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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3.04.21 03:32

[2ch] 한밤중의 전화

조회 수 942 추천 수 2 댓글 2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HXOQb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어난 일이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나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한적도 없었거니와 유령따위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때 겪은 일은 나의 믿음을 전부 바꾸어버렸다.


당시에 나는 세워진지 좀 되는 7층짜리 맨션에 살고 있었다.
그 곳의 409호가 우리 집이었다.
옆 집인 410호는 복도 가장 끝쪽 집으로 당시엔 세입자가 없었다.
어느 날 12시 잠이 들었는데 전화가 울려 눈을 떴다.
시간은 새벽 2시였다.
이런 비상식 적인 시간에 전화를 한 사람은 바로 내 친구였다.

"야 나올래?"

부모님도 주무시겠다 나는 나가기로 했다. 
2시반까지 데리러 가기로 하고는 시간에 맞춰, 부모님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발소리를 죽여 조심스레 나갔다.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그 앞에 섰는데 버튼도 누르기 전에 엘레베이터가 1층에서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4층에서 멈췄다. 하지만 건물이 낡아서 오작동이 몇번 있었던지라 나는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친구와 만나서 둘이 자전거를 타고 인적이 없는 길로 향했다. 밤 늦게 돌아다니다 경찰에 붙잡혀 학교 선생님에게 연락이라도 가는 날에는 상당히 입장이 곤란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둘이 자전거를 타는게 갑자기 친구가 가볍게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너 근데 아까부터 뒷좌석에 타고 있는 그 여자 누구냐?"

뒤를 돌아보았다.
머리카락이 기나긴 여자가 나를 보며 불길하게 웃고있었다.


나는 기겁하며 벌떡 일어났다.
꿈이었던 것이다.
시간을 보니 새벽2시.
도로 자려 눈을 감는데 전화가 왔다.
'꿈대로 친구는 아니겠지.' 떨리는 마음으로 핸드폰 액정을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이시간에 누구야 하며 전화를 받았지만 숨소리만 들리다 끊겨버렸다.
'장난전화 했다 이거지. 너도 한번 당해봐라.' 수신 기록에 남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어디선가 전화벨 소리가 울려퍼졌다.
내 벨소리는 당연히 아니었고 부모님이랑 동생 벨소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로 미루어보았을 때 상당히 근거리일 터였다.
귀를 귀울여보니 옆집인 410호 쪽이다.
설마하며 나가서 410호 현관문에 귀를 대보았다.
역시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그러나 점점 이상한 소리가 섞여 들리더니 이윽고 [도와줘......살려주세요.....]하는 소리로 바뀌었다.
나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곧바로 집으로 뛰어들어가 법석을 떨어 가족들을 전부 깨웠다.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다들 보는 앞에서 스피커 폰으로 아까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확인하시고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가족들은 입을 모아 나를 비웃었지만 내 귀에는 확실히 들렸다.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살려줘.....없는 번호이오니 확인하시고 .....제발......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잠이 들수가 없어 밤을 꼬박 샜다.
날이 밝은 후 나는 학교 가기 전 건물 관리인에게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굳은 얼굴로 설명하는 관리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랬다.

 

7년 전 410호에 어떤 젊은 부부가 살았다고 한다.
남편은 언제나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내가 410호에서 변사체로 발견 되었다. 현장 조사를 하다 피에 젖은 이혼서류가 나온 정황으로 미루어 보았을때 이혼 이야기가 과열되어 살인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한다.

남편은 근처의 강가에서 대량의 출혈과 함께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바로 옆에 칼이 있었기 때문에 자살로 종결지어 졌다고 한다.

 

 

 

 


학교를 갔다 집에 들어가는데 410호에서 누군가 나왔다.
성불하지 못하는 그녀의 넋을 기리러 온 영 능력자 였다.
의식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라 했다.

 

 

 


그리고 그 날 밤 자다가 새벽에 별안간 눈이 떠졌다,
눈 앞에는 어제 꿈에 나온 여자가 서 있었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여자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다 슥 사라졌다.
하지만 나에게 살짝 웃으며 인사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어제 전화가 온 것과 그런 꿈을 꾼 것 모두가 그녀가 한 일이이라 직감했다.
아마도 성불하지 못해서 떠돌고 있었겠지.
하지만 어째서 내게 나타난 것이었을까.

이 이후로 나는 그녀의 영을 본 적이 없다.





비비스케 http://vivian9128.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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