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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과 친구가 된 후 한달. 모든 것은 순조롭기만 하다.

 

이제 과거의 삶이 익숙해져 간다. 자잘한 사건은 변하지만 큼직한 사건은 변하지 않으니까.

 

이명박이 대선에 출마하고 허경영이란 인간이 헛소리를 한다.

 

정동영은 질게 뻔한 싸움을 건다.

 

 

이제 등교가 즐거워진 찬현이다.

 

오늘도 이를 닦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겠지.

 

학교에서 영락과 놀고 집에 와서 또 낮잠을 자고 밤에 피시방갔다가 다시 집에 와서 잘 것이다.

 

 

"미리 말했지만, 이번주 목요일은 엄마 아빠 중국 여행간다."

 

 

아버지가 물을 마시며 다시 한번 말했다.

 

원래 그의 기억에서는 이런 사건이 없었지만 찬현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차라리 이렇게 자잘하게 변화하는게 더 낫다. 똑같은 사건을 다시 겪게 되면 지루하기 짝이 없으니까.

 

 

"동생 잘 돌봐라."

 

목요일은 너무나 빨리 다가왔고 부모님은 커다라 트렁크를 각각 끌고 현관을 나섰다. 이제 집에는 그의 동생 정현과 찬현 본인 뿐이다.

 

"......"

 

아무리 원래 남동생이고 실제로도 남자 취급한다지만 외양적인 라인은 여성인 그의 동생.

 

하지만 그의 동생은 그를 "오빠" 라고 부르며 아주 잘 따른다.

 

게다가 그는 지금의 현실이 마음에 든다. 학교에도 친구가 생겼고, 미래를 미리 알기에 큰 사건에 휘말리는 일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빠."

 

동생의 부름에 흠칫하는 찬현이었다. 그런 찬현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정현은 입을 연다.

 

"오빠야, 내 내일 학부모 참관 수업인데 올끼가?"

 

새삼스레 집 안에 두사람만 남아있다는 것을 자각한 찬현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하, 하, 학부모 참관 수업인데 내가 와 가는데?!"

 

말을 심각하게 더듬으며 방으로 들어가는 찬현을 보며 정현은 한숨을 쉰다.

 

"오빠야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할 것도 없다아이가. 와서 내 친구들도 보고 그래라. 이쁜 아 많다."

 

"지, 집에 없다! 학교 가야지!"

 

"오빠야 내일 개교기념일이다이가. 다 안다."

 

"니, 니가 그걸 어째 아는데!"

 

며칠전에 신나서 떠들어 놓고는 기억하지 못하는 찬현이었다. 지금 그의 얼굴은 공산당의 깃발처럼 새빨갰다. 하긴 말을 저리 더듬으며 소리를 질러대니 안봐도 뻔하지만, 문을 닫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아무튼 오빠야 온다고 믿을게. 내 잔다. 내일 주번이라서 학교 빨리 가야 된다."

 

정현은 문을 두어번 두드리며 그렇게 말했다.

 

찬현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 나온다.

 

"와 이리되노......"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그 친구들 볼 마음을 굳힌 찬현이었다.

 

 

 

한편 분당에서는 두 소년이 미친듯이 공원을 달리고 있었다.

 

"야, 이게 타임 슬립이랑 뭔 상관인데?"

 

"힘을 길러놔야지. 병신아!"

 

"뭔 힘!"

 

"혹시 모르니까 싸워야지! 시계는 그냥 달라하면 주냐?!"

 

"싸, 싸워?"

 

태어나서 싸움을 해본 숫자라고 해봐야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태현의 목소리가 떨린다.

 

"야, 이 씹새야. 싸울거면 첨부터 격투기를 해야지. 왜 달리기를 하고 지랄이야."

 

"기초 체력 모르냐? 기초 체력."

 

"기초 체력? 근데 너 법사라며. 법사가 체력 찍어서 뭐하냐. 인트나 더 올리지."

 

"그래도 기본적으로 체력 안되면 캐스팅 중에 죽음. 근데 넌 법사도 아니니까 체력이라도 길러야지 않냐?"

 

"그건 그렇지."

 

그렇게 말하며 태현이 스퍼트를 올린다. 벌써 공원을 다섯바퀴째 달리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이제 나머지 다섯바퀴를 채우고 팔굽혀펴기 같은 기초 근력 운동을 거친 뒤 집에 가서 푹 자고 다시 방과 후에 공원을 달릴 것이다.

 

"그러고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날 듯 하기도 해."

 

벤치에 앉아 탄산음료를 마시며 태현이 입을 연다.

 

"21살 때도 여기서 자주 술마시지 않았냐?"

 

"너 혼자."

 

"어, 나 혼자든 뭐든. 암튼 기억 나네."

 

"노무현이 죽을 때가 가까워 진단거지. 앞으로 2년 남았어. 노무현이 죽으면 이상한 일이 또 벌어질지도 몰라."

 

"그 이상한 일이 뭔데."

 

"예를 들면 2007년부터 2009년의 일이 무한대로 반복한다던가, 다시 타임 슬립을 해버린다던가, 세계가 멸망한다던가."

 

"그럼 노무현이 죽는걸 막으면 되지 않나?"

 

"그게 우리 힘으로 되냐? 그리고......"

 

거미상자는 주먹을 불끈 쥐며 결의에 차 말했다.

 

"그 씹새끼는 누구 손에라도 죽어야해."

 

"그건 그렇지."

 

태현도 알고 있다. 종부세로 망해버린 그의 집안, 그리고 마찬가지로 망해버린 부모님의 노후 대책.

 

이러나 저러나 노무현은 서민 킬러다.

 

서민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부유층으로 올라가는 하나의 길을 막아버린 절대악 중 하나다.

 

"나도 알아. 그 씹새끼 때문에 망한 집 한두채가 아니지. 씨발. 이미 종부세는 터졌고 다시 5년 내내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보단 그 시계를 찾아 미래로 가는게 낫다."

 

"그래. 그리고 미래로 가면 이번엔 진짜 내 동생 소개시켜줄게."

 

"그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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