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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1.09.26 18:18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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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고요한 새벽... 그 고요함을 깨는 소리가 들린다.

우우우우우웅~!

"으.....응? 뭐야? 이 시간에 무슨 문자야..."

여자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새벽에 술 먹자는 친구가 있을정도로 인간관계가 넓지 않은 경훈은 새벽 3시가 넘어가는 이 시간에 온 문자가 의아스럽다.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도둑...풍선...'

"뭐야 이게? 아 씨발!!! 열받네"

후다다다다닥

"......................."

밖에서 알수 없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경훈은 집에 혼자 거주하고 있다. 집에서 인기척이 느껴질리 만무했다. 그때 헨드폰 문자가 다시 생각났다.

"도둑...?"

밖에서 잠깐 들렸던 인기척은 없어지고 다시 집안은 고요해졌다.

"후읍....."

긴장감... 이런 긴장감은 처음일것이다. 학교 다닐때 싸움 잘하는 녀석이 끝나고 남으라고 할때도 이런 긴장감은 없었다. 오늘의 긴장감은 도리어 짜릿할 정도였다.

방안에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아보았지만 칼을 들고 있을지도 모르는 도둑을 잡을만한 물건은 없었다. 

아니, 만약 방에 골프채가 있더라도 경훈은 도둑을 잡으러 방문을 열 자신이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것이 야구 경기장에 갔다가 가져온 공기가 들어있는 긴 막대 풍선이였다.

"풍선...?"

문 밖에 있는 도둑이 아무리 배테랑 도둑이여도 주인이 깼다는것을 알면 당연히 긴장할 터... 경훈은 직접 마주하지 않고 도둑을 내쫓을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후읍...."

경훈은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한 후 풍선을 책상에 힘껏 내리쳤다.

퍼억~!!!!

경훈은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야 이 개새끼야!!! 쳐 맞을려고 우리집에 왔냐? 꺼져 개자식아 골통을 빠개놓기 전에"

"히익"

우당탕탕~!

성공이다. 

그 도둑도 긴장을 하고 있었던 거다. 근데 갑자기 방에서 큰소리가 나자 그 녀석은 기겁을 한 것이다.

경훈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방문을 열고 뛰쳐 나갔다.

어둠속에서도 현관문을 뛰쳐 나가는 녀석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경훈은 현관문을 뛰쳐 나가는 그림자를 보고 나서야 안도를 하며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후아...... 리얼이다 리얼.....도둑이 들다니..."

불을 켜보니 도둑은 방금 들었던 듯 집은 깨끗했다.

"휴... 정말 다행이네... 만약 깨지 않았다면... 응? 헨드폰~!!!"

경훈은 방에 들어가서 다시 헨드폰을 확인해보았다.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도둑...풍선...'

"흠... 누가 보냈을까....."

고민을 한다고 결론이 나올리가 만무했다.

"에이 잠이나 자자~! 마니또라도 있나부지 뭐~! 흐흐흐"





우우우우우우웅~!

"으응?"

아까와는 달리 주변은 시끄럽고 환했다.

"벌써 아침인가...?"

경훈은 혼잣말을 하며 헨드폰을 확인했다.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자동차..... 신호등... '

"자동차...신호등?"

도둑도 가르쳐줬던 문자였기에 웬지 굉장한 신뢰가 갔다.

경훈은 웬지 자동차가 신경이 쓰여서 오늘은 버스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갈 생각을 했다.

길을 나섰고 자동차가 복잡하게 늘어서 있는 사거리 신호등 앞에 다다르자 경훈은 문자가 또 떠올랐다.

"자동차....신호등이라... 무슨 뜻일까?"

신호등의 빨간불은 녹색불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일제히 길을 건너기 시작했지만 경훈은 문자 생각을 하느라 녹색불이 켜진걸 확인하지 못하고 잠시 제자리에 주춤거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빠앙~!!!

트럭 한대가 미친듯이 빠른 속도로 길을 건너고 있던 사람에게 질주 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이이익~!!!

트럭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빠른 속도 때문인지 멈추지 않았고 길을 건너던 사람들을 덮치고 말았다.

쾅~!!!

길을 건너던 사람들의 절반이 땅바닦에 쓰레기 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허...........뭐...뭐야...이건.............."

"꺄악 사고다" "사고가 났어!!!" "뭐야 저 트럭 미친새끼 아냐" " 으아... 저거 몇명이야?" "빨리 구급차 부르고 경찰 불러요!"

사람들은 순식간에 몰려들었고 트럭운전사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채 휘청 휘청 대며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아마 밤새도록 술을 먹고 아침에 음주운전을 한것 같았다.

"자동차.....신호등........ 신호등 있는 곳에서 사고가 난다는 뜻이였을까...? 나도 문자 생각 안하고 저사람들과 같이 길을 건넜다면..."

경훈은 한참 생각에 빠졌다가 알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이거......

흥미로운데...?"






그 후로도 계속 문자는 왔고 그 문자 덕분에 위험한 일을 넘길수가 있었다.

근데 그 문자의 특징은 일어날 상황에 대한 몇가지 단어만 가르쳐 줄뿐 정확히 가르쳐 주질 않았다.

경훈은 문자가 오면 그 단어를 최대한 유추를 해서 최고의 결론을 내야만 했다. 





우우우우웅~!

"음....? 또 문자가 왔군"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살인자..... 칼...."

섬찟했다.

살인자... 칼이라니....

"살인자..... 칼이라... 무슨 뜻일까... 생각해 봐야겠는걸...."

곧 출근 시간이라 오래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아... 모르겠다. 우선 칼을 챙겨가 보자!!!"

경훈은 집에 있는 식칼을 가방에 챙겨서 집을 나섰다.

그런데 집을 나서기 시작한 순간부터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경훈은 계속해서 생각을 해 나갔다. 그리고 멀지 않아 곧 결론을 내렸다.

'저 뒤에 쫓아오는 놈은 그때 우리집에 왔던 도둑이겠군... 저 도둑놈은 아마도 지 얼굴을 내가 봤을까봐 날 죽이려고 하는거야...'

경훈은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 뒤쫓아오던 녀석도 점점 빠른걸음으로 경훈을 쫓아오고 있었다.

경훈은 가방에서 칼을 잡았다.

그리고 뒤쫓아오던 녀석이 거의 뒤에 왔을때 칼을 끄집어 들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다 이 개자식아 크하하하하하!!!"

경훈은 그 뒤쫓아오던 사람의 복부를 그대로 찔렀다.

푹! 푹! 푹!

"크하하하하! 주거! 주거! 이 살인자 새끼야! 날 주길려고해? 푸하하하하하! 주거! 주거!"

푹! 푹! 푹!

뒤쫓아오던 사람은 그자리에 힘없이 쓰러졌다.

골목길이라 지나가던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경훈은 소리쳤다.

"흐흐흐흐흐.... 여러분 제가 살인자를 잡았습니다~!!! 얼른 경찰에좀 신고해주세요~!!!"

시끄러운 소리에 그 주변 주민들은 밖으로 몇명씩 나왔고 그 주민들은 처참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 아주머니? 경찰에 신고좀 해주세요? 크크크 제가 살인자를 잡았다구요...!!!" "꺄아아아악~!"

아주머니는 기겁을 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흐흐흐흐흐 이거 원 나 살인자 잡았으니 이거 경찰에 스카웃 되겠구만~!?"

곧 경찰들이 들이 닥쳤고 사건은 끝이 났다.












"뭐....뭐야? 여기 어디야?"

경훈은 캄캄한 어딘가에 누워있었다.

"여보세요~! 여기 어디에요~! 거기 누구 없어요?"

그때였다.

"아 시끄럽다 이 개라슥아!!! 주둥이 안 닥쳐뿌면 점심밥 없다!"

".....네?"

경훈의 앞에는 쇠창살이 가로 막고 있었고 그 앞에는 경찰 비슷한 복장을 한 사람이 몽둥이를 하나 들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 싸이코 새끼야 네는 무슨 네야? 닥치고 반성이나 하고 자빠져 있으라 안하나! 반성해봐야 평생 거기서 썩어야 될 끼지만! 크크크크크"

"무.... 무슨 소리시죠? 전 분명히 살인자를 잡았는데 왜 제가 여기에....!!!"

"닥치라 캤다"

"아....."

'뭔가 잘못됐다... 생각해 내야 한다... 어디서 부터 잘못 됐는지...'











"도대체 길바닥에서 사람을 왜 칼로 찔러 죽인겁니까?"

"하하... 그야 물론 그 자식이 살인자니까요!!!"

"살인자라뇨... 그 사람이 당신한테 뭘 어쨌길래 살인자라는 거죠?"

"그 자식이 절 죽일려고 했다니까요..."

"죽은 사람에게서는 당신을 해치려는 그 어떤것도 발견할수 없었습니다"

"네....?"

"근데 당신은 칼을 소지하고 있었죠? 처음부터 골목에서 아무나 죽일 생각으로 나온거 아닙니까?"

"아니에요!!! 제가 왜 그런짓을...!"

"근데 왜 칼을 가지고 나온겁니까?"

"그...그건... 문자로... 문자가 왔어요!!! 문자로 칼을 가지고 나가야 안전하다고!!! 그렇게 문자가 왔어요!"

"나참... 이봐요 김경훈씨!"

"네...네?"

"혹시나 당신 공범이 있을까봐 헨드폰 내역 조사를 이미 마쳤습니다"

"네! 그럼 그 문자 보낸 사람이 누군지 아시겠네요?"

"문자는 커녕 당신은 헨드폰 요금을 미친듯이 밀려서 착발신 다 금지된 상태입니다! 문자가 올리가 없다구요!"

"그...그런...말도 안되..."

"왜 죽인거죠?"

"아...말도 안되... 하하... 이런..."

"휴... 야 김순경! 이새끼 그냥 쳐 넣어! 미친놈이네 이거 완전히"

"네!"

"하하하하....말도 안된다고...."











우우우우우우웅~!

"응?"

경훈의 주머니 속에 진동이 울렸다.

"하... 헨드폰이 있잖아?"

놀랍게도 경훈의 죄수복 주머니속에는 헨드폰이 들어있었다.

경훈은 헨드폰을 재빨리 끄냈다. 

"그래... 이문자속에는 이 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최고의 결론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을꺼야! 휴... 난 살았다 살았다구"

헨드폰을 열고 액정을 확인한 경훈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요? 이게 당신이 내려주신 최고의 결론이라는 거죠? 내가 생각할 필요도 없네요 이번에는? 좋아요! 전 당신을 믿으니까요. 따르겠습니다"

경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벽 한구석으로 붙었다.

"흐흐흐흐흐... 좋아요...좋아... 이게 당신이 내려준 최선의 선택이라면.... 좋아....좋아...흐흐흐흐흐흐"

"으아아아아아아아아~!"

경훈은 소리를 지르며 반대쪽 벽으로 전력질주 하기 시작했다.

쾅~!!!

"무슨소리야?" "뭐야?" "어이 거기 무슨일 있어?"

간수들은 재빨리 모여들었고 경훈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뭐야? 이새끼 왜 이래?" "자살한거야 이거?" "갑자기 왜?" "근데 이자식 이거 죽은거야?"

죽어가는 경훈의 눈 앞에 헨드폰 액정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자살...벽...'


경훈의 의식이 점점 흐려진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으....... 뭐야? 지금 시간에?"

"아씨 어떤 미친 놈이 새벽에 문자질인거야?"

'잠을 깨웠다면 죄송합니다'

"뭐야 이게?"

어떠한 결과도 최선일 수 없는 게임이 또 시작되려 한다. 































출처



웃대 - 홍어근성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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