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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13.03.26 02:43

지하동굴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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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BQvki



이것은 17년 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 겨울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너무나 많은 기억을 잃었지만, 지난 17년간,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기억을 계속해서 메모로 남겼기 때문에 자잘한 부분이나 대화내용 등은 멋대로 보충이나 수정을 했습니다만, 될 수 있는 한 과장은 하지 않고 썼습니다. 제가 살고 있었던 고향은, 굉장히 시골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논이나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었고, 놀 곳이라고는 오토바이를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시내의 노래방밖에는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1991년, 이런 촌구석에 신흥 종교시설이 건설되었습니다. 건설 예정 계획 단계부터 현지 주민의 반발이 일어났고, 제 부모도 반대 집회에 여러 번 참가한 걸로 기억합니다. 시장이나 현 지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현지 미디어에 호소하려고 했지만, 종교단체 측이 어떠한 조건을 제시하고, 건설이 강행되었습니다. 조건에 대한 소문은 마을에서도 각양각색의 추측이나 소문이 떠돌았지만, 자치단체가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을 했다는 설이 유력했습니다.

 

 

종교시설은 우리가 사는 지역의 끝 부분에 세워졌지만, 시설의 면적이 도쿄돔(일본 돔 야구장) 두 세 개 정도의 넓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과소화(사람이 줄어들어 그 지역의 사회기반이 예전보다 못하게 되어, 주민이 생활상의 불편을 겪게 되는 상태)가 진행되던 마을의 땅값은 쌌겠지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가을쯤에 시설이 완성되었고, 부모나 학교 선생님은 [저기에는 가까이 가지 마라.] [저기 있는 종교신자랑은 얽히지마라.]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같은 반 아이들 8명과 함께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주변이 모두 높은 벽으로 둘러싸 져 있었고, 정면에는 거대한 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의 윗부분에는 무서운 얼굴을 한 도깨비형상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아이들은 [위험하다! 악마교야! 악마교!] 라며 즐겁게 떠들어댔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그 종교를 악마교 또는 도깨비단체 등, 영문모를 가명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가끔 한가할 때, 같은 반 아이들 몇 명이랑 호기심 반, 흥미 반으로 심심풀이 겸 시설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빙빙 돌곤 했지만, 이상하게도 신자나 관계자를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인기척이 전혀 없었고, 딱히 아무런 문제도 없었기 때문에, 갈수록 아이들의 흥미는 줄어들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종교시설은 화제에서 사라졌지만, 어느 날 같은 반 학생인 A가 [저기에 한번 가볼까?] 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A의 말로는 [부모에게 들었는데, 악마교 건물에 귀여운 여자가 드나드는 모양이야. 매일 가게에 와서 쇼핑하고 간다네?] A의 본가는 동네에서도 유일하게 그럭저럭 큰 슈퍼를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A의 부모는 매일 2만 엔∼3만 엔 정도의 물건을 팔아주는 악마교를 감사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A는 [우리 부모는, 저기 신자는 얌전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어. 무섭지도 않고. 그러니까 한번 가보자.] 저와 나머지 아이들도 딱히 놀 장소가 없어서, 매일 심심해했기 때문에 [그럼 가보자!] 라는 말이 나왔고, 결국 가기로 했습니다. 멤버는 저와 A, B, C, D 이렇게 같은 반 5명. 후배였던 E와 F, 총 남자 7명이었습니다. 7명 정도 있으면 무섭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모두 가벼운 기분으로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시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폐 우체국 앞이었습니다. 제가 도착하자 ABC와 E가 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F는 30분이 가까이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다섯 사람만 가게 되었습니다. 시설 근처에 자전거를 세우고, 걸어서 입구까지 갔습니다. [와~ 밤에는 역시 무섭네.] [손전등을 하나 더 가지고 오면 좋았을걸.]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문 앞까지 오자, 문에서 멀리 떨어진 건물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우와! 신자가 아직 있나 봐.] [악마를 부르는 건가?] 그러자 C가 [안으로 들어가 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A가 [내가 알고 있어. 여기서 좀 더 가면 작은 문이 있는데 거기로 가보자.]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벽을 따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작은 문을 발견했습니다. A가 손으로 밀자, 문이 열렸습니다. 사람 한 명 들어갈 수 있는 문을 다섯 명이 차례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손전등을 켜거나 끄면서 시설 터를 돌아다녔습니다. [아무것도 없다.] [건물 근처에 가면 진짜 위험할 거야.] 이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한 100 미터 정도는 완전히 빈터였고, 그 앞에 큰 건물이 3동 정도 있었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이상한 외관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설 주변을 살금살금 걷고 있는데, 시설과 시설 사이에 공중화장실이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화장실 주변은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었고, 벤치까지 있었습니다.

 

 

A가 조금 쉬자고 말해서, 아이들이 [뭐? 들키면 진짜 위험할 텐데..] [후딱후딱 한 바퀴 돌고 가자고..] 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찾으면 경찰을 부를지도 몰라. 졸업까지는 아직 남았으니까, 문제 일으키면 안 좋아.]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는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쉬다가 돌아가자.]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모두 그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러자 A가 [나 잠시 화장실 갔다 올게.] 라고 말하며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B와 C는 [저놈 몰래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화장실까지 쓰는 거야?] [놔둬. 재밌잖아.] [지리지나 마라.] [악마에게 저주받을지도 몰라.] 라면서 웃으면서 말했습니다만, 잠시 후 A가 화장실 안에서 [야~ 이리 와봐. 여기 재밌는 게 있어.] 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가보니까 A는 [이게 뭐라고 생각해?] 라며 화장실을 가리켰습니다. B가 [화장실.] 이라고 말하자 [병신새끼! 문 열어서 보라고!] 라고 말했습니다. B가 [뭐! 시발아!] 라며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여니까, 화장실 안에는 변기 대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습니다. A는 [이상하네. 다른 곳은 다 변기만 있는데, 왜 여기만 계단이 있을까?]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침내 이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A의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A가 갑자기 건물에 가자고 말한 것. 그리고 문의 위치를 알고 있었던 것, 화장실 문을 일부러 연 것입니다. 나는 A에게 [너 설마 우리를 일부러 여기 데리고 온 거야?] 라고 물었습니다. A는 [아니, 으음.. 그래.] 라고 애매하게 대답하더니 [한 번 내려가 볼래?] 라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거절했습니다. [너 병신같은 소리 그만해라. 돌아가자. 여기에서 우물쭈물 거리고 있으면 들킬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니까, A가 [어머나~ 쫄았구나? 조금만 내려가려고 했는데 그게 무섭니?] 라며, 저를 무시하듯이 말했습니다.

 

 

저는 A의 도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했습니다. B도 [헛소리 그만하고 집에 가자.]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두 사람은 [뭔가 재밌을 거 같다. 조금만 내려가 볼까.] 라며, A의 말을 들었습니다. A는 [역시~ 너희는 깡이 쎄구나!] 라며, 저와 B를 계속 도발했습니다. B는 [맘대로 해. 나는 간다.] 라고 말했습니다. A는 [그럼 우선 셋이서 먼저 내려갈게. 너희는 우선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세 명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저와 B 두 사람은 화장실 밖에서 나오지 않고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화장실 주변은 시설에 속해 있어서, 언제 발견될지 몰랐습니다. 물론 건물 내에 창문이 많았기 때문에 [창문에서 우리를 발견할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고, 화장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B는 [잠시만, A말이야.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오늘 A는 이상해. 뭔가 처음부터 우리를 여기로 데리고 오려고 한 느낌이 들어.] 라고 대답하자, B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B는, 혹시라도 오늘 밤에 사람들에게 발견됐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이야기했습니다. 5분 가까이 지났을 때 [좀 늦는 거 같은데?] 라고 B가 초조한 듯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라도 돌아갈까?] 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계단으로 내려간 아이들이 손전등을 모두 들고 갔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나가는 문을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판단하고, 마지못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발소리였습니다. 저와 B는 잔뜩 긴장했습니다.




괴담돌이 http://blog.naver.com/outlook_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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