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퍼온 드립
랜덤

짜장면 한 그릇 사주고 싶어요.

샹키Lv.403로스터
11년 전인 2015년 8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수능시험을 본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또 한 번 쉽지 않은 아홉수를 보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10년 전 오늘이 생각났어요.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정말 많이 울었던 날이었어요.
그날은 몸 상태도 좋지 않아
다른 친구들보다 일찍 학교를 빠져나와
버스에 올랐는데
아무 생각 없이집을 지나쳐버렸죠.
정신차리고 허겁지겁 내려보니코엑스더라구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인데
전 아직도 그곳이 또렷하게 생각나요.

정처없이 걷다보니 슬슬 배가 고팠어요.
점심도 건너뛴 터라 주변을 돌아봤는데
갑자기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눈에 들어오는 가게에 무작정 들어갔죠.
손도 닦고 물도 마시고한숨 돌리곤
메뉴판을 쓱 훑어봤는네
그 가게, 정말 비싼 고급 중식당이었던 거예요.

꼬깃꼬깃 돈을 세 봤는데
그걸론 어림도 없었어요.
안그래도 서러운데
고개를 푹 숙이고 황급히 뛰쳐나와
다시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어요.

한 100미터쯤 걸었을까.
누군가가 학생 학생 부르더라구요.
뒤를 돌어보니아까 그 중식당 직원이었어요.
다시 가게로 돌아가자구요.
돈이 없단 말은 차마 못 하고
그냥 배가 고프지 않아져서 나왔다고 하는데도
일단 같이 가자며 저를 막무가내로 데려갔어요.
다시 가게로 들어가니
제가 앉았던 자리 옆에 계시던
노부부가 제게 손짓을 하더군요.

먹고 싶은 거 다 시키라면서
돈 신경쓰지 말고
아까 고르려던 거 그대로 시키라면서
할아버지가 아주 어렸을 때
한 가게에 들어갔다가
저처럼 그냥 나온 적이 있는데
그때 가게에 계시던 한 아저씨가
밥값을 다 계산해주셨다면서..

베풀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처럼 느껴지겠지만
이 때가 그리워질 때가 올 거라고
부디 좋은 때를 속상하게만 보내지말라고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셨어요.
그날 속상함에 그리고 고마움에
참 많이도 울었네요.

여러분도 많이 힘들죠. 잘 알아요.
부담감도 클 거예요.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여러분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는 중이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걸요.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오늘 눈물 흘린 누군가와
꼭 중국집 어딘가에서 마주치길 바라요.
내가 어깨 토닥이며
맛있는 음식 잔뜩 사줄게요.

댓글 0

로그인하고 대화에 참여해 보세요댓글 한 줄이 글쓴이에게 가장 큰 응원이에요.

로그인
첫 댓글을 남겨 주세요첫 댓글은 글쓴이에게 가장 반가운 알림이에요

퍼온 드립

글 39,029개 · 1/849쪽

목록으로
0추천

맛있으면 우는 고양이

2추천

발육이 타고난여자

0추천

갤놋7유저인데 반납을 최대한 미루려구요

0추천

교회 사람들에게 빵 돌리는거 이해 가나요?

0추천

동네 무한리필 게장집을 갔는데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가 없...ㅋ

0추천

군대 안가려고 이렇게까지? 1

+4
0추천

로또 242억원 역대급 1등 담청자의 3년 후.j... 1

+5
0추천

웨딩식날 메이크업촬영 X 가봉촬영X 이런곳도 있나요?

0추천

기안84가 청소하는 법

+11
0추천

국민연금 고갈되면 국세로 채워줄까요???

0추천

메이플스토리 노래로 오디션 참가

0추천

귀염둥이로 만드는 에어팟

+3
0추천

인도 신발이 녹는 50도 폭염

0추천

심부름 잘하는 강아지

+5
0추천

현시각 구름 모양 지진운??

+1
0추천

대전에서 실종된 여대생 최근 상황

+7
0추천

그녀의 유일한 단점은 국적

+1
0추천

절벽 그게 뭐에요?

+4
0추천

원피스 피규어 어떤가여?

+3
0추천

심부름 안하는 법

0추천

맛있는 간식이야?

+3
0추천

이게 얼마치 일까요??

0추천

남자의 맥주따기

+2
1추천

심장폭행 라쿤!

+6
0추천

혼수 3천만원 요구에 빡친예비신부

0추천

보배드림 군인에게 무료로 버스태워준 아저씨 후기

+2
0추천

흰개미핥기 불쌍해...ㅜㅜ

+4
0추천

무도는 이때가 레전드인거 같음...

+1
0추천

영국 클래펌 커먼역

+8
0추천

경호용 기관총

+3
0추천

디즈니 시대배경

0추천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0추천

지진났는데 애들을 놔두고 혼자퇴근한 교감

0추천

지상 최강의 동물, 코형

+11
0추천

핸폰 gps가 안잡힙시다

0추천

머리 탁구라고 불리는 헤디스(Headis)

0추천

중국에서 개발중인 자동 주차 시스템 1

0추천

대한민국에서 자전거도로가 제대로 정착하기 힘든 이유

+2
0추천

??? : 눈앞에서 제가 계정 없애드려요?

+6
1추천

지금 초 핫한 우주소녀 성소의 피지컬

+7
0추천

면세점 구입질문이요.

0추천

솔직해서 당황스러운 사유리

+12
1추천

약사 여자와 소개팅 후기 ㅋ

0추천

머리도 날개다

+2
0추천

간절한 하정우

+6
1추천

국딩시절 부잣집 자녀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