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나는 정말 사랑하는 사이다.
아니, 사이였다.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이였고,
그녀는 늘 입버릇처럼
"우리 태어난 날은 달라도 죽을 때 함께야."이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불치병을 앓고 있었고, 결국 돌아올 수 없었다.
발인 전 날.
새삼스레 그녀가 떠났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마침 그녀의 어머니께서도 나와 이야기하길 원하셨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은 같으리라 생각됐다.
"항상 고마웠네. 그 아이도 하늘에서 자넬 그리워할 거야."
"별 말씀을……."
딸을 잃은 슬픔 때문인지 어머님의 표정은 어두웠다.
"죽기 전부터 그 아이가 부탁한 게 있었네."
"부탁요? 무슨 부탁이죠?"
"그래 부탁. 이제야 겨우 들어줄 수 있겠어."
애인의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 이상하게도 졸리다.
어머님이 주신 커피를 마셨는데도 졸리다. 눈이 무거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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