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갑자기 나타나서 미안해 형들 ㅋㅋㅋㅋ
손금열차 기다리는 형들 많을거라고 생각해....
그만큼 게시판이 깨끗해진거 같아 나도 뿌듯할때가 많아 ㅋㅋㅋ
사실 저번 주말에 열차 하려고 했어.... 근데 일이 좀 생겨서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그냥 오늘은 푸념아닌 푸념을 좀 늘어놔볼까 해....
사실 저번 주말에 진도를 다녀왔어
왜 다녀왔냐구.... ㅋㅋㅋㅋㅋ
한 1년전쯤일거야.
유난히 나한테 욕을 쉴새없이 하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어 ㅋㅋㅋㅋ
"육시랄놈"
"돼지시끼"
"머던디 남의 집에 와서 이라코 지랄옘병을 한당가 모르것네잉"
"남이사 집이 무너지등가 말등가"
"밸 미친놈들 다 보것네 노망난할망구가 뭐가 좋다고 온당가"
"아 쌀도 없고 반찬도 없고 나 묵고 죽어블것도 없응께 썩 나가브러"
전기만 겨우 들어오는집.
이 할머니가 사는집이 그랬어
벽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집도 그늘진곳 근처라 안으로 들어서면 골방이 딱 이거구나 싶을 정도였어 ㅋㅋ
무너지려는 벽 양옆으로 공구리칠때 쓰는 폼 잡는 기둥 있잖아? 그거 여러개 세워서 지붕 받쳐서 벽 뜯어내고
보루꾸?라는 벽돌 1톤트럭에 반정도 실어서 벽도 만들어주고 미장도 해주고
벽만 있으면 냉기 올라올까봐 안쪽에 원바이원 목재 양 옆 벽에 찡겨 세우고 드라이피트 몇장 사다 에어타카로 고정... ㅋㅋㅋㅋ
전문적인 시공 지식이 없다보니 주먹구구식... ㅋㅋㅋㅋ
벽지 사다 발라드리고 한 3일정도 걸렸던거 같아 ㅋㅋㅋㅋ
나 다 해드리고 쌀 한가마니 사다 드리고 화장실을 쓰려는데
화장실이 없다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푸세식 화장실인데.... 오물이 다 차서 퍼내야 되는데 돈이 없어서 못퍼낸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 세차할때 쓰려고 얻어놓은 버켓이 있어서 꺼내들고 마당에 있는 텃밭 한켠 파내고 버켓을 묻음.... ㅋㅋㅋ
군청 주변에 있는 철물점 가서 바가지하나 사서차에 넣고 주변 편의점이나 슈퍼 몇군데 들러서 만원짜리 오천원짜리 천원짜리 환전... ㅋㅋㅋㅋㅋ 약국들러서 구충제도 몇개 사고 ㅋㅋㅋㅋㅋ
웬걸...
도착하니 할머니가 버켓 묻은거 꺼내서 똥을 푸고 계시잖음...
옆으로 다 줄줄 새고 중얼중얼 욕을.... ㅋㅋㅋㅋㅋㅋㅋㅋ
똥바가지로 맞을뻔했다요... ㅋㅋㅋㅋㅋㅋ
아따 있어보씨요. 나가 다 알아서 할란께 쩌그 가서 앉아가꼬 떡이나 드씨요
마루에 떡 사다 놨응께 그거나 드시란말이요 예?!
하면서 소리치던게 아직도 기억나네 ㅋㅋㅋㅋㅋㅋ
버켓 다시 텃밭에 묻어 놓고 바가지 사온걸로 똥퍼내고.... (예전에 목포에서 달동네 같은데서 똥퍼본적 있음...ㅋㅋ)
텃밭에 적당히 뿌려놓고 여기다 뭐 심으면 잘 나니까 알아서 심으소 하고 밭 갈아드리고 ㅋㅋㅋㅋ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농사 지으셨거든.... ㅋㅋㅋ 유년기를 할머니 할아버지랑 보내면 이렇게 됨.... ㅋㅋㅋ
버켓에 있는 똥은 필요할때마다 조금씩 뚜껑 열어서 밭에 비료 대신 뿌리고
밭에 있는거 먹고나서 구충제 꼭 먹어야된다고 설명드리고 ㅋㅋㅋㅋ
그렇게 하니까 할머니가 좀 유해 지시더니 본인 이야기 많이 해주셨어 ...
남편은 돈벌러 나가서 소식끊긴지 한삼십년 됐고
아들은 하나 있었는데 사고가 나서 장례치러줬다고
노인네가 혼자살고 적적하고 그러니 영감네들이 영 귀찮게 하고 그래서
고래고래 욕 싸지르고 다니다가 동네에서 소외당하고
죽을날만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있는다고....
워낙 성질머리가 고약하니 누구하나 오는 사람도 없다고
자업자득이라고
그래도 할망구지만 젊었을땐 예뻤다고
기운이 없어 말도 못하겠다고....
장가는 갔냐....
덩치는 소만한게 장가도 못가고 맨날 할망구들 똥꾸멍만 아다니니 장가를 못갔지
불효자식이다.... 뭐 이런이야기.... ㅋㅋㅋㅋㅋ
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하니 트렁크에 있는 봉투하나 꺼내 할머니께 후다닥 드리고 복귀...
차 타고 출발할때
야이 개놈시끼야!!!! 하는거 까지 듣고 이 할머니랑 끝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같이 봉사활동 하는 아저씨한테 연락이 옴....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아랫집 할머니한테 나한테 줄거 있으니까 찾아가랬다고....
그 아저씨도 받았다고....
웃겼어
분명 아무것도 남아있지도 않다고 했고 아무것도 줄것도 남겨둘것도 없다고 하셨었거든.... ㅋㅋ
궁금하기도 하고 그 할머니 인상이며 기억들이 다시 떠올라서 부리나케 일찍 일어나서 갔어
김해에서 진도
멀더라... ㅋㅋㅋㅋ
서울가는 기분이었어 ㅋㅋㅋㅋ
지인들 단톡방에 올린 스샷이야... ㅋㅋㅋ 진도가 어딘지 모르는 형들을 위해.... ㅋㅋㅋㅋ
가는길에 점심시간 걸려서 괜히 아랫집 할머니한테 민폐 끼칠까봐.... 자주가는 집 짬뽕도 먹고
이집 이사하고 나서 맛이 변했다는건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랬어
가서 아랫집 할머니 말씀하시는거 들어보니
내가 5년뒤에 샥시 데리고 와서 보여줄거니까 최소한 그때까지 계셔라
이런말들 다 아랫집 할머니한테 하셨더라구 ㅋㅋㅋㅋ
보기완다르게 여러 이웃들하고 친해진거 같기도 하고 나름 기분 좋드라.
그리고 아랫집 할머니가 집 한켠에서 봉투 하날 꺼내오더니
어른꺼 애꺼 구분을 해놓으셨데 ㅋㅋㅋㅋㅋㅋ
어른꺼는 봉사 같이 해주시는 아저씨꺼고 내껀 반으로 접어서 애꺼 표시를 해놓으셨데
그래서 반으로 접힌걸 받았는데 좀 묵직하더라구
동전이 있나 싶어서 .... 봤는데 옥가락지 두 개가 들어있더라....
할머니 손에 있던거....
여기서 울컥 했다.... 에휴....
그러면서 아랫집 할머니가 그러는데 가기 이틀전에 와서 봉투 몇장 빌리자고 하고 가져갔데
그러더니 애꺼 어른꺼 구분해서 좀 전해주라고 하고 갔데....
아랫집 할머니가 예순 중반 조금 넘으셨는데 젊으시니까 오래 계실거라 생각하셨나봐
그리고 애꺼 봉투 안에 가락지 꼭 전해주라고 하고 좀 멀리 다녀올거 같으니까
집에 올라오지 말라고 하고 걍 집으로 가셨데....
예쁘게 차려입으셔서 엄청 고왔데
그리고 아랫집 할머니가 윗집 할머니한테
"야들 온다했응께 어른꺼 아저씨 오믄 줘블고 가락지 뚱땡이놈이 샥시 데루고 오믄 하나씩 줘블고 방뎅이 발로 차브러, 글고 아저씨 오믄 뚱땡이놈 연락해서 꼭 지가 받아가라고 했다고 받아가라고 하고"
하고 가셨단다...
그리고 다다음날 아랫집 할머니가 떡 나눠 먹으려고 어디간다는거 깜빡하고 집에 올라갔는데
예쁘게 차려입으신채로 이불 펴놓고 그대로 가셨다고 하시드라...
군에서 사람들 나와서 화장해줬다는것 까지만 듣고...
차에와서 엄청 울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새끼가 쪽팔리게 차에서 가락지 두 개랑 만원짜리 세 장 보고 진짜 엄청 울었다....
여태 봉사활동 한 것 중에 제일 엄청 기억이 남는다.
내가 왜 봉사활동을 하는지...
왜 해야하는지...
왜 하고 있는지...
되려 곧 떠나실분들 붙잡고 희망고문하고 있는건 아닐까...
되려 내가 떠나시는데 부담을 드리는건 아닐까....
뭔가에 기억된다는게 이렇게 슬픈걸까...
내가 여기 왜 이러고 있나...
그냥 서로 웃고싶어서 그런거였는데...
못난 자식새끼들 대신해서 같이 웃어드리고 싶었는데....
그냥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부담이 되는 일이었나...
이젠 봉사활동도 못하겠어요
돈도 없고 힘도 없고
너무너무 슬프고 힘들고 짜증나고
걍 다 싫어요
재주가 많으면 뭐해요
내가 이렇게 슬픈데
억장이 무너지는데
세상에 부모버리는 호로자식들이 왜이리 많은지
그래도 새끼라고 챙기고 산에가서 나물캐고 품앗이 하고 돈벌어서
새끼들 통장에 꼬박꼬박 그 먼거리 달려가서 넣어주고 그 먼거리 천원짜리 없어서 걸어오는데....
야이 새끼들아
정신차려라 부모 버린 호로자식들아
형들
난 어쩌면 좋죠.
더 이상 아무것도 못할거 같아요.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죠.
저도 제가 궁금해요.
난 어떻게 해야하죠.
미안해요.
형들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