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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3.04.19 21:17

[treadic] 덧붙여진 괴담

조회 수 1223 추천 수 1 댓글 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FztR0



1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17:39 ID:2PTCboFvT72

이건 오래 전. 인터넷에서 한창 떠돌던 괴담.



한 변호사의 아내가 길을 걷다가 갑자기 지나가던 승합차에 납치를 당했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그녀를 승합차에 타고 있던 인신매매범들은 

무참히 폭행했다. 




인신매매범들은 그녀가 심신을 스스로 포기하도록 잔인한 행동을 

가하면서 그녀를 해안가로 데려갔다.




해안가에서 인신매매단 일당은 그녀를 어느 외딴 섬에 팔아 넘겼다. 




그 섬 사람들은 그렇게 납치된 여자를 항상 한 사람씩 섬에 가둬 두고,

모두들 모른채 했다. 




인신매매되어 섬에 갖힌 그녀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일을 당해야 했고, 결국 그녀는 미쳐버려서, 말하는 것도 잊었고,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채 항상 히죽히죽 웃고 다니게 되었다.


2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18:49 ID:2PTCboFvT72

아내가 실종되자, 남편인 변호사는 직장일까지 멈추고 

백방으로 아내를 찾아 다녔다. 


전국을 떠돌며 아내를 찾아다니던 그는 4년만에 아내가 갖혀

있던 섬을 찾아냈다. 


경찰과 함께 섬으로 들어가 아내를 구한 남편은 기가 막혔다. 

아내는 말도 하지 못했고, 남편이 누구인지, 거기가 어디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가끔 허공을 향해 공허하게 웃을 뿐이었다.

남편은, 아내가 정신이 나가, 폐인이된 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져 하염없이 울었다.

아내를 깊이 사랑하던 남편은 그녀를 성심으로 돌보며, 

계속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였다. 

남편의 지성이 워낙 깊었는지, 아내는 차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3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19:17 ID:2PTCboFvT72

아내는 한두마디 간단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비정상적으로 오락가락하던 감정도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부부는 자식을 낳았고, 아내는 여전히 

서툴렀지만 최소한의 사리판단과 기초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내와 자식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남편은 개미처럼 열심히 일했다. 

아내도 계속 더 상태가 좋아졌다. 그렇게 서서히 가정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4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19:33 ID:2PTCboFvT72

이제야, 악몽이 서서히 걷히고, 다시 행복한 생활의 싹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남편이 직장에서 돌아왔을 때. 주방에 주저 앉아 있는 

아내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목이 쉬도록 마구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6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21:00 ID:2PTCboFvT72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7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22:13 ID:2PTCboFvT72

물론 스레더들 중에도 이 괴담. 읽은 사람이 잇겠지.


8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25:01 ID:2PTCboFvT72

하지만 내가 지금부터 소개할 것은. 얼마 전 우연히 찾은 어느 블로그

글 내용이다.



- 1990년대. 한창 일본이 버블 경제의 한계를 드러낼 무렵.

나에게도 그 비참한 면모를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나는 당시 스미다구(도쿄의 구) 의 종합병원 정신과에서 

근무중이었다.


9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2:40:21 ID:2PTCboFvT72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거의 아내를 업다시피 해서 

병원 입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내는 의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내가 봐도 거의 정신이 나가버린 상태.

남자는 자신이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맨 먼저 의사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울었다.


「선생님. 제발 제 아내를, 저를 알아보게, 아니.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


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14:38 ID:2PTCboFvT72

횡설수설하며 남자는 그 자리에서 모든 사연을 쏟아놓았다.


아내는 자신이 반대심리를 펼치던 조직에서 어느날 길거리를 

걷던 중 납치당하고.

그들에 의해 차마 인간의 입으로 말하기 힘든 온갖 일을 

당하며 와타카노시마(일본의 소위 매춘섬으로 유명했던 곳. 

미에현에 있고 지금은 미에현청에서 성매매 또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노력해 많이 바뀜)에 갇혀 성매매를 강요당하며

근 몇 년 간을 살아왔고.

그 사이에 신경이 몰락하며 결국 일 주일 전 남편이 경찰을 

데리고 찾아갔을 때는 이미 이렇게 되어 있었다고.


당시에도 도쿄 내에서 꽤나 큰 종합병원이었기에 제일 한가한 

정신과라도 몇몇 의사가 있었지만


신입들은 「우와... 」「심각하군」등의 말을 하며 가만히 보고만 

있었고. 남자가 무릎을 꿇은 앞에 서 있던 그 중에 부장 의사도 

당황한 듯 뭐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억세기로 유명한 간호사들마저 믿기 힘든 사연에 말문이 닫힌 상황.


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16:43 ID:2PTCboFvT72

사실 나조차도 믿기 힘들어했으니 말을 다 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한때 야쿠쟈의 가장 밑바닥에서도 

일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믿기 힘들었지만

곧 우는 남편의 뒤에 따라온 형사의 모습에 결국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즉시 입원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받았으나. 남편이 

한사코 통원을 하겠다며 고집을 피우기 시작했다.


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19:17 ID:2PTCboFvT72

물론 하도 여러가지 사연이 많은 정신과라 금새 묻힐 법도 하건만. 

맨 처음 병원에 들어왔을 때의 아내의 꼴이 너무 참담해 그 사건은 

쉬이 잊혀지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의 등에 업힌 채로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었지만. 

입으로는 쉴새없이 자신의 조금 자란 머리카락을 씹어 먹고 있었다.


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19:37 ID:2PTCboFvT72

그것도 그냥 우물거리는 게 아니라 마치 질긴 고기를 뜯는 것 마냥 

우겨넣다 보니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얼마나 심각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의사가 뭐라 말을 걸면. 마치 

오랫동안 벙어리였던 사람이 말을 하는 것처럼. 쉰 목소리와 낮은 목소리

의 혼합이 된, 매우 기분나쁜 목소리로 우우우 신음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1:07 ID:2PTCboFvT72

그러나 남편의 정말 지극정성으로 지장보살이라도 울린 것인지.

아내는 병원 문턱이 닳도록 병원을 드나들었고. 몇 주 후에는 

머리카락을 먹는 것을 멈추었고.

몇 달 후에는 우우우 거리는 신음소리도 완벽히 멈췄다.


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2:21 ID:2PTCboFvT72

수 달 후에는 말을 했다며 기뻐하는 의사와 남편의 목소리를 문 밖에서

들었고.

나중에는 「안 녕 하 세 요」같은 인사도 간호사와 나누게 되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나조차도 모든 정신병이 이렇게 쉽게

회복된다면.... 이란 생각이 들었으니.


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4:13 ID:2PTCboFvT72

결국 간단한 회회가 가능하고. 다시 남편에게 「사 랑 해」같은

고백을 할 수 있게 될 무렵에는. 이제 간단한 언어치료와 사회화

재활만 하면 될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그와 동시에 아내의 임신 소식도 들렸다.


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5:14 ID:2PTCboFvT72

이것은 정말 드문 일인데. 그렇게 칙칙하고 창살과 울부짖음밖에 없던

그 정신과에서 그 부부를 위해 임신 축하 파티를 조촐하게 열어주었다.

물론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난 곳이 아닌 엄연한 직원실에서.

직원들도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남편은 물론 누구보다도 더 행복해 했고.


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6:09 ID:2PTCboFvT72

그리고 몇 번의 통원 치료 이후, 나는 그 아내가 집안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해 이제 병원에 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로, 모든 것이 그저 순조롭기만 했다.


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7:00 ID:2PTCboFvT72

그 부부가 더 이상 오지 않던 것이 아마 6월 쯤 이었는데.


11월 말로 한겨울이 다가올 무렵이었다. 


이번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였다.


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8:29 ID:2PTCboFvT72

「들것 지나갑니다!」

하는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 의사들은 얼른

환자의 얼굴도 미처 보지 못하고 발버둥치는 환자를 병원 침대에 묶었다.


나는 당시 병동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환자의 비명은


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29:20 ID:2PTCboFvT72

「우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너무나도 낯익은 목소리가, 정신과 뿐만 아니라 온 병원을 휘감고 돌 

정도로 소름끼치는 음량으로 들렸다.


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0:39 ID:2PTCboFvT72

이쯤 되면 매스컴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 내가 이미 달려갔을

때는 간호사들이 주변에 커튼을 치고 있었고. 나는 아주 잠깐 밖에

환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저 목소리.

쉰 목소리와 낮은 목소리의 혼합이 된, 매우 기분나쁜 목소리.


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1:42 ID:2PTCboFvT72

그 목소리는 분명 그 부부의 아내였다.


그 커튼은 며칠이 지나도 걷히지 않았고. 나는 그 며칠 사이 집안에

일이 생겨 병원을 그만두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불과 한 달 전, 스미다구에서 그때 그 부부의 담당 의사를 만나기 전까진.


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2:44 ID:2PTCboFvT72

다행히 그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우리는 조금의 대화를 나누다

이내 술 몇 잔을 하게 되었다.


문득 내가 그때가 기억났고. 지금은 거의 20년이 지나가고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그는 씁쓸히 웃으며.


「그 일로 저는 은퇴했습니다.」


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3:46 ID:2PTCboFvT72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아내는 맨 처음 병원에 왔을 당시 여러가지

정신 분열과. 피해 망상. 그리고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었다고 했다.

세가지 다 심각했던 상태.

그 중 의사들은. 기억 상실증을 발판으로 정신 분열과 망상을 치유해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


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4:22 ID:2PTCboFvT72

기억 상실증에 걸렸으니 충격적인 기억은 하지 못할 것이니까.


한 가지 그들이 간과한 사실은. 기억 상실증은 아주 짧은 시일 내에

회복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5:08 ID:2PTCboFvT72

아내가 다시 병원에 실려왔던 날은. 아이를 낳고 꽤나 회복된 몸으로

집안일이 가능해 남편이 다시 출근을 하다 퇴근했을 때였다.


아내는 부엌에 웅크리고 앉아. 계속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고 한다.


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6:32 ID:2PTCboFvT72

갑작스레 돌아온 기억은 그녀의 막 회복된 신경이 당해내지 못할 수위.

결국 그녀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고. 남편도 재기불능 상태가 되고

말았다.


담당 의사와 남편은 처음에는 믿고 싶지 않아 하며 다시 치료하려고

애를 썼다고 한다. 

심지어 담당 의사는 당시에도 반 인륜적이라고 논쟁이 되던 

「전기 치료」를 시행하기도 했다.


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7:53 ID:2PTCboFvT72

물론 당연히 효과는 없었고. 의사는 그 일로 거의 강제이다시피 한

은퇴를 하고 만 것이다.


뒷이야기를 말하자면. 입원 한 지 며칠이 되어서야. 남편이 수척한 

얼굴로 병실에 들어와 퇴원 수속도 없이, 어딘가에서 구한 듯한 수갑을

아내의 손목에 채우고. 아내를 등에 업고 묵묵히 병원을 나갔다고 한다.


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4/16 23:39:22 ID:2PTCboFvT72

의사는 말을 끝맺으며 말했다.


「그 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아내분의 기억상실증이 오래

가지는 못 할 것이라는 것을.... 아마 그것은,

잠시나마 치료 되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한 우리의 진실 회피 본능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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