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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드립
랜덤

나이 든 반려동물을 버리는 건요

샹키Lv.403로스터
11년 전인 2015년 8월에 올라온 글이에요 · 댓글은 지금도 달 수 있어요


양심을 버리는 일과 같은 게 아니에요.
제가 처음 키웠던 요크셔테리어 강아지는 12살까지 살았고
요키보다 조금 늦게 데려온 발바리 녀석도 12살까지..
제가 강제독립하면서 키우기 시작한 코카는 14살까지 살았습니다.
그 외에도 부모님댁에서 키우던 개 몇 마리가 있었고 (하나는 병사, 하나는 사고사)
부모님 댁에는 13살 퍼그+시추 혼혈견과 4살 발바리가 있네요.
지금은 이제 6개월 된 코카와 폴드냥이랑 같이 삽니다.
그 전에 키웠던 거의 모든 개들이 유기견이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안 나는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요키를 제외하고는 꼬물 강아지 때를 못 본 아이들이거든요.
여하간에...지금 키우는 이제 유딩쯤 되는 멍멍이와 야옹이를 볼 때면 드는 생각이 있어요.
노령견/묘의 매력이 그렇게 큰 거였구나
네. 예쁘죠. 강아지는 인형 같고, 처음 키워보는 고양이는 어찌나 귀여운지...
이제 덩치는 좀 컸지만 아직 세상 신기한 거 투성이고 (며칠 전에 제가 노래 불러서 충격 먹음 ㅋㅋ)
더 많이 봐달라고, 더 예뻐해달라고 (코카는 그런 거 이해하겠는데 냥이는 왜...) 하는 걸 보면 귀엽죠.
막 기대에 찬 눈빛으로 절 바라보고 있어요 ㅋㅋㅋ
그런데 그 눈빛을 볼 때마다 올 2월에 무지개 다리로 떠난 아이 생각이 자꾸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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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이나 노묘는 눈빛이 참 깊어지지 않나요?
털이 희끗해지고, 눈도 탁해지지만. 절대 전처럼 빛나는 미모는 없지만.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만큼 눈빛이 깊어지더라구요.
지금 6개월 된 김멍멍이 절 빤히 바라보는 것과, 14년을 산 조신이가 빤히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막 사귀기 시작한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한 배우자의 느낌 같다고 할까요.
전자는 예쁘고 귀엽지만 후자만큼의 편안함과 안락함은 못 주죠.
그런 느낌 있잖아요. 걱정되는 일이나, 슬픈 일이나, 기쁜 일이나.. 함께 나누고 싶어서 바라봤을 때
다 이해하고 함께 해주는, 푸근하고 편한 느낌.
아무리 큰 돈을 준다고 해도
세상 다시 없는 혈통서를 가진 족보 있는 개라고 해도
나와 함께 오랜 세월을 지낸내 반려동물의눈빛을 가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보석이 그런 느낌을 줄까 싶기도 하구요.
전에는 나이 들었다고 반려동물 버리는 사람이 비인간적으로 보였다면
이제는 참 멍청해보이네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는데. 그걸 버리냐. ㅉㅉ
물론 나이 들면 병원비도 많이 들고 전 같지 않은게 짠해요. 언제 날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도 있구요.
하지만 그 많은 단점을 다 이해해주는 것 같은 따뜻한 눈빛 하나로 다 감당이 가능하더라구요.
그냥 듣기 좋은 말로 친구라고 하는게 아니에요. 어떤 친구가 그리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겠어요.
지금의 야옹이와 멍멍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나이 들어서
서로 기대고 위로해줄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네요. 허허허.
그래요.
나이 든 반려동물을 버리는 건보석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같아요.
시간으로만 살 수 있는 그런 보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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