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1.08.19 01:43

아베노가타리 - 01

(*.115.209.124) 조회 수 1247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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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병신같은 시절이 있을거다.


세상 누구보다 어그로를 잘 끌고 자신감이 넘치던 고등학교 1학년 때가 내겐 그 때다.



회고록. 아베노가타리 2007년 편.



1. 게이



지금부터 쓸 이 회고록은 웬만하면 출석번호 순으로 할까 한다.


괜히 이 놈 저 놈 들쑤시다가 쑤신 놈 또 쑤시고 진짜 쑤셔야할 놈 못 쑤실까봐서다.


더불어 기억에 없는 놈은 삭제했다.




우선 게이에 대해 논해보자면 키는 그럭저럭 중간. 다만 엄청난 머리 크기 - 둘레든, 길이든.


그리고 심할 정도로 깨끗한 얼굴 피부와 대조적으로 더러운 그 아랫 피부.


처음 별명부터 게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볼 필요도 없고, 처음 마주쳤던 순간부터 이 놈이랑 나는 그리 사이가 안 좋았다.



아는 사람은 알건데, 그림쟁이 중에 좆같은 놈들 참 많다.


와갤의 맨팬같은 애들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몇년 전 카연갤의 겸디각이라던가, 정정사사 라던가, 아무튼 대개 정상인이 없는 법이다.



나 역시 한 때는 그림을 그렸으니 잘 안다.


이 놈을 처음 만났을 때 같은 반 모두가 느낌을 받았다.


"이 놈은 게이구나!" 하고 말이다.


우리 반이 그렇게 단결력이 좋았던 때가 또 있었나. 아마 없었던 것 같다.



말기의 엄청나게 단합된 분위기와는 달리 초기의 우리반은 각자 뿔뿔이 찢겨졌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각각이 가진 고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그랬던 것 같다.


겨우 몇주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해서 오랜 중학교 친구라던가, 그룹을 깰 수 없었던 거다.



물론 그건 내 모교이자 그 고등학교에서 제일 가까웠던 중학교 출신의 아이들에게 대개 해당되는 일이었지만, 나는 예외였다.



나는 전학왔기 때문이다. 거기다 와서 사귄 친구들과도 헤어졌다. 혼자 남았던 것이다.


자연히 같은 반 녀석들에게 친목을 걸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게이도 내 친목을 받아 주었다.


처음 몇 번 밥을 먹는데 거기서 나는 녀석의 허세가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한 때 경기도 내 일반계 고교 중 SKY 진학율이 가장 높았던 우리 학교였기에 시험 문제는 지역에서 나름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했고, 그래서 대개 1지망으로 여길 쓰는 아이들은 집이 가깝거나, 공부를 잘하던 녀석들 뿐이었다.


근데 그 놈이 나를 무척 무시했다.


지금은 늘상 잡고 있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컨셉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자칭 내신 192/200점의 그 놈은 첫 모의고사에서 처절하게 발렸다. 


그리고 내게 와서 말했다. 자신은 미술 전공할 것이라서 공부엔 뜻이 없다고 말이다.


당시 우리 반 성적은 전교 3위 정도로 상당히 높았었다.


어쨌든 이 이후로 나는 점점 게이가 싫어졌다. 원래 그리 좋지만은 않았지만 녀석에겐 뭔가 허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달리 게이에 대한 혐오감도 있는지라, 아이들이 게이라고 하는 것도 무시가 안 됬었고, 무엇보다 녀석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던 것은 급식 후에 놈이 우리 반 교실에 들어와 얼굴을 찌푸리며 한 말 때문이었다.


"어우, 남자 냄새 나."


그 때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표현을 못 하겠다. 이 말로 인해 녀석은 공식 게이가 되고, 내가 빌려온 만화책인 슈퍼닥터K 때문에 닥터 K 혹은 K라고 불리게 된다.



후에 나는 녀석과 말을 섞지 않았다. 직접적인 부딪힘도 없었다. 녀석과 내가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은 것은 김성모 화백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때 근성갤을 하던 나에게는 김성모 화백은 반쯤 우상에 가까웠고 그랬기에 축제가 끝나고 나는 당시 T09에서 판매하던 폭룡 티셔츠와 cyworld 패러디 티 cykoda를 샀었다.


그런데 그 옷을 본 놈들 중 그 놈만이 얼굴을 굳히고 생지랄을 해댔다.


김성모를 갑자기 욕하는 것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른 것은 알지만 내 눈 앞에서 우상이 욕 먹는 것을 참을 만큼 내가 마음이 넓진 않았었기에 반박을 했고 그 놈은 우리나라 만화계를 김성모가 좀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어차피 우리나라 만화계는 망할대로 망한 것이 현실 아닌가. 아무튼 쓸모없는 소모전을 계속 거쳤던 것 같다.



그러다가 같은 반 어떤 놈이 (이 놈이 전라도 놈이다. 다음에 천천히 함.) 나한테 녀석의 싸이와 블로그를 털자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우선 그 놈 자체도 싫지만 거기에 쓴 글들이 죄다 오타쿠에 중2병이어서라고 했다.


나는 승낙했다.


그런데 중간에 꼬여서 녀석이 알아채버렸고 녀석은 묵묵히 키보드질로 우리를 비판했다.



특히 나에 대한 비판이 신랄했는데 "니가 좋아하는 김성모 만화나 보러 가라." 의 대목에서 내게 한 말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빡돌아버린 나는 놈에게 가서 "너는 왜 앞에서 아무 말 못 하면서 모니터로 욕하니. 채팅이라도 할까." 하고 비아냥 거렸고


녀석은 말없이 도서관으로 달려가 글을 지웠던 것이 기억난다.



그 후로 말을 섞은 적은 없지만, 중간중간 회상해보자면 같은 반에 좀 왜소한 놈이 있었는데 그 놈이 윗통벗고 거울보고 있자 뒤에서 백허그를 한 것과 체육시간에 옷 갈아 입는답시고 윗통을 벗으니 더러운 땀냄새와 함께 어깨와 등 파인 부분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여드름 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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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샹키 2011.08.19 01:51 (*.64.221.6)

    이뒤에 게이랑 투닥거리는거잇냐

    나도 고딩때 게이비슷한놈 있었는대 ㅋㅋㅋㅋㅋ

  • ?
    알레이나: 2011.08.19 01:52 (*.115.209.124)

    게이랑 싸우는건 없고 게이 팸 중 하나랑 싸우는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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