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르샤흐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작년까지 저를 가르쳐주셨던 과외 선생님이 겪은 이야기입니다.
이 일을 겪으셨을 때 선생님은 15살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선생님은 가족들과 함께 시골의 고모댁에 놀러갔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해가 지도록 하루 종일 근처의 강가에서 노셨고, 그 탓에 피곤해서 잠자리에 들자마자 바로 잠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벽이 되자 갑자기 심한 복통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일어나 화장실에 가려고 했죠.
고모댁의 화장실은 여느 시골집과 마찬가지로 집 안이 아니라 밖에 있었습니다.
밖은 무척 어두운데다 빛이라곤 옆의 작은 전등 뿐이었던터라 선생님은 살짝 무서웠다고 합니다.
다행히 마침 밖에는 고모가 기르시던 개 한 마리가 깨어 있었습니다.
개는 선생님을 보고 무척 반가워했고, 선생님은 화장실에 가는 것도 잊고 잠시 개와 놀아주다 화장실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장실 문을 닫고 변기에 앉으려고 하자마자 누군가가 문을 쾅쾅 두드리는 것입니다.
화장실에 들어오고 나서 5초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당황한 선생님은 어찌할 줄 모르고 가만히 서 있었는데, 바깥에서는 계속 문을 두드렸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덜덜 떨면서 [사람 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순간 밖이 조용해졌다고 합니다.
[그냥 갔나?] 라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개가 미친듯이 짖기 시작했고, 이어서 손 같은 것이 문 틈으로 쓱하고 들어왔다고 합니다.
마치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는 노동자의 손처럼 매우 거친 느낌의 손이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얼음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그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분쯤 지나자, 손은 들어왔던 것 마냥 쓱하고 사라졌습니다.
선생님은 손이 사라지는 것을 보자마자 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그런데 분명 손이 사라진지 3초도 걸리지 않았는데도 바깥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금방 전까지 미친 듯 짖어대던 개 역시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조용해졌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선생님은 볼일을 마치고 다시 잠자리에 드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고모부와 아버지에게 새벽에 화장실에 가셨냐고 여쭤봤지만 두 분 모두 아니라고 대답할 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은 고모가 문득 생각이 났다며 말씀하신 것이 있었답니다.
[며칠 전에 우리집 근처에서 누가 살해당한 사건이 났는데... 그 죽은 사람 손을 아직도 못 찾았댄다...]
출처 (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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