과 똑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동성애자
의 사랑도 이성애자의 그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남녀 간에 느끼는 사랑과 질투, 증
오와 배신의 감정 등은 동성끼리의 관계에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진술, 수사팀원들로
하여금 동성애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한다.
-무서운이야기에서펌


  • ?
    예미도중 2012.06.18 16:18

    사람을 죽이면 당연히 사형...진짜 연좌제 부활시키던가 해야지....ㅅㅂ..읽다가 분노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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