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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1.09.06 13:55

[2ch] 할머니의 일기 1

조회 수 1797 추천 수 0 댓글 2

 

866 : 1:2008 / 05/22 (木) 20:13:26 ID : IUcgnRkm0

 

나는 할머니를 매우 좋아해서 중학생이 됐을 때에도 할머니 집에 잘 놀러 가곤했습니다.

 

아버지쪽의 할머니입니다만,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적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할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셨기때문에, 할머니는 유일한 혈연인 나를 퍽 귀여워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지, 한번도 할머니집에 함께 가주지않았습니다.

 

나는 매주 일요일 아침에 할머니와 신사에 참배하러 가곤했습니다.

 

매우 경건한 분이셨기 때문에, 비오는 날에도 꼭 가셨고, 아버지가 사망한 후부터는 거의 필수가 되었습니다.

 

할머니와 연결된 손은 너무 따뜻해서, 나는 할머니와 함께 가는 참배가 매우 좋았습니다.

 

 

 


867 : 2 :2008 / 05/22 (木) 20:23:05 ID : IUcgnRkm0

 

할머니는 항상 손을 모아 깊숙이 인사를하고, 한참을 눈을 감고 기도했습니다.

 

난 항상 간단한 기도만한 채, 할머니의 진지한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참배가 끝나고 나서 항상 “무엇을 기도하시는거에요?”라고 물었었지만,

 

할머니는 활짝 웃을 뿐, 한번도 대답 해주지 않았습니다.

 

난 돌아가는길 할머니가 사주시는 아이스크림과, 일상얘기를 하는 것에 항상 들떠있었기때문에,

 

할머니의 기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갑자기 새는것 같습니다만,

 

나는 어려서부터 초능력이 강하고 항상 영적장애에 시달리고있었습니다.

 

가위눌림으로 거의 매일 밤 쉽게 잠들지 못했고,

 

잠이 들더라도 누군가 다리를 만지거나 배를 바늘 같은 것으로 찌르는 등, 해마다 그 정도는 심해져 고통스러웠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영적능력자에게 방문도 여러번 해봤지만,

 

돈만 비싸게 받을 뿐, 어떠한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저도 포기해버렸습니다.

 

 

 


868 : 3:2008 / 05/22 (木) 20:30:07 ID : IUcgnRkm0

 

중학교 3학년이 될 무렵에는 더욱 심해져,

 

교통 사고도 여러 번 경험했으며, 가위눌림도 더 심해졌고,

 

영에게 홀린 것 처럼 환상같은 것이 계속되었습니다.

 

(밥 위에 머리카락들이 혐오스럽게 엉켜있다거나, 끔찍한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갈수록 심해지는 영적장애에 너무 지쳐버려, 등교거부까지 하게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어머니가 일을 나가고 없는 시간 동안엔 항상 집에 와주셨고, 내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할머니와있는 시간은, 유일하게 내가 마음이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직장에서 귀가가 늦기때문에 같이 있는 시간도 별로 없었습니다.

 

매일 구토, 거식증이 계속되었고, 컨디션도 정신도 불안정해,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실패했고, 사는 것도 괴로운, 그러나 죽지도 못하는, 최악의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던 할머니와의 참배도 가지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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